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바뀌면 문화가 바뀌고 그에 따라 소비성향도 바뀐다. 지금의 소비는 기후변화와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 그렇다면 목재제품의 소비는 어떨까. 우리의 목재산업은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소비를 이끌어 내거나 따라가고 있는가. 아니면 목재제품에 대한 이해도가 여전히 낮아서 답답한 수준인가.

국민의 목재제품 이해도는 계속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건 아니다. 강력한 소비층은 20~40대다. 이들은 목재제품에 대한 지식이 없어도 알고자 하면 금방 알아낸다. 소비결정에 대한 정보 습득은 빨라지는 데 반해 목재산업이 제조하는 제품은 오히려 퇴행적이다. 미래의 불안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기후변화 탄소중립 시대에 목재의 역할은 지속적으로 강조되고 건축시장에서 기존의 재료를 대체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나라마다 최고층 목조빌딩을 지어 이정표를 세우려 한다. 공학목재 기술과 생산으로 건축시장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거세다. 콘스트럭션캐나다지에 의하면 스웨덴은 스톡홀름에 250,000㎡의 규모로 세상에서 가장 큰 목조도시를 짓는다고 한다. 2천개의 주택과, 7천개의 오피스가 복합화된 목조도시를 2025년에 착공해 2027년에 완공한다는 목표다. 목재로 강력하고 혁신적이고 지속가능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와 흐름을 우리나라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퇴행을 보이는 목재산업은 어떻게 하면 극복을 할 수 있을까? 한국의 목재제조업은 점점 약해지고 수입유통은 점점 강해지고 있다. 제조업의 몰락은 그냥 넘길 수 있는 게 아니다. 연구와 개발이 동시에 멈춰버리기 때문에 결국 국산자원의 이용도 함께 멈춰버린다. 이렇게 되면 대부분의 목재제품을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된다. 국산재를 사용하던 안 하던 목재제조업에 대한 지원정책이 필요하고 연구와 개발을 멈추게 해선 안 된다. 국산 목재는 연구와 개발 없이 제품화 될 수 없다. 과거의 설비와 기술이 아닌 현대의 설비와 기술로 소중경목의 제품화를 서둘러야 한다. 국산 목재가 목재가공설비를 갖춘 공장으로 투입돼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그 볼륨을 높여가도록 하여야 목재산업의 퇴행을 막을 수 있다.

국산목재의 부가가치 확대는 목재산업의 성장과 발전하고 괘를 같이 한다. 목재산업의 퇴행은 국산목재의 부가가치 상실과도 연관이 있다. 지속가능한 발전과 기후변화에 대응하려면 국산목재의 지속가능 경영과 생산이 필수이고 이를 제품화하는 연구와 개발도 필수다. 산림청은 국산목재를 사용하는 기업에만 관심을 가져선 안 된다. 이대로 가면 국산목재를 제품화하기도 전에 산업자체가 사라져 일어설 힘도 없어지게 된다. 후방산업인 목재산업이 무너지면 전방산업인 임업도 결국 무너지게 된다.

경제림 조성 면적이 부족하고 벌채환경조차도 맘대로 못하는 현실 속에서 소·중경재의 부가가치화는 매우 중요하다. 장수명화를 할 수 있는 제품으로의 연구와 개발이 현실화 돼야 한다. 수 많은 연구·개발 용역이 진행됐지만 그 성과가 왜 없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연구개발 대상을 늘릴게 아니라 집중해서 산업화를 할 수 있도록 집약적이어야 한다. 이제부터 목재 산업의 성패는 국산목재의 제품화에 있다. 특히 제재산업이 중요하다. 우리 실정에 맞는 소중경목을 경제성 있게 제재해서 목재가공산업에 공급해줘야 수장용과 구조용 집성재, CLT까지도 제조가 가능해지고 기능성을 첨가한 내장재와 외장재도 가능해진다. 합판의 국산화도 포기할 수 없는 품목이다. 제재와 합판의 국산화와 선진화는 우리나라 목재산업의 퇴행을 막고 제조업의 희망을 불러일으키고 목조건축산업의 성장을 견인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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