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재산업의 먹구름은 점점 짙어진다. 회복 신호가 잡히지 않는다. 건설산업 의존도가 높은 목재산업은 이 상황을 피해갈 길이 없어 보인다. 상장, 중견, 중소 제조기업 할 것 없이 위기다. 합판생산회사가 문을 닫고 MDF사도 원료가격 상승과 조달의 어려움까지 겹쳐 진퇴양난이다. 성장가도를 달리던 수입유통기업들도 높은 가격에 수입된 재고물량과 고환율, 고금리로 내우외환을 겪는 건 마찬가지다.

건설산업 침체와 수출감소 여파로 심각한 경영난에 봉착한 목재기업은 마지못해 대출로 견디고 있지만 늘어난 이자 부담에 사업을 접어야 할 정도로 고민이 많다. 특히 장기간 매출감소로 인해 은행여신 관리가 어렵게 돼 시간이 지날수록 더 악화가 예상된다. 우리 목재산업은 과연 이 위기를 넘기고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시장이 패닉상태지만 다시 기회가 온 다해도 목재산업은 지금의 위기를 또다시 겪을 수 있어 더 문제다. 내일이 불투명하지만 시간은 흐르고 정리되고 재정비 될 것이다. 오랜 역사를 통해 역경을 이겨내 왔고 또 일어섰으니 회복을 의심하지 않는다.

목재산업의 기업 간의 경쟁은 피할 수 없고 당연한 것이지만 경쟁의 방식이 긍정적 또는 부정적 변화를 만드느냐는 해당 산업의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친다. 목재자원이 빈약한 나라가 기술개발, 장치개발, 제품개발을 게을리 하면 우리 시장은 수입산 목재제품들이 치열한 가격 경쟁만 남게 되고 결국 산업의 발전은 고사하고 점멸될 것이다. 우리가 비슷비슷한 제품으로 가격경쟁에 몰두하고 있을 때 플라스틱 제품들은 법과 제도의 환경을 그들이 유리하도록 만들고 목재제품이 끼어들 자리를 뺏어 가 버렸다. 시간은 우리의 편이 결코 아니다. 건설경기가 혹 회복되더라도 이런 식으로 계속 가면 희망 자체가 없다. 플라스틱 제품으로 대변되는 PVC 벽지, 인테리어 필름이 다양한 목재제품 시장을 뺏어 갔다. 빼앗긴 시장이 수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얼마나 큰 시장을 잃었는지 인식하지도 못한 채 속수무책으로 당한 것이다.

수많은 회사들이 사라지고 사람들은 직장을 잃었다. 국민소득이 3만5천불이 되었어도 고급목재시장의 확대는 멀기만 하다. 각종 화재, 안전, 건강 등의 이슈가 건축, 환경 규제로 나타나 시장진입이 막혀 버렸다. 포항지진으로 내진설계가 의무화되자 1만5천동까지 갔던 목조주택이 1만동에서 정체되는 모순이 발생했다. 대형화재가 나면 목재제품의 이용이 더욱 규제된다. 유독성이 훨씬 강한 플라스틱 제품들은 방염, 난연 등의 인증을 빌미로 더 쉽게 더 많이 사용된다. 준비 안 된 목재산업이 이를 막기엔 늘 역부족이었다. 세상이 탄소중립을 위해 목재사용을 증가하는 방향으로 법과 제도를 바꾸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반대다.

국산목재는 톤당 거래되는 시장을 벗어나지 못하고 저급한 원료시장이 돼 버렸다. 탄소중립시대가 무색하리만큼 순환이용, 단계적 이용, 재이용, 재활용 정책은 매우 낮은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못하는 건지 안 하는 건지 알 수도 없게 만들어 버렸다.

산업종사자들의 의식과 정부의 정책지원이 달라지지 않는 한 수레바퀴를 돌리다 점점 작아지는 좁은 길은 피할 수 없다. 더불어 발전하기 위한 의식을 깨우고 경쟁소재와 차별화를 해야 할 정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담당하는 협·단체의 힘은 모아지지 않고 언론의 목소리도 묻혀버리는 이런 시장은 분명 바꿔야 한다.

긍정적 발전의 해답은 의식과 행동 없이는 쉽지 않지만 산업발전을 위해 변화하고 개혁해야 한다. 의식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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