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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남 취재부 기자
‘Made in China’ 얼핏 보아 그럴싸한 물건이었더라도 후면에 인쇄돼 있는 이 문장만으로 상실감은 급속히 영하권으로 내려가는 현상은 한 개인에게만 그치는 일일까.

시간을 뛰어넘는 미학을 인정받아 디자인의 고전으로 남겨진 클래식 스타일. 몇 백 년에 걸쳐 쌓아올려진 이 이미지마저도 한순간에 그 위용을 떨어트리게 하는 것이 한국에서 유통되는 Made in China 클래식 가구의 위력이다.

생전 들어보지 못했던 브랜드의 침대, 소파, 식탁 등의 클래식

가구가 느닷없이 ‘명품’이라는 말과 함께 판매되고 있다. ‘클래식 스타일은 고급격이다’는 일반적 인식에의 무임승차 격이다. 그간 쌓아올린 브랜드 가치에 대한 논점은 차치하더라도, 품질력부터 동네 가구매장에서 파는 사제품과 대동소이하기 때문이다. 이런 부류의 가구에서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나무의 성질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보드나 합판류에 싼 접착제로 얇게 붙여진 무늬목은 벗겨지기 쉬우며, 생활 스크래치에도 솔직하다. 또 싸구려 물소 가죽을 사용하면서도 천연가죽이라는 것만을 강조해 소비자를 현혹시킨다. 디테일도 조악하고 시대 및 국가별 컨셉 또한 불분명하다. 이쯤 되면 국내 정서에 적합한 토착화 과정을 기대한다는 것은 지나친 욕심이 된다.

몸집 큰 장롱문화에서 오브제 타입의 리빙가구로의 전이, 의식수준의 향상 등의 시대적 흐름을 타고, 국내 가구시장은 클래식 가구시장에 더 넓은 문을 열었다. 국내의 많은 중소가구업체들이 앞 다퉈 저가의 클래식 가구를 중국에서 들여오고 있다. 클래식 가구부문 역시 어느 회사나 같은 아이템의 같은 디자인을 갖는 획일화 현상은 한국가구시장의 또 하나의 특성이 됐다.

디자인 개발은 경영주의 관심 밖의 일이 된지 오래다. 싸게 팔 수 있는 고품격 클래시컬 스타일을 등에 업고 단기적인 매출실적만 올리면 그뿐이다. 과거, 하나의 클래식 가구를 만들기까지 들였던 여러 장인들의 지순한 정신과 공로를 공짜로 쓰는 것이며, 국내 가구산업개발의 정체를 넘어 후퇴를 가져오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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