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재 블랙홀 중국…세계시장 뒤흔든다
중국소비 증대로 가격급등, 국내 소형제재소들 울상
 
 
중국의 경제성장과 조림정책, 2008년 북경베이징 올림픽 등이 전세계의 목재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본보 165호에 게재된 소송에 대한 분석기사와 마찬가지로 중국에 의한 가격상승이 전체 원목가격의 변동추이를 예상하기 힘들게 만들고 있다.

소송의 경우 겨울철로 들어서면서 국내 소비가 많지 않아 재고는 있으나 중국의 수요가 많아져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되고 있는 실정이다. 러시아는 겨울철이 벌채시기여서 현지 공급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중국은 1월 말에서 2월 초 자국 내 최대 명절이 있어 소비량이 줄어들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올 해부터 수출관세를 단계적으로 높인다는 러시아의 계획에 가격하락은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소송 외에도 적송이 중국영향권에 놓여 있다. 현재 국내에서 적송 데크재를 찾아 볼 수 없게 됐고, 한옥재로 사용되는 적송만이 유통되고 있는데 그마저도 많지 않은 상황이다. 한 관계자는 “러시아 적송은 중국인이 좋아하는 목재 중의 하나다. 소송보다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지만 소송이든 적송이든 닥치는 대로 수입해 가는 중국에 의해 가격이 결정되고 있다”며 적송 가격의 상승이 “벌채량이 줄거나 운임비가 높아졌다거나 하는 이유는 없고, 중국의 소비 증가가 현재의 가격을 만들고 있어 모두가 따라갈 뿐이다”라고 설명했다. 적송은 지난 한 해 동안 60%의 가격상승을 보였으며 이러한 상승세는 올해도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중국의 목재소비는 러시아에서 뉴질랜드로 영향력을 옮기고 있다. 일부 업자들은 “한때 문제가 되던 유가폭등도 최근 소강상태를 보였으나, 뉴질랜드와 국내 정세가 대형 공급자나 대형 수요자가 없는 상황이어서 선적의 운임이 불규칙하고 소량의 원목을 수입하다 보니 운송비에 대한 부담이 재차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고, “중국이 소송의 대체재로 뉴송을 선택했고, 그들의 수요가 소송이든 뉴송이든 가격결정을 하고 있다”고 해 중국의 영향력을 실감케 했다.
지난 해 뉴송의 가격을 살펴보면 산지 구매가가 8월에 비해 9월 10%가량 상승한데 이어 10월에 10%가 또 늘어 2개월 만에 20%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가격상승의 원인을 뉴질랜드 시장 내의 구도 변화에서 찾는 이도 있다. “예전에는 우리가 뉴질랜드의 주요수입국이었던데다, 뉴질랜드 업자들은 목재를 팔아야 하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재고가 충분한 경우 우리나라의 주도하에 가격을 조정할 수가 있었다. 하지만 뉴질랜드 대형 업체들이 자금력이 있는 해외기업으로 인수되고, 중국이라는 대형 판매처가 생겨나면서 가격 결정권이 뉴질랜드로 넘어가면서 셀러마켓의 구도로 변했다”며 시장변화를 가격상승의 요인으로 꼽았다. 뉴송의 가격은 올 상반기까지는 강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줄곧 안정세를 보이던 미송도 중국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최근 공급물량이 반으로 준데다 그나마 국내로 들여오기로 한 목재도 배를 돌려 중국으로 가는 우스운 일도 벌어지고 있다. 이에 업자들은 “현지의 물량이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가격이 올라가고 있는데도 중국의 수요 역시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미송 가격은 지금이 더 오르는 시기다. 가격은 오르고 국내 소비는 오히려 30%가량 줄어서 소형제재소들은 문을 닫아야 할 지경이다”며 하소연했다.
또 “미송을 실은 배가 부산에 도착해 하역만 기다리고 있었는데, 돈을 더 준다는 중국의 말에 배를 돌려 간 어이없는 일도 실제로 있었다”며, “유가폭등이 가져온 운임비 상승은 달러약세 덕에 버텼지만 중국의 이런 식의 목재수입은 가히 횡포라고도 할만 하다. 앞으로 어떻게 버텨야 할지 막막하다”고 말하고 있어 상황의 심각성을 짐작하게 했다.

김태영 기자 young@wood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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