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산업의 의존도가 높은 목재산업이 스스로 어떻게든 해볼 수 없는 답답한 위기에 봉착했다. 건설원자재 인상과 임금 인상으로 건축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목재제품의 수요가 수십 년 동안 겪어보지 않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렇지 않아도 목재산업의 경쟁력이 시간이 갈수록 약화되는 가운데 건설경기 침체는 가까스로 버티는 목재기업에게 치명타로 작용하고 있다. 3사 밖에 남지 않은 합판생산 기업 하나가 생산 영구중단 발표를 하면서 지금의 위기의 심각성을 드러내고 있다. 목재제조기업은 수요 부진, 원자재 수급, 고금리, 고환율, 구인난, 저가 경쟁 등 수많은 난관을 헤쳐 나가지 못하고 많은 기업들이 문을 닫았다. 급격하게 규모가 커진 유통부문은 시장규모 65%를 점유하면서 과도한 가격경쟁이 일상화 됐다. 기업 이익은 시간이 갈수록 엷어져만 간다. 지금은 제조와 유통 모두 살얼음을 위를 걷고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목재산업의 네거티브 환경은 우리가 미처 준비하지 못했고 미래를 위해 투자를 하지 않았던 만큼이나 좋지 못하다. 친환경 목재를 울며 겨자 먹기로 친환경 인증을 받아야 하고 목재소재에 불합리한 환경규제나 건축기준들이 목재사용을 오히려 가로 막고 있다. 사업 규모가 영세한 목재기업은 각종 중복인증 비용 때문에 납품을 주저하기도 한다. 대기와 수질 환경에 대한 울타리도 목재제조업을 하지 못할 만큼이나 조여 온다. 이런 환경에선 목재 기업의 대표는 각종 법률위반으로 벌금을 처분 받거나 실형에 처한 경우도 다반사다. 여기에 목재제품의 품질신뢰를 주기 위한 목재이용법의 품질표시제도도 비용 대비 긍정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규제 위에 규제를 하나 더한 셈이 돼 버렸다. 우리 스스로를 목 조이는 예상치 못한 상황들이 계속되고 있다. 통제불능 상태에 가깝다. 언론의 목소리도 시장과는 거리가 먼 이상적인 것으로 치부하기까지 한다. 이런 상황이 당연하다면 그 어떤 것도 받아들여야 하는 데 그게 가능한 일인가 싶다. 이대로 가면 끝이 어떠할지 모두가 알고 있다. 희망이 없다는 것을. 시장의 경쟁은 어찌할 수 없는 자본주의의 속성이고 우린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당연하게 인정해야 한다는 패배주의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 지금이 자포자기는 목재산업의 미래의 포기다. 현실은 그렇다 해도 미래 또한 그렇다면 우리는 목재업을 말할 자격이 없다. 서로 배타적이고 미래지향적이 되지 못하는 현실인식에 대한 자성이 필요하다.

국산 목재이용이 활발한 나라와 그렇지 못한 나라에서의 목재산업의 정책은 차이가 많다. 산림청이 수입목재보다 국산목재 이용에 더 관심이 많고 정책적 배려를 하는 것은 당연한 책무이지만 자국의 목재기업을 위해 국산목재의 공급과 이용을 잘하고 있느냐 한다면 그렇지 못하다는 평가가 대다수다. 일본이 자국의 목재로 제재목, 합판, 공학목재를 생산해 사용량이 점점 많아지는 것을 보면서 50년 동안 녹화에 치중한 산림이라 쓸 만한 나무가 없다는 변명보다 지금 있는 나무들을 부가가치 있게 이용하도록 이용정책을 획기적으로 바꿔야 한다.

목재업계도 현실은 어렵지만 미래세대를 위해 소통하고 단합해서 산업 환경을 개선하는데 노력을 해야 한다. 특히 목재산업 단체와 협회는 간담회와 심포지엄도 열어서 우리가 미래 지향적으로 가야할 길을 모색해야 한다. 산림청과도 정책건의도 상시화하고 건축과 환경부 문에 장벽을 하루라도 빨리 없애는 노력도 해야 한다. 또한 탄소중립시대에 어울리는 매스팀버를 이용하는 건축 환경의 변화에도 정보를 습득하고 공유하면서 성장엔진을 만드는데 함께해야 한다. 지금은 눈앞보다 일 년 뒤 십년 뒤를 준비하는 성숙한 목재산업으로 변화되는 모습을 보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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