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부터 본지에게 합판수입업체로부터 “국내 합판기업이 베트남으로부터 오버사이즈 합판을 들여와 재단 과정을 거쳐 KS 인정제품으로 팔겠다”고 한다는 제보가 들어왔었다.

그런데 이 난데없는 이슈는 아직까지도 진행 중이다. 오버사이즈로 수입한 합판을 재단 과정을 거쳐 재가공하면 KS 인정 합판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2015년 KS 합판 공장 인정기준 개정 때 설비 관련 부분 규정이 삭제되면서 KS 인정 합판의 가능 여부가 도마 위에 올랐다. 업계는 “만일 이렇게 가공한 합판을 KS로 인정한다면 다른 제품들도 우후죽순으로 KS로 인정해줘야 할 터인데 이렇게 되면 목재제품의 KS 인증제도가 있으나 마나 한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또 “기업마다 ESG 경영을 내세우는 추세인데 억지로 오버사이즈로 수입해와 재단해 KS 인증을 받는다는 게 탄소중립 위반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업계 소식통에 의하면 “적자 누적으로 더 이상 전공정 합판생산을 하기 어려운 S사가 올해 말까지 재단과 사상 라인만 두고 다른 부분은 없애겠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한다. 결국 해외에서 완제품 합판을 수입해와 재단과 샌딩 가공을 통해 KS 인정 제품화하겠다는 말이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일부에서는 난데없는 KS 논쟁도 씁쓸하지만 오버사이즈 합판을 재단해 제품화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목재자원 낭비 논란을 피하기 어렵지 않겠냐는 말도 나돌고 있다.

이런 과정 중에 S사는 베트남 합판의 덤핑관세 부과를 취소하려하고 E사는 반대한다고 해 합판보드회원사간에 이해충돌이 예견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해당 협회는 회원사간에 합의되지 않은 일들에 대해 공식적인 의견을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적자를 감수하고 합판생산을 해왔던 두 개의 기업이 합판수입시장에 본격 뛰어들면서 합판수입 업체 간에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아무튼 시장의 상생은 온데간데없고 뒤숭숭한 애기만 들려오고 있다. 누가 누구 탓을 할 수 있겠냐는 자조적인 말도 나돈다.

이를 두고 한 원로는 “두개 밖에 남지 않은 합판공장이 노후 된 설비로 저수율 한계에 놓여있고 저가 수입산 합판과 부당한 경쟁을 해야 하는 등의 어려움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놓여 있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우리나라에 합판 생산 회사가 하나도 남지 않고 사라져 가는 현실은 합판을 이용하는 산업이나 합판을 생산하고 수입하는 모든 관계자들에게도 큰 위기다. 우리 업계는 상생협력이 매우 부족한 환경 때문에 잃지 않아야 할 시장을 잃어가고 있다”고 했다.

산림청 관계부서는 이에 대해 “합판 KS 인정 기준을 개정 중인 상황에서 이 부분에 대해 충분하게 내용을 알고 있고 대응하고 있는 중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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