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전으로 시작된 경계의 완화는 모든 영역에서 그 힘을 발휘하고 있다. 욕실에 ‘룸(room)’의 개념이 도입되는 현상은 현재 욕실 트렌드가 보여주는 가장 혁신적이고도 혁명적인 일이다. 방다워지는 욕실에서 읽혀지는 변화는 많다.

가장 도드라지는 점은 도자류의 소재를 벗어나 제2의 소재를 다양하게 접목해볼 수 있다는 것.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욕실에 나무가 사용되는 것은 너무도 생소한 경험이었다. 응당 물과 나무는 서로 조화될 수 없다는 고정의 틀 안에서 사고는 멈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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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욕실은 ‘나무’를 과감히 사용하고 있다. 이유는 근래의 아파트 설계구조와 믹스앤매치의 인테리어 트렌드에서 찾을 수 있다. 마스터 존 영역에는 워킹 클로젯 타입의 드레스룸과 욕실이 인접해 배치되고, 욕실의 기능을 세분화해 짧은 동선을 만든다.

간단히 손을 씻을 있도록 한 세면대는 드레스룸을 나와 욕실로 향하는 복도에 마련됨으로써 가구의 성격을 자연스럽게 접목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한다. 공간과 공간의 영역이 혼합되면서 소재의 사용 또한 자유로워지며 믹스앤매치 트렌드는 더욱 성숙하게 구현된다. 

욕실에 사용되는 나무는 크게 두 가지로 생각할 수 있다. 하나는 진짜 원목을 사용하는 것과 다른 하나는 인공의 나뭇결 마감재를 사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 우리나라에서 수분에 강한 원목의 사용은 상당히 제한적이다. 내수성이 높은 나무가 국내에 많이 보급되지 않았을 뿐더러 세계적으로 그 수종도 많지 않고 가격도 그만큼 비싸다.

히노끼로 유명한 편백나무는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에 가장 유력한 소재다. 특별한 방습가공처리를 하지 않더라도 잘 건조된 상태만으로도 수분에 충분히 강하며, 특유의 건강 기능성을 가지고 있어 웰빙부문에서 대중들에게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편백나무로 제작한 일반 가구류와 다양한 욕실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아름마루의 유재원 부장은 “편백나무를 욕실재로 적용할 시 특별한 주의사항이나 가공기술은 필요하지 않다. 건조상태가 좋은 편백나무를 골라 도자처럼 자유롭게 사용하면 되는데 욕조는 물론 세면대 카운터, 천장, 욕실장 등 다양하게 접목할 수 있다”고 말한다.

Image_View단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면 접착제의 선택이다. 편백나무의 큰 매력은 건강 기능성임에 따라 이 특성을 살리기 위해서는 인체친화적인 접착제를 사용할 것을 권한다.

또한 소재 자체에 염색 또는 코팅 처리해 색다른 멋을 낼 수 있지만, 이 경우 편백나무 건강성은 떨어질 수 있음을 주의시킨다.

즉 편백나무는 있는 그대로 사용할 때 최적의 웰빙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결론이다. 인테리어적인 측면에서는 편백나무와 조화되는 다른 소재와 매치시킴으로써 단조로움을 해결할 수 있다.

편백나무의 효과는 항균 및 방충으로 인해 알레르기와 아토피성 피부염을 완화하며, 감각계통을 안정시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정신을 맑게 해준다. 실내공기를 정화해 냄새 및 유해물질을 중화시키고 음이온을 방출, 원활한 산소를 공급한다.

편백나무의 효능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사용법이 수반돼야 한다. 욕조의 경우 비누나 샴푸 등 각종 세재를 탕 안에서 사용하는 것을 금하며, 사용 후에는 환기를 잘 시켜준다. 입욕 후에는 가능한 물이 식기 전에 배수하고 내부는 타월로 닦는다. 얼룩 또는 곰팡이가 발생될 경우는 어느 정도 마른 상태에서 소독용 알코올로 닦아낸다.


장영남 기자 chang@wood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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