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합판 시장의 부끄러운 현실

1960년대 후반 수출최고상을 휩쓸었던 동명목재 합판공장
1960년대 후반 수출최고상을 휩쓸었던 동명목재 합판공장

2020년 기준 전 세계 합판 시장은 약 60 조원 규모로 추정하고 있다. 우리나라 국내 합판시장규모는 얼마나 될까?

2021년 산림청 목재이용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에서 생산·유통되는 합판시장규모는 약 1조3천억 원으로 국내 총 목재산업시장 규모 8조1천억 원에서 합판이 차지하는 시장규모는 16%이다. 세계 합판시장의 약 2%로 우리나라 합판시장 규모는 세계 합판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영향력은 아주 미미하다. 더 심각한 것은 합판제조에 있어 100% 해외로부터 원목과 베니어를 수입해 합판을 만들고 있지만 합판용도(用途) 대부분 부가가치가 낮은 형틀용 합판과 마루대판이 주된 용도로 이마저 국내 합판생산규모는 1천600억원에 불과하고 해외로 부터 수입돼 유통되는 합판은 국내 합판생산규모를 훨씬 뛰어 넘는 1조1천5백억 원이다. 현재 국내 합판생산은 최근 몇 년 사이 12%로 급락했다. 세계 경제규모 10위권 이내 경제 강국 대한민국 위상으로 국내 목재산업 현실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부끄럽다.

세계적 목재기업인 미국 조지아 패시픽사는 목재산업만으로 연간 매출 30조원 이상 달성해 세계적 목재 기업으로 최고 위상을 유지하고 있으며, 그 밖에 포틀래치델틱사나 웨어하우져사 등 미국 목재 전문 기업은 우리나라 합판산업 규모보다 매출규모가 큰 기업이다.

그 외 세계적 목재기업은 보이즈캐스캐이드우드사, 유피엠키메넨사, 스베자사, 메트사우드사 등이 단일공장으로 합판 매출이 1조원을 넘는 기업이며, 가까운 일본에서도 10여 년 전 국산재 합판제조회사인 세이호크(西北)그룹은 1조 원을 달성했고, 닛신(日新)그룹도 최근 합판 생산만으로 8천억 원 매출을 달성하는 등 세계적 합판기업들의 혁신적인 발전을 다시 한 번 눈여겨 볼만하다.

1960~70년대 대표적 수출산업으로 대한민국 산업화를 견인했고 전 세계 합판 수출량 20% 이상 점유했던 우리나라 최대 수출 효자산업이었던 합판산업이 지금까지 해외 목재자원만 고집했고 시대적 변화에 적극적인 신규설비 투자를 등한시한 결과 현재 합판산업은 존폐 기로에서 흔들리고 있으며 사양산업(斜陽産業)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되었다. 이러한 투자실기와 그릇된 인식으로부터 벗어나 어떻게 하면 합판산업을 다시 성장기로 부흥시킬 수 있을지 답을 찾아보자.

 

자국 산림 자원 보호가 두렵다

2008년 미국 금융 사태를 겪으며 한 때 주춤했던 합판산업은 다시 활기를 되찾아 2010년부터 꾸준히 성장하고 있었다. 목재산업 중 합판시장 규모는 미국 금융사태 이후 10여년만인 2020년 코로나 발생으로 잠시 주춤하고 있는 합판성장세는 불확실한 경제상황에도 불구하고 향후 2026년까지 합판시장은 완만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1960년대 후반 수출최고상을 휩쓸었던 동명목재 합판공장
조림 강국 남미 우루과이 유칼리 그란디스 조림산지.

합판은 우리 생활과 밀접하다. 합판은 다양한 가공이 가능하고 다른 제품과 물리적 결합도 용이하다. 최근 합판은 독성이 낮고 내구성, 미관, 환경 지속성이 강화된 다양한 형태 합판이 개발되어 출시되고 있다.

국제연합식량농업기관(FAO)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합판수요는 다양화된 합판용도개발에 힘입어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각 나라에 생산되고 있는 산림자원이 전략 자산으로 점점 바뀌어 가고 있다. 최근 세계적으로 소비되는 원목 대부분이 원목을 생산하는 자국(自國)에서 직접 소비할 정도로 스스로 목재 부가가치를 올려 수출량을 증대하려는 움직임이 현실이다.

2019년 일본 임야청 자료에 의하면 2018년 세계 산업용(産業用) 원목소비량은 20억 3천만㎥이었고, 연료용(燃料用)으로 소비된 원목은 19억4천만㎥이다. 이중 산업용 원목으로 사용되는 실태를 보면 2019년 제재목과 합판제조 등으로 사용되는 소비량은 매년 거의 같은 수량이 소비된다. 이중 제재목은 4억 8천만㎥, 합판 등에 사용된 원목은 3억6천만㎥이다. 중국은 산업용 원목 세계 최대 수입국으로 2019년 전 세계 산업용 원목 수입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4%이었다. 제재목으로는 수입량이 1억5천만㎥, 수출량 1억6천만㎥이다. 합판 등 타제품으로는 수입량이 9천만㎥이고 수출량도 동일한 9천만㎥이다. 2019년 품목별 및 국가별 목재 수입량을 2010년과 비교하면 산업용 원목에 대해서 중국이 세계 최대 수입국으로 수입량은 10여 년간 약 7천만㎥로 2배 증가했다. 세계 수입량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31%에서 44%로 상승했다.

반면 우리나라 수입량은 476만㎥에서 303만㎥로 감소했고, 전 세계 수입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에서 2%로 떨어졌다. 이와 같이 점점 중국으로 쏠림 현상이 두드려지면서 자국 목재 산업을 되살리기 위한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②에서 계속>

저작권자 © 한국목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