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대전고속도로 신풍휴게소에 반가운 건물이 들어섰다. 공업화 공법으로 지은 전기차 충전 휴게소가 국내 최초 목조로 세워진 것이다. 앞으로 공공시설부터 탄소중립을 실천하는 목조건축물이 많이 지어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하지만 목재산업 자체는 최악의 불황 속에 빠져있다. 콘크리트 건설의 의존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계에 봉착한 콘크리트 기반 건설산업은 목재산업을 동반 추락시키고 회복할 기약조차도 없다. 2016년 약 1만5천동의 목조 건축물이 지어져 목재산업의 새로운 성장의 엔진이 생기는 것인가 기대했지만 2017년 포항지진으로 소규모 건축에 내진설계가 제도화되자 그 시장마저도 잃어버렸다. 목조 내진구조설계를 할 인력이 턱없이 부족해 허가가 원활치 못하자 건축주들은 콘크리트를 다시 선택해버렸고 3만 동을 예측했던 목조건축산업이 과거로 되돌아가 버렸다. 미국이나 유럽 그리고 일본 등의 나라는 목조의 비율이 높아 목재산업의 성장을 이끌고 있지만 유구한 목조역사를 지닌 한국은 70년 이상 콘크리트 건축 일변도였다. 국민소득이 늘면서 새로운 목조건축에 대한 관심은 아주 높았지만 수요로 이끌어 내는데 실패했다. 이 시장 관계자들의 장기 전략부재이자 성장 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한 결과다. 결국 단독 목조주택 시장은 목재산업의 성장의 기회가 되지 못했다.

이제 기후변화를 대응하기 위한 세계 국가들의 탄소중립 목표와 기업의 ESG에서 목재산업의 성장의 기회를 찾아야 한다. 성장엔진을 만들어야 할 절체절명의 시간이 왔다. 국산재 산업이 너무 열악하다. 국산목재자원이 지금은 몇몇 기업에게는 기회일 수는 있으나 이 상황이 지속된다면 지금보다 더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대로 가면 목재자원 전쟁에서 이길 수 있는 카드가 없기 때문이다. 중남미, 북미, 유럽에서 막대한 기름을 써서 수입하는 이 목재자원에 대한 근본적 시각을 바꿔야 한다. 기후변화는 자국의 산림을 보다 효율적으로 이용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국산재는 제재를 기본으로 하는 자재개발이 필수다. 기후변화에 대응하려면 우리나라의 제재비율을 20~30%로 높여야 한다. 소중 경재를 제재해 집성가공을 통해 판재나 대형 부재(Mass Timber)를 생산해야 한다. 국산재로 합판과 LVL도 생산해야 한다. CLT를 비롯한 다양한 공학목재를 생산해 중대형 목구조 건축에 이용하는 전략과 정책이 필요하다. 발전용 땔감이나 보드 원료 사용량을 높여서는 미래가 없다. 제재 이용을 통해 우선적으로 공급을 늘려야 한다. 전국범위의 유통이 가능하게 해줘야 한다. 국산재의 제재이용은 부가가치도 높이고 일자리 창출 낙수효과도 크다. 문제는 단위 생산비용을 낮추는 다양한 노력에 있다. 벌채비용과 운반비용 절감, 장치와 가공 기술 등 국가단위의 전략과 정책이 필요하다.

충분한 예산을 확보하고 투입해야 한다. 탄소중립을 위해 건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줄이려는 노력이 전세계에서 일어나고 있고 이 때문에 매스팀버를 생산해 중층 및 고층 빌라와 아파트, 상업용 빌딩, 학교, 병원, 기숙사, 관공서 등 다양한 건축이 지어지고 있다. 특히 공업화 공법으로 지은 목조건축물은 품질이나 시공, 자재관리, 폐기물 등 다양한 장점이 있어 발전시켜 나아갈 필요가 있다.

우리는 20년 전부터 제조보다 유통이 발전하고 유통이익이 커지면서 제조를 등한시하면서 제조산업의 근간이 무너지는 것을 경험하고 있다. 앞으로도 새로운 길을 찾지 못하면 악순환은 계속될 것이고 목재산업의 주머니는 점점 비워질 것이다. 비워진 주머니는 기후변화에 도움이 안 되는 콘크리트나 철, 플라스틱이 차지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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