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앗을 뿌리자
이상석 교수/순천대학교 조경학과

Image_View2007년 새해가 시작되었다. 올해는 음력으로 정해년(丁亥年)으로 음양오행으로 볼 때 돼지해이다. 돼지 해(亥)는 십이간지상 12년에 한 번씩 돌아오는데, 그중에서도 2007년은 ‘황금돼지해’로서 600년 만에 한 번 돌아오는 해이므로, 금년에 태어난 아이는 재물운이 많아 다복하게 산다는 속설 때문에 아이의 출산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근거가 없는 상술이고 과장된 속설이라는 논란이 있지만 행운이 있기를 소망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
이러한 역술의 이론적 근거가 되고 있는 음양오행설은 산과 계곡, 남자와 여자 등 음과 양이라는 대립적인 요소의 균형과 상호작용을 통해 대자연의 모든 현상을 생성하거나 소멸시키는 원리인 음양론陰陽論과 고대인의 생활에 필요한 목木·화火·토土·금金·수水 다섯 가지의 소재로 자연의 현상과 이치를 상징적으로 해석하는 개념인 오행설五行說이 합쳐져 만들어진 것이다.

이러한 음양오행으로 볼 때, 木은 오행의 시작으로 五方으로는 東方, 五時로는 봄을 나타내므로 한해의 시작과 관계가 있다.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 중에서 가장 크고 오래 사는 나무도 그 시작은 아주 작은 씨앗으로부터 시작된다. 숲속에 가면 많은 나무들이 군락을 이루며 어울려 살고 있다. 소나무, 잣나무, 상수리나무, 단풍나무, 서어나무 등 모두 생김새가 제 각각인 것처럼 씨앗의 색깔이나 생김새 또한 아주 다양하다.
빨갛거나 노랗고, 긴 것도 있고 짧은 것도 있고, 동그랗거나 길쭉한 모양을 한 것도 있고, 푹신한 솜털로 싸여 있는 것도 있고, 또 어떤 나무의 씨앗은 딱딱한 열매 속에 몸을 숨기고 있는 것도 있다. 씨앗으로 사용하기 위한 열매를 얻었다고 모두 묘목으로 자라나는 것은 아니다. 생명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기울여져야 하는 것처럼 나무의 종자를 발아시키기 위해서도 종자를 저장하고 발아시키는데 주의 깊은 노력이 필요하다.

이렇게 실생實生으로 가꾸어낸 나무는 일반적으로 수명이 길고 뿌리가 제대로 자라기 때문에 바람에 견디는 힘이 강하므로 방풍을 위해 심는 나무나 가로수는 종자파종으로 가꾸어낸 나무를 심도록 하는 것이 좋다.

새해가 시작되면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과 가족을 위해, 크게는 사회와 국가를 위해 새로운 소망을 갖게 된다. 모두가 함께 원하는 것은 상서로운 일들이 많기를 바라는 것이다. 과거 우리의 선조들이 벼슬을 얻어 출세한 후 학자수(學者樹, scholar tree)인 회화나무를 심었고 상서로움이 깃들기를 염원하여 봉황새가 내려앉는다는 오동나무를 심은 것처럼, 이제 우리도 상서로운 씨앗을 뿌려보자.
조급하지 말고 미래를 준비하는 마음으로, 그리고 기다림의 여유로움으로 새해를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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