Image_View밤은 우리 생활과 깊은 관계가 있다. 대추, 감과 함께 3대 과일 가운데 하나로 관혼상제 때에 쓰였다.

제사상에 껍질을 깐 밤을 올린다. 식물 밤송이는 동물의 고슴도치와 쌍벽을 이루며 완벽해 보이는 방어 구조를 갖추고 있으며 날카로운 침과 두껍고 단단한 껍질에도 불구하고 벌레침입을 억제하는 물질이나 독성분이 없어 제사를 준비하기 위해 생밤을 치다 몽실통통한 밤벌레를 보면 깜짝 놀라면서 기분이 나쁘다.

그 이유는 밤을 수확할 무렵부터 껍질에 붙어 있던 벌레 알이 보관 과정에 부화돼 껍질을 뚫고 속으로 들어가기 때문이며 진한 소금물을 만들어 4~5일 담가두었다가 꺼내어 얼지 않는 음지에 모래와 함께 묻어두면 이듬 해 까지도 벌레가 생기지 않는다.

밤나무 목재는 단단하고 잘 썩지 않으며 주위에서 쉽게 구할 수 있으며 조상숭배의 상징성 때문에 사당의 위패(位牌), 제상(祭床) 등 조상을 숭배하는 기구의 재료로 왕실이나 사대부 집안에서 가장 널리 쓰였다.

혼례 때는 자식과 부귀의 상징으로 쓰이기도 했으며 밤나무는 전국 어디에나 자라며 지름이 어른 두세 아름까지 자란다.

경산 임당의 신라초기 무덤에서 밤나무로 만들어진 나무 관이 나온 것으로 보아 옛날에는 더 널리 쓰였으며 변재는 암황색이고 심재는 황갈색이며 내구성이 강하고 바르게 잘 쪼개지는 성질이 있다.

공작하기 쉽고 물과 습기에 잘 견디며, 철도침목·건재·가구·기구·선박·토목·세공·칠기 및 조각의 원목으로 널리 쓰인 이유는 탄닌 성분이 방부제 역할을 해주기 때문이다.

용재로 불량한 것은 버섯재배 원목으로 쓰이며, 껍질에서 얻은 타닌은 염색 또는 피혁가공에 쓰인다. 열매인 밤은 평균 수분 60%, 녹말 30%, 당분 5%, 단백질 4% 정도를 함유하고 있으며 보통 날로 먹거나 삶아서 먹는다.

그러나 가공해 좋은 자양(滋養)식품을 만들 수도 있는데, 설탕이나 꿀물에 밤을 조리거나 밤 가루를 만들어 아이스크림을 만들거나 죽을 끓여 먹어도 좋다.

초여름에 피는 밤나무의 독특한 꽃냄새는 ‘양향’(陽香)으로 부르며 밤꽃은 대표적인 밀원식물이며 암수한그루로서 6월에 핀다. 수꽃은 꼬리 모양의 긴 꽃 이삭에 달리고, 암꽃은 그 밑에 2∼3개가 달린다.

열매는 견과로서 9∼10월에 익으며, 1송이에 1개 또는 3개씩 들어 있다. 밤에는 탄수화물을 비롯해 무기질·비타민 등 영양분이 풍부하며, 위와 장을 보호하고 신장과 혈액순환에 좋다.

아르기닌 성분이 있어 심한 설사나 이질·혈변 등에 약용하고, 밤의 속껍질은 가래를 삭혀주며, 태운 재로는 헐어버린 입안·옻·나병·타박상 등을 치료한다.

글;권태원 청태산자연휴양림관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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