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범 Park, Sang-Bum 박사

목재의 단점을 개선하는 아세틸화

목재는 습도가 높은 조건에서 목재를 파괴하는 곰팡이와 관련하여 많은 문제가 발생하며, 또한 함수율의 변동에 따라 치수가 달라진다. 습기에 노출된 목재는 전체 부위의 수분이 평형 상태가 아닌 경우가 많아서 같은 목재 판자에서도 더 젖은 부분과 더 건조한 부분을 가지게 된다. 수분은 문제를 더 악화시켜 결과적으로 밀도가 낮은 조재(early wood)와 밀도가 높은 만재(late wood) 간의 흡수율 차이, 목재의 3단면에서의 수축·팽창의 차이 등으로 인해 결과 적으로 서로 다르게 팽윤하게 되고 갈라짐이나 압축 변형을 일으킨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와 같은 온대산 침· 활엽수는 치수 안정성이 그다지 좋지 않아 주로 실내용으로 사용되며, 중간 정도의 밀도를 가지며 추출물의 함유량이 적어 부후 균에 대한 저항성이 낮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수 안정성이나 균 저항성과 같은 단점을 극복할 수 있다면 새로운 응용 분야에서의 활용이 가능할 것이다. 목재의 내구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살생물제(biocide, 목재보존제) 사용에 대한 각국의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현실에서 목재의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화학적 개질(변형, 수식, modification)은 환경 친화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분자 수준에서 목재를 구성하는 매트릭스를 개질함으로써 내구성이 낮은 수종의 특성을 강화할 수 있다. 아세틸화는 목재를 부후시키는 균이나 파괴적인 곤충에 대한 저항성을 증가시킬 뿐 아니라 습기가 많은 조건에서 치수 안정성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아세틸화 목재의 역사

목재의 아세틸화 연구는 무수초산과 황산을 촉매로 사용하여 Fuchs(1928)에 의해 독일에서 최초로 수행되었다. 그는 아세틸에 의해 중량이 40% 이상 증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는데, 이것은 아세틸화 과정에서 셀룰로오스가 비결정화(decrystallization) 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는 소나무 블록으로부터 리그닌을 분리하기 위해 이 반응을 사용했다. 같은 해 Horn(1928)은 유사한 리그닌 분리 과정에서 헤미셀룰로오스를 제거하기 위해 너도밤나무를 아세틸화 하였다. Suida와 Titsch(1928)는 피리딘 또는 디메틸아닐린을 촉매로 사용하여 너도밤나무와 소나무 분말을 아세틸화하여 100°C에서 15~35일후 아세틸기 중량을 30~35% 증가시켰다.

Tarkow(1945)는 아세틸화된 발사(balsa) 목재가 부후에 저항성이 있음을 최초로 입증하였으며, 다음해인 1946년 그는 목재가 물에 팽윤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아세틸화의 사용을 최초로 기술했다. 1940년대부터 전 세계적으로 많은 실험실에서 다양한 유형의 목재와 농업 자원에 대한 아세틸화 연구가 수행되었다.

 

목재 아세틸화의 원리

뒤틀리고(warping) 썩는(rotting) 것은 목재의 큰 결점이다. 이런 결점을 개선한 것이 아세틸화 목재(acetylated wood)이다. 화학적 개질(chemical modification)을 실시하여 물을 차단하도록 목재를 변환시키면 수축과 팽창이 없어진다.

그림 1. 목재 구성성분 중에 존재하는 수산기(Nature Reviews Materials vol. 5. 642–666. 2020).
그림 2. 셀룰로오스 마이크로피브릴의 결정영역과 비결정영역(좌), 물과의 수소 결합을 나타내는 셀룰 로오스 마이크로 피브릴의 구조(우)(Waste Biomass Valor 1. 121–134. 2010).

목재를 구성하는 3대 주성분인 셀룰로오스, 헤미셀룰로오스, 리그닌에는 모두 물과 친화적인 수산기(-OH, hydroxyl group)가 존재한다(그림 1). 특히 목재의 약 50%를 차지하는 셀룰로오스의 비결정영역(amorphous region)의 수산기는 물 분자와 결합하게 되면 팽창(swelling, 팽윤)을 일으키기 쉽다(그림 2). 목재의 아세틸화란 물 분자와 결합하기 쉬운 수산기의 수소 (H)를 물 분자와 결합하지 않는 아세틸기(-OCH3)로 치환(아세틸화, acetylation)시킴으로서(그림 3), 목재를 물을 차단하는 재료로 변환시켜 잘 썩지 않고 뒤틀리지 않는 재료로 변신시키는 것이다. 목재를 아세틸화시키면 본래의 치수를 그대로 유지하며 휨강도에는 변화가 없고 난연성과 방부성도 약간 부여되며 음향성도 개선된다.

그림 3. 목재의 아세틸화 원리 모식도(www.researchgate.net/publication/348318879).

무수초산과 목재의 반응은 부산물로 초산을 생성하면서 세포벽에서 접근 가능한 수산기의 에스터화(esterfication)를 초래한다. 사람의 코는 초산 냄새에 매우 민감하므로 부산물로 생성되는 산은 제품에서 제거해야 한다. 잔류 아세트산이 일반 강철을 부식시킬 수 있으므로 스테인리스 스틸 패스너(fastener)의 사용이 권장된다. 목재 파티클이나 섬유의 경우에는 초산 제거가 쉽지만 목재 소재에서는 다소 어렵다. 아세틸화는 단일 첨가 반응이다. 이것은 중합 없이 하나의 수산기에 하나의 아세틸기가 첨가되는 것을 의미한다.

 

목재 내 아세틸화 함량 조절 기술의 발전

그림 4. 목재 내 아세틸화 함량 조절을 위한 개질 과정 개요(Cellulose vol. 28, 8009–8025. 2021).

최근(2021) 스웨덴의 Digaitis 등은 (1) 세포벽과 세포내강 사이의 계면 및 (2) 세포벽 전체를 균일하게 아세틸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두 가지 아세틸화 실험을 수행했다. 이 연구에서 아세틸화의 반응 조건을 제어함으로써 세포내강 경계만을 아세틸화 하거나 전체 세포벽을 다른 정도로 균일하게 개질시킬 수 있음이 밝혀졌다. 아세틸화의 실제적인 공간 분포는 공초점 라만 현미경으로 확인하였다. 아세틸화 실험 과정의 개략적 개요는 (그림 4)와 같다. 노란색 구체로 표시된 무수초산은 세포내강 경계면의 아세틸화를 촉진했으며, 자주색 구체로 표시된 피리딘은 세포벽의 팽윤을 유도하고 무수초산의 확산을 촉진하여 세포벽의 균일한 아세틸화를 촉진했다. 아세틸화에 의한 목재의 팽윤 효과(bulking effect)는 중량증가율(weight percent gain, WPG) 약 20%에서 최대에 도달한다. 과도한 WPG는 세포벽에 과도한 팽창을 일으켜 목재 구조를 저하시키고 미세 균열을 형성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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