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재산업이 성장하려면 목재소비가 확대돼야 하고 소비를 지속하려면 제품의 품질 및 성능과 설치 서비스, 유지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그렇기 위해선 내부에서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며, 치열하면서도 성숙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

목재는 탄소중립시대에 가장 어울리는 주거재료임에도 불구하고 소비가 늘어나지 않는 기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소비자의 측면에서 볼 때 목재제품에 대한 만족도는 시간이 지날수록 낮아지고 있다. 업계는 좁아지는 시장에서 살아남으려 지나친 가격경쟁에 몰두해 품질을 돌보지 못했다. 소비자의 시선이 곱지 못하다. 목재이용 확대와 소비만족에 대한 대응이 목재산업 전체 차원에서 다뤄지지 못한 채 시간이 많이 흘렀다. 정부 정책의 소외와 목재산업을 대표하는 협·단체의 문제의식 결여 그리고 문제해결 능력이 부족한 측면도 있다.

협·단체는 목재이용 확대를 위한 연대는 물론 정책개발과 법과 제도의 이해충돌을 해결하는 데 앞장서야 하는 조직이다. 목재이용 확대를 가로막는 건축, 환경, 소방, 수출입 관세 등의 해당 법률과 제도 그리고 건축과 환경관련 각종 인증이 목재산업에 불리하면 사전 또는 사후라도 법률개정을 요구하거나 인정, 인증제도의 개선 등을 알리고 바로잡는 일에 대해 나서야 한다. 또, 해당 사안들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매년 대책을 세우고 이를 바로 잡도록 주관 부서인 산림청에 건의하고 해결을 촉구하는 책임이 있다. 목재산업은 이를 게을리 한 부작용으로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고 사라질 위기 속에 갇혀버렸다.

몇몇 협·단체 외에는 정책 모니터링은 물론 정책 개발 업무가 작동하지 않는다. 정책 수요조사에도, 연구개발 수요조사에도 응하지 않는 협·단체도 대다수다. 협회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길을 잃어버린 듯하다. 작은 이해관계를 풀어내다가 협회구성원들로부터 배척당하기도 한다.

협회는 협회 정관에 있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조직된다. 대부분의 협회의 정관에는 ‘목재이용 확대’라는 목적이 공통으로 존재한다. 이제부터라도 작은 사안에 매달리기보다는 목재이용 확대를 위한 철저한 각성을 통한 대안을 마련하고 행동에 나서야 한다. 임업관련 단체는 최근 몇 년 동안 괄목할만한 활동성과를 얻고 있다. 임업직불제 관철이 하나의 예다. 목재협·단체도 목재산업단체총연합회를 구심점으로 현안을 도출하고 이에 대한 대안을 세우고 행동으로 나서 목재이용 확대를 위한 걸림돌을 제거하고 국가 지원예산과 인력을 늘려서 목재산업에 대한 정책비중을 높이도록 우리가 먼저 노력해야 한다. 아무도 나오지 않는 회의, 토론 의제도 대안도 없는 회의가 일상이 되서는 정말 희망이 없다.

협회들의 정책은 공유하고 행동은 함께하고 토론과 세미나를 통해 정책과 대안을 만들어 협력해야 한다. 목재협·단체 간의 경쟁과 대립이 전혀 없을 순 없지만 우리가 잃어버리고 있는 시장의 문제와 비교도 할 수 없는 것이다. 10년 전보다 원목, 제재목, 단판, 합판 등 주요 목재 수입액이 8천억 원~1조억 원이나 줄었다. 합판이나 MDF 등 대형 장치산업도 문을 닫고 성장의 한계에 부딪혀 목재사업은 포기하는 경향마저 보인다. 심히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이젠 우리가 그동안 어떻게 해 왔는가에 대한 각성부터 해야 한다. 내 논에 있는 물만 걱정하고 살지는 않았는지, 밥그릇 키울 생각은 않고 열매만 취하진 않았는지, 강 건너 불구경을 하지는 않았는지, 해도 안 된다는 말을 하고 살지는 않았는지, 경험이 독이 되지 않았는지 말이다.

우리는 지금부터라도 하나 될 수 있도록 배려하며 한 발자국이라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작은 변화를 만들어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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