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가 커져야 시장이 활성화되고 해당 산업도 발전한다. 그러나 수요가 줄고 시장에 극한 경쟁만 남으면 거래질서가 붕괴되고 산업도 몰락의 길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전반적인 수요가 유지되고 있다는 착각에 빠질 수밖에 없는 통계는 여전히 2천8백만㎥의 목재수요를 보여준다. 하지만 과거에 수요가 적었던 펠릿 4백60만톤, 국산목재 450만㎥를 감안하면 3천5백만㎥ 이상의 수요로 증가해야 할 목재시장이었다. 수입목재에 의존하는 제조업체는 수요가 줄어든 만큼 고전을 면치 못했고 기대했던 목조주택시장도 성장을 멈춰버렸다.

전통적인 목재수요는 한계에 봉착했다. 과연 목재산업은 돌파구가 있는 것일까?

산업이 성장하려면 산업의 성장을 이끄는 동력이 있어야 한다. 소비시장에서 배척받지 않고 소비를 견인할 정책을 이끄는 동력이 있어야 한다. 그 동력은 협·단체에서 나온다. 협·단체는 회원의 이익을 견인하지만 크게는 해당산업의 성장을 견인한다. 물고가 크게 트이면 낙수효과로 성장의 열매를 공유하게 된다. 협·단체가 목재산업의 성장에 대해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그 산업은 후퇴할 수밖에 없다.

목재만이 유일한 건축소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철이나 플라스틱 심지어 콘크리트까지 경쟁해야 하고 때론 공존해야 한다. 하지만 철이나 플라스틱 또는 석재는 목재보다 기업의 규모도 크고 협·단체도 상대적 우위에 있다. 실내환 경이나 건축물의 화재안전에 대해 목재제품이 도달할 수 없는 기준을 만들고 인증을 요구하는 현실은 목재 협·단체의 대응이 따라가지 못한 결과이기도 하다. 협·단체의 산업현안 대응이 약해지면 약해질수록 목재사용의 벽은 높아지고 목재수요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꺼져가는 동력을 살리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과거에는 몇몇 원로의 희생으로 협·단체가 제 모습을 갖출 때도 있었으나 제조보다 수입유통이 강세가 되면서부터는 ‘각자도생’이 현실이 돼 버렸다. 시도해도 안 된다는 패배의식의 싹이 텄고 이 패배의식은 좀처럼 협·단체의 활동에 제약을 주고 자조와 비난이 더 많은 상황에 놓이게 한다. 모두가 이 상화에 대해 깊은 반성이 필요하고 협·단체를 이끄는 수장은 미래비전을 가져야 하고 책임을 통감할 필요가 있다.

회원의 회비만으로 운영되는 협·단체는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다. 한계에 놓인 협·단체는 새로운 정책현안을 만들지 못한다. 대관업무도 원활치 못하게 된다. 산업에 필요한 법과 제도에 대한 대응능력을 갖지 못한다. 정부의 예산을 요청해 협·단체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업무를 추진하고 반영하지 못한다.

산림청의 임업이나 산림치유, 산림복지에 투입되는 각종 지원금이나 R&D 예산에 비해 목재산업의 지원예산은 세발의 피에 지나지 않는다. 안 준다고 탓할게 아니라 줄 수밖에 없도록 노력을 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이 모아져 목재산업의 성장과 발전을 이끌게 된다. 협·단체가 각자의 현안에만 관심을 갖고 목재산업의 발전과 성장을 외면하면 그 끝은 자명하다. 되돌아오기 어려운 길이 될 것이다. 목재제조업은 젊은 인재들이 찾지 않고 유통업은 세상에서 가장 싼 나무를 찾아 다녀야 하는 일들이 계속될 것이다. 목재의 가치하락은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할 사안이다.

소비자가 목재를 귀하게 비싸게 취급하게 해야 한다. 우리는 목재제품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노력과 사회적 소비를 위한 대안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목재의 이용이 제한보다 권장이 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법과 제도를 통해 더디지만 강력하고 튼튼한 벽을 세워야한다. 이런 일들을 위해 협·단체가 존재해야 하고 해당하는 노력과 책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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