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대부분의 목재 관련 제조업에 먹구름이 가득하다. 기업이윤이 떨어지고 판매마저 부진하다. 잘나가던 보드산업도 마루산업도 적자를 피하기 어려워졌다.
기업활동은 필연적으로 경쟁을 낳고 그 경쟁은 피할 수 없는 것이지만 기본 룰이 있고 없고는 천양지차다. 지금까지 목재산업은 기본 룰을 무시한 채 경쟁 속에서 상처뿐인 생존을 위해 치열하게 싸워왔다. 어떤 품목이 조금이라도 괜찮다하면 본능적으로 이동을 해 왔다. 이것은 경영학의 기업 전략적 이동과는 거리가 멀다. 그래서 경쟁업체가 급속도로 늘어나고 곧이어 치열한 가격경쟁 그 결과 이윤감소와 더불어 부실기업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수없이 반복해 왔다.

건설사들은 목제품의 한계생산비용이 정말 어디까지 인지 지속적으로 시험한다. 목재업체에 기대반 우려반으로 가격인하를 요구하면 대다수의 목재기업은 이를 수용하고 만다. 거래처를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 한다. 원가를 낮추려다 보니 품질은 간데없고 편법 생산을 부추긴다. 그러나 한 번 내린 가격은 쉽게 끌어 올릴 수 없으며 품질향상을 통한 고부가가치 창출은 어림도 못낸다. 악순환을 자처한다.
몇 년 전부터 매장형 유통업이 우후죽순으로 설립되면서 국내생산회사를 더욱 더 위축시키는 현상이 늘어났다. 신규유통업체의 수가 급진적으로 늘자 마진이 줄어들어 월급을 제때 지급하기도 어렵게 됐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이런 가장 큰 이유는 기본 룰에서 찾아야 한다. 이 룰은 제품생산과 영업전략에도 있다. 기업이 정상적인 기업 활동을 하기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제품의 표시와 성능 또는 품질기준일 게다. 그러나 대부분의 목제품은 소비자가 만족할만한 구매 기본 룰이 없다. 애매한 치수와 건조상태, 그리고 원산지도 불분명하고 원목의 등급도 불분명한 채 거래된다. 어떤 목제품은 오히려 친환경적이지 않다고 TV에 방영되기도 한다. 시장에는 오직 한 재 또는 평에 따른 가격만 있을 뿐이다. 심지어 원목제품에는 원목이 없다. 공산품품질표시제도만으로는 목제품의 품질을 표시하는 데 한계를 지닌다. 그래서 짝퉁이 위력을 발휘한다.

말도 안 되는 덤핑, 품질 그리고 여신거래가 아직도 이 시장에 존재하는데도 최소한의 룰마저 만들 협회도 없는 업종이 여전하다. 그러니 누구든 진입이 쉽고 퇴출이 쉽지 않은 목 좁은 항아리에 빠지기 쉬워진다. 룰이 없거나 약하다 보니 양심기업들은 더 높은 홍보비용을 지불해야만 한다. 독자 브랜드를 만들어 시장에 어필하려고 애를 쓴다. 하지만 이런 노력이 성공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비용지불과 인내를 해야 하는지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우리가 미송, 뉴송, 소송이라 부르는 이름들을 시장에서 사라지게 할 때 비로소 발전할 것이다. 미국에 소나무가 한 가지만 있지 않고 또 동일한 가격도 아니기 때문에 우리는 ‘미국산 더글러스’, ‘미국산 햄록’으로 당연히 불러야 한다.

한국의 목재산업이 소비자의 기대치를 저버리지 않은 단계로 빨리 이동하지 않으면 목재산업의 발전이 멎을 수도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업계는 눈앞의 이익에 급급하지 말고 미래의 발전을 위해 룰 시급히 룰을 만들어 강화시키고 규제력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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