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목재업체 벼랑 끝으로 내몰아
인천시, “제발 방 빼”  목재업체, “못 빼 어디로”   
인천항만공사, “제2투기장도 컨테이너 전용으로”

인천은 한때 우리나라 수출의 일등공신이기도 했던 합판을 비롯해 목재산업이 활발했던 곳으로 아직도 목재산업의 메카로 국내에서 소비되는 대부분의 물량이 거쳐가고 있다. 하지만 과거에 비해 목재산업은 산업생산성 점유율이 낮아지면서 찬밥신세가 돼 업체들은 인천에서도 발을 돌려야 하는 상황을 맞고 있다.

‘청청도시 인천’에 내몰리는 목재산업
깨끗한 도시환경은 환경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높아진 시점에서 각 지방자치체가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이다. 인천시도 마찬가지여서 ‘청정 클린도시 인천’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있어 목재업체들의 숨통을 조금씩 조여오고 있다.

원목을 실어 나르는 대형 트럭과 이 과정에서 도로에 떨어지는 수피나 목재조각 등이 도시미관을 해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지난 1996년에서 1997년 사이 원목 집하장이 있던 송도에서부터다. 송도유원지 뒤편에 있던 원목 집하장은 주변 옥련동에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공해와 소음 등을 호소하는 민원에 시달리다 남항의 제1투기장으로 옮겨야 했다.

인천시와 해양수산부는 목재업체들에게 “인천항이 가까운 곳에 집하장이 있는게 좋지 않냐”며 옮길 것을 부탁했다. 한 업체 관계자의 설명에 의하면 “당시 업체들은 인천항과 직선거리로 1~2km 떨어진 곳인데다, 북항이 개발되면 배후단지에 우선권을 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마다않고 들어갔다”고 한다. 사실 인천시나 해양수산부 입장에서는 민원도 해결하고, 임대료를 받아가며 지반을 조성할 수 있었으니 결과는 일석삼조 이상이었다. 하지만 목재업체는 이때부터 찬밥신세를 면치 못하게 됐다.

“제1투기장에 들어가면서 3000평을 다지는데 7000~8000만원이나 투자하고 ‘이제 북항배후단지로 들어가겠구나’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옆에 있는 제2투기장으로 옮기라고 해서 옮겼으나 임대료는 네 배나 높게 냈다”는 업체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컨테이너 전용으로 될 제1투기장과 제2투기장에 지반을 우리 돈으로 다져주게 된 셈”이라며 “인천시와 항만공사가 목재업체를 농락하고 있다”며 분개했다.

청라지구-거리 멀어 현실성 없다
지난 해 발족해 인천항의 개발을 전담하고 있는 인천항만공사는 목재업체들에게 한 번 더 이사할 것을 요구했다. 5만여 평의 제2투기장에 밀집한 업체들에게 청라지구에 역시 5만여 평의 부지를 임대해 주겠다며 2006년 말까지 옮길 것을 요구한 것이다.

“이미 쌓여있는 목재를 옮겨가기 힘들다”는 업체의 의견을 수렴해 유예기간으로 2달여를 준 상태지만 이번 달까지는 어떻게든 제2투기장을 비워줘야 하는 처지다. 현재는 제2투기장으로 입고가 금지됐고, 출고만 가능하다.                    
청라지구는 임대료가 제2투기장보다 약간 비싼 것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거리에 있다. “청라로 가라는 말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애기다. 북항에서도 북쪽에 위치한 청라는 인천항에서 가는 길도 돌아가야 하고 공장에서 1~2km에 불과하던 제1, 2투기장에 비해 열 배 이상인 20km에 달하는 거리 때문에 물류비가 엄청나게 들게 된다”며 업체들은 좀 더 현실적인 방안을 요구했다.

현재까지 청라로 가겠다는 업체는 영림과 이건뿐이다. 이 두 업체가 계약한 부지는 총 1만 평 정도인데 타 목재 업체가 계약을 하지 않아 항만공사는 나머지 부지를 다른 업종에 입찰할 계획을 갖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1만 평의 집하장으로는 로거들이 돈벌이가 안돼 들어오지도 않는다. 아무런 장비도 없는데 목재를 어떻게 내려놓나”며, “나가야 할 시점이 한 달정도 밖에 남지 않았는데 아직도 100여 개 업체가 갈 곳이 없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상태다”라고 말해 폭발 일보직전의 상황임을 예상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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