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 임산생명공학과 겸임교수 박상범/ph.D
국민대 임산생명공학과 겸임교수 박상범/ph.D

최근, 목재를 구성하고 있는 접착성분인 리그닌을 약품으로 먼저 제거(탈리그닌, delignification)하여 다공성을 부여하고 목재를 연화시킨 다음 압력을 가하여 압밀화하는 방법이 네이처(Nature, 2018) 등 여러 유명 저널에 소개되고 있다. 탈리그닌화된 단판을 서로 어긋나게 겹쳐 압밀화하여 제조한 얇은 시트로 만들면 결합력이 매우 강하여 총알 시험에서 방탄 성능을 나타내었다. 연구진은 개발된 압밀화목재의 강도를 측정하기 위해 30m 거리에서 5장을 포갠 두께 3mm의 시트에 총알을 발사했다. 총알이 발사되자 당초 예상대로 총알은 압밀화목재를 관통하지 못하고 튕겨져 나갔다.

기존 소재와 비교해 볼 때 압밀화목재는 잡아당겼을 때 찢어지지 않는 힘인 ‘인장강도’ 와 외부에서 충격을 받았을 때 부서지지 않고 오히려 에너지를 흡수하는 능력인 ‘강인 성’이 개선되었기 때문으로 분석되었다. 실제로 인장강도는 일반 목재의 11.5배나 강했 고, 강인성은 8.3배나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림 14. 목재 압밀화 연구 사례(미국)
그림 14. 목재 압밀화 연구 사례(미국)
그림 15. 목재 압밀화 제품 사례(스위스)
그림 15. 목재 압밀화 제품 사례(스위스)

한편, 스위스에서는 저비중재인 자국산 가문비나무를 활용한 손잡이, 신발창 등과 같은 압밀화 목제품이, 일본에서는 저비중재인 자국산 삼나무를 활용한 마루바닥재, 책상천판 등과 같은 압밀화 제품이 상용화되고 있다. 우리나라에 이 기술을 적용한다면 저비중재인 잣나무가 적당할 것으로 판단된다. 저비중재를 금속보다 가볍고 강한 고비중재로 만드는 압밀화 목재는 저급목재의 새로운 가치 창출뿐 아니라 탄소중립 시대가 요구하는 고내구성의 친환경 건축 재료라 할 수 있다.

그림 16. 목재 압밀화 제품 사례(일본)

압축에 의해 목재를 압밀화하는 과정에는 4단계가 필요하다: ① 세포벽의 가소화, ② 연화 상태에서 섬유에 수직으로 압축, ③ 변형 상태에서 냉각 및 건조, ④ 변형 상태의 고정을 통해 스프링백(원상 회복)의 제거. 압밀화에 의해 목재는 밀도가 증가하고 색상이 어두워지며 평형함수율(平衡含 水率, EMC)이 현저하게 감소된다.

그림 17.  세포 수준에서 목재 압밀화, 압축세트의 회복 및 다양한 고정 방법의 개략도

다) 영구적인 가소화

목재에 적당한 가소제를 첨가하여 목재의 연화점을 상온 이하로 낮추어 상온 부근에서 유연성이 있는 목재를 얻고자 하는 것이다. 아민을 기체로 하는 불휘발성 팽윤제에 이러한 작용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실용적으로 몇 가지 해결해야 할 점들이 남아있다.

 

2) 유동성형가공(플라스틱화)

목재(톱밥, 칩, 단판 등)에 에스테르화 (esterification), 에테르화(etherification) 등 적당한 화학 가공(modification, 변형, 수식) 처리를 실시하여 열가소성의 플라스틱을 얻고자 하는 것이다. 합성 플라스틱을 목재로 대체할 수 있는 미래 유망 신기술이 다. 목재 자체만의 고온 연화성을 이용한 시제품 제작에 관한 연구도 수행되고 있으나, 아직 최종 제품의 내수성 저하의 문제점이 있다.

 

나. 수분과 열을 이용한 가소화

1) 특징

목재의 가소제로서의 물은 생재시에는 목재에 보편적으로 존재하며 또한 무취·무해하고 배출에 대해서도 아무런 문제도 없다. 물의 경우에는 가열의 필요는 있으나 목재 내부까지 가열하는 시간은 외부에서 가열하는 경우라도 같은 가소화 효과를 얻기 위하여 가소제를 목재 중으로 침투 또는 확산하는 데 요하는 시간에 비하여 짧고, 마이크로파를 사용할 경우에는 매우 짧은 시간으로도 가능하다. 그러나 수분과 가열에 의한 가소화는 목재실질 중의 감습영역을 가소화하는데 불과하므로 형상이 고정된 후에도 수분에 의한 스프링백(원상 회복 현상)이 일어나는 일이 있다.

 

2) 증자에 의한 목재의 휨가공

열수에 침지 또는 고온의 수증기를 사용하여 증자된 목재가 유연성을 갖는다는 사실은 예부터 알려져 있으며, 이러한 성질이 목재의 휨가공에 이용되고 있다. 목재의 강성은 물의 팽윤으로 낮아지고 동시에 최대 변형량이 증대하는데, 이 작용은 가열하면 더욱 현저하게 나타난다. 변형성능에 대한 수분과 열의 효과는 압축의 경우에 크고 특히 작은 압축응력으로도 매우 큰 압축변형이 일어난다.

이에 반해 인장파괴변형은 증자 후에도 그렇게 크지 않다. 이 때문에 목재의 휨가공에서는 인장측에 대철(帶鐵, hoop iron)을 사용하여 인장력을 대철에 부담시키고 목재에는 압축응력만을 생기게 하여 구부리는 토넷법(Thonet method)이 통상 사용된다. 고온·고압의 증기로 나무를 쪄서 구부리는 토넷법은 1841년 독일 출신의 목재 기술자 겸 가구 디자이너 미하일 토넷(Michael Thonet, 1796~1871)이 창시했다.

그림 18. 토넷법에 의한 목재의 휨가공 소개 동영상

이와 같이 증자에 의하여 연화된 목재는 용이하게 구부러질 수 있으나 성형 후는 원래의 강성이 높은 상태로 되돌릴 필요가 있어 성형한 채로 건조한다. 성형 후 건조는 극히 중요한 공정으로서 단지 목재 중의 수분을 제거할 뿐 아니라 스프링백을 방지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목재의 휨가공 공정은 drying set에 의한 것이므로 잦은 건습(乾濕, dry-wet) 반복이나 흡수에 의하여 원상을 회복하므로 주의를 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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