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전부터 특히 수입 브랜드의 국내 진출이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수입 브랜드는 마케팅전략이 강한 대기업의 유통망 확보와 백화점 형식의 명품관이 들어서면서 대대적인 범람의 시기를 알린다. 이에 맞서 국내 가구 업체는 수입 브랜드를 수입하면서도 양면적으로 한국적 디자인으로 승부하려 겨루기 한판 북소리를 울리고 있다.

중국의 춘추시대는 서주 이래의 제후국이 100여개 이상이나 존속했으며 전국시대에는 강국이 약국을 병합해 전국칠웅(戰國七雄)이 성립했다. 그 이후 서주시대의 봉건제도가 해체되고 진나라의 중앙집권 체제가 형성되면서 범람의 막을 내린다. 한편 이시기에는 가문의 배경이 없더라도 본인 자신의 재능과 자각으로 활약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지금의 가구 시장은 이 춘추전국시대를 연상케 한다.
국내 대부분의 가구 기업은 중국에 공장을 세워 원가를 낮추며 대중적인 카피 디자인과 독창성 사이에서 오랫동안 미룬 숙제를 치루 듯 앞다퉈 국내 시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반면 소규모로 매장에서만 이루어졌던 수입 브랜드의 유통은 관련 산업을 하지 않았던 대기업부터 백화점 형식의 거대화를 통해 이목을 끌고 있는 게 사실이다.

수입 브랜드의 대형화와 범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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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코웨이는 정수기, 공기청정기, 비데, 연수기 등 건강·환경가전 제품만 주력했던 업체이다. 그러나 2004년 10월 부엌가구 ‘뷰셀’ 브랜드를 런칭하면서 이태리 가구 ‘에페티’에 이어 ‘쉐어’를 본격적으로 수입하기에 이르렀다. 기존에 가구 업체가 아니었던 웅진코웨이의 저돌적인 행보는 계속되고 있다.

게다가 청담동과 논현동, 강남 일대를 중심으로 수입 업체의 대형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지하 1,2층부터 지상 5~7층에 이르는 건물 전체를 쇼룸으로 꾸며 소품부터 가구까지 수입품으로 진열을 해 놓았다. 또한 지난 12월, 수입 명품 백화점이라는 데꼬레 같은 가구를 포함한 인테리어 자제 백화점이 생겨나기도 했다. 대부분 수입 가구의 비용은 대략 몇 천만원대를 호가하는 것으로 상위 1% VVIP(Very Very Important Person) 고객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한편 국내 가구 업계도 상황은 비슷하다. 기존 브랜드 외에 한두 가지 이상의 수입 브랜드를 유치하는 등 범람화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리바트는 지난 4월 독일 명품가구 ‘알노’를 선보였으며 한샘은 작년 11월 이탈리아 브랜드 ‘몰테니’를 수입, 보루네오는 이탈리아 부엌가구 ‘엘람’ 제품을 올해 봄쯤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적 디자인의 대중화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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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수입 브랜드의 범람과 대형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우후죽순식의 해외 브랜드의 도입 때문에 자칫하면 한국적인 것이 뒤로 밀려나는 주객전도의 현상이 염려되기 때문이다. 이시기에 올해 초 한샘은 ‘키친바흐’ 브랜드를 런칭했는데 전통적인 당초무늬와 한복의 이미지를 접목시킨 디자인을 선보였다.

한샘 이동진 수석 디자이너는 “가구 시장에서는 디자인과 질로 선의의 경쟁을 해야 하는데 단순한 이익을 위한 가격 경쟁이 이러한 현상을 불러 온 것 같다”며 “지금은 목말라 있는 한국적인 디자인에 대해 패러다임을 형성해야 하는 아주 중요한 시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가구 시장의 한류열풍이 불기를 바란다”면서 “개성있는 한국적 특징을 어필할 수 있는 디자인과 대중화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키친 바흐 브랜드 런칭 이후 소비자 반응에 대해 “당초무늬와 한복의 이미지가 가구에 접목된 것을 다소 생소하게 받아들이는 층과 마니아처럼 반기는 층으로 양분화 되고 있으나 이와 유사한 시리즈를 차차 선보이면 대중화에도 상당히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승전고는 과연 누가 울릴 것인가
진나라 황제가 춘추전국시대의 마지막을 장식하듯 승전고를 울리는 가구 업계의 양상은 반드시 존재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현대는 글로벌을 빼고는 이야기 할 수 없으며 우리만의 색깔을 빼고는 세계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세계적인 트렌드와 한국적 개성이 담긴 트렌드가 서로 공존 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기업의 노력도 상당히 요구되는 바이다.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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