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_View워낙 불경기다 보니 ‘경쟁력 제고’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업체를 돌아다니며 기자가 요즘 느끼는 것은 그 회사의 경쟁력은 경영인 ‘자신’이라는 것이다. 물론 능력있는 직원과 좋은 제품이 경쟁력이 아니라는 소리는 결코 아니다.

“회사 규모와 상관없이 사장실은 경영자의 마인드를 엿볼 수 있는 대표적인 장소죠.”

한 목재업체 경영인이 소박하게 꾸민 사장실로 기자를 안내하며 농담삼아 던진 말이다.

업무차 업체들을 찾아다니다 보면 이처럼 사장실에 들르는 일이 많다.

호화롭고 고급스러운 사장실이 있는가 하면 직원들이 일하는 사무실 한 켠에 칸막이만 달랑 쳐 놓은 소박한 사장실도 있다. 사장실이 따로 없는 곳도 많다.

1년에 300개 이상의 기업을 방문해 그 전망을 판단하고 투자한다는 일본 최고의 펀드 매니저 후지노는 “높이 1m 이상의 관상식물,골프클럽, 니스 칠한 나무 그루터기,동물 박제,고급양주,유명화가의 그림,우승 트로피,저명인과 찍은 스냅 사진 같은 것들 중 4가지 이상이 사장실에 있으면 볼장 다 본 회사이므로 투자를 삼가라”며 어느 주간지 칼럼에서 조언하기도 했다지만, 경험이 일천한 기자는 그저 경영인의 분주함만을 볼 뿐이다.

‘소박한 사장실이 보기 좋다’거나, ‘작업복 차림이 감동적’이라는 소릴 하려는게 아니다.

또 사장실에 있어야 할 물건과 없어도 되는 물건을 말하려는 것도 아니다.

그저 경영인이 바쁘다고 회사가 잘 돌아가는 것도 아니고, 느긋하다고 회사가 천천히 돌아가는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정신없이 바쁘다보니 사장실이 아주 엉망입니다.”

사장실에 들어설 때 가장많이 듣는 말이지만 기자가 볼 때 사장실이 엉망인 이유는 실제로 바빠서 일수도 있지만, 분주함과 상관없이 그 경영인이 어질러 놓고 일하는 스타일 일 수도 있다.

이처럼 사장실의 모습이 그 회사의 규모와 크기에 상관없이 경영인 개인의 취향과 성격에 좌우되는 것 처럼, 실적은 저조한데 바쁜 사장 스타일을 좇아 겉보기에만 바쁜 회사도 더러 있었던 것 같다. 불경기인 요즘은 더 자주 목격된다.

늘 분주하고 바쁜 스타일의 경영인들은 자신의 회사가 바쁜 척하는 회사인지 정말 실적이 높아 분주한 회사인지 한번쯤 돌아보는 건 어떨까.

그게 바로 후지노가 말하는 ‘경쟁력 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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