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 수레바퀴 찾아 수퍼마켓에…
교내 목공활동에 학부모 자원봉사자 참여교육 기회도

Image_View이영환  교수
전북대학교 생활과학부 아동학전공


년 전 나는 아이들과 함께 미국에서 교환교수를 지낸 적이 있다. 내가 머물렀던 곳은 펜실베니아 주립대학 주변에 형성된 조그만 대학촌으로 도시 이름조차 ‘State College’였다. 뉴저지의 동생 집에서 스테이트 칼리지에 이르는 길을 가면서 ‘우리나라로 치면 강원도 첩첩 산중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였다.

왜 그렇게 나무는 울창하고 또 왜 그렇게 나무는 키가 큰지…. 마치 저 멀리 언덕위에 숨어 있던 인디언이 금시라도 말을 달려 내 앞에 나설 것만 같았다.
 
Image_View

엄마, 무엇으로 바퀴를 만들지?
둘째아이 인해는 그곳에서 초등학교 3학년의 교과과정을 시작했다. 프로젝트로 진행되는 수업방식에서 처음 인해가 접한 주제는 ‘기계와 도구’였다. 각자의 집안에서 바퀴, 톱니바퀴, 지렛대를 활용하여 만들어 진 사물에는 무엇들이 있는 지 찾아보는 숙제부터 주어 졌다.
3주일정도 지나자 바퀴나 톱니바퀴, 지렛대를 활용하여 기계나 도구를 만들어 오라는 숙제가 주어졌다. 교환교수로 머문 지 한달도 채 안돼 궁색하기 이를 데 없는 처지인지라 만들기 숙제가 주어진 것에 꽤 난감했었다.

그러나 인해는 수레를 만들고 싶은 꿈에 나의 곤란한 처지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수레는 바퀴가 있잖아! 엄마, 무엇으로 바퀴를 만들지? 무엇으로 연결을 시켜야 하지?”
집에는 병뚜껑, 나무젓가락 하나도 없는 빈곤한(?) 처지였다. 나는 무작정 인해를 데리고 수퍼마켓을 찾았다. 여기 저기 별생각 없이 뒤적이고 있다 보니 눈에 번쩍 뜨이는 게 있었다. 바로 바퀴였다. 나무로 곱게 깎아 다듬어진 크고 작은 다양한 종류의 바퀴가 조그만 봉투에 주렁주렁 걸려 있는 게 아닌가? 그 뿐만이 아니었다. 나무젓가락 같은 가느다란 나무막대에서부터 제법 굵고 길이도 긴 여러 종류의 나무막대, 두께와 크기가 다양한 나무판….
인해와 나는 수퍼마켓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우리가 만들 수레의 크기를 대충 가늠하여 보았다. 그리고 필요한 재료를 바구니에 담았다.

“수레의 바닥을 만들려면 나무판이 필요하겠구나. 옆면을 제작하려면 이런 크기 4장이면 되겠지? 바퀴도 넣어야지, 바퀴를 연결하려면 둥근모양의 나무막대도 있어야겠구나. 그래, 손잡이는 이정도 굵기면 되겠다.”

인해와 나는 여러 크기의 나무재료와 작은 톱과 망치, 못, 그리고 본드를 바구니에 담고 난 뒤 신이 나 집에 오자마자 뚝닥뚝닥 해가며 제법 그럴듯한 수레를 만들었다. 인해는 다음날 학교에 가지고 가서 자신이 만든 수레를 보여주고 사용방법을 설명하며 바퀴의 원리를 설명하였다.

인해의 목공활동에 참여하다
시간이 흘러 2학기 때 인해가 수행하게 된 프로젝트는 중세시대였다. 중세시대의 역사, 문화, 종교 등 다양한 내용을 다루었기 때문에 인해와 나는 인터넷을 뒤져 사진을 찾아가며  중세의 용어를 익히고 있었다.

어느 날 인해는 학교에서 수업시간 자원봉사 신청서를 가져왔다. 목공활동을 한다는 것이었다. 미국의 수업방식도 구경할 겸, 무엇보다 목공활동을 하는 자원봉사라는 점에 나는 얼른 자원봉사를 신청하였다.

Image_View이날 학교에서 만든 것은 중세시대 무기인 트레뷔쉐(Trebuchet)였다.

이 무기는 성벽을 하물 때 사용하는 무기로서 커다란 돌덩어리를 날려 보내는 투석기이다. 선생님은 먼저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배웠던 트레뷔쉐를 다시 한번 설명하고 모형을 보여주면서 1학기 때 배웠던 바퀴와 지렛대에 대해서도 간단히 설명하여 주셨다.

그리고 준비된 자료와 설계도를 가지고 학생들은 학부모의 도움을 받아가며 목공활동을 시작하였다. 목공활동은 재단하기, 자르기, 구멍 뚫기, 못 밖기 등의 작업순서에 따라 일정한 흐름을 가지고 활동할 수 있도록 제시되어 있었다. 또 각 작업영역에서 부모님이 어떻게 도와<

저작권자 © 한국목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