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촌이나 전주와 같이 특정한 장소에 방문해야 직접 보고 경험할 수 있었던 한옥이, 최근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다. 주택으로, 근린생활시설로, 공공건축물로 다양한 한옥이 우리 삶터의 주변에 자리하였다. 한동안 아파트가 국민의 대표적인 주거유형으로 자리 잡으며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한옥이 다시 돌아오게 된 것이다.각종 보도 매체에 한옥과 한옥마을에 대한 소식이 자주 등장하는 것도 사람들의 한옥에 대한 관심을 보여준다. 최근 한옥 주택용지를 분양한 경상북도 도청 이전 신도시는 평균 분양률이 78:1을, 세종특별자치시의 경우 최고 분양률 299:1을 기록하는 등 한옥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2008년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어서고 일률적인 고층주거 공급이 야기하는 과밀화
자동차 만큼이나 많은 소재가 들어가고 각 소재들이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만들어지는 것이 건축물이다.그렇기 때문에 건축을 단순하고 단편적인 지식을 가지고 접근을 하거나 한 공정에 비중을 크게 두어 전체를 결정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건축업을 하다보면 새로운 건축자재를 개발하신 분들로부터 신제품 사용을 권유받는 경우가 많은데, 기존 제품과 신제품과의 차이를 열심히 설명하며 이렇게 좋은 자재를 만들었는데 건설사에서 사용해 주지 않는다고 푸념하는 소리를 듣게 된다.개발자의 입장에서 보면 힘들게 개발을 했는데 써주질 않으니 참으로 야속해 보일 것이다.하지만 건축은 단순히 한 가지 소재나 제품의 성능이나 기능만을 가지고 판단하기가 어렵다. 다른 소재와의 융합도 고려해야 하고, 건축 구조소재
수목의 이름은 학명과 일반명이 있다. 라틴어를 근원으로 하는 학명은 일반인에게 어려우나 일반명은 비교적 친숙하다. 전 세계 수목이 수만 종이 있다고 하니 정확히 구분하려면 학명을 써야 하나 보통 일반명으로 통용되고 있다.금강송, 울진송, 춘양목, 황장목 등은 최고급 소나무를 부르는 이름이지만 학명도 아니고 일반명도 아니다. 이들은 일반 소나무와 정확히 구분할 수 있는 기준이 없지만 매우 비싼 가격에 유통되고 있다. 학명으로는 모두 Pinus densiflora 이며 일반명은 모두 소나무이며, 유전공학이나 현대의 어떤 기술로도 일반 소나무와 차이를 발견할 수 없다.나무의 이름에 지역 이름이 붙은 이유는 그 지역에서 주로 생산되기 때문이지만 같은 지역에서 생산된 모든 소나무를 지칭하는 것은 아니다. 목재
자연은 한국 문명을 꿰뚫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 중 하나이다. 건축을 포함한 한국의 모든 문화는 자연스러움 또는 자연과의 조화를 특징으로 하며, 현대문명은 이와 다르기 때문에 비판을 받는다. 어떤 이는 한국 건축문화의 계승이 자연스러움을 회복하는 일과 다르지 않다고도 한다.자연스러움은 먼저 자연 재료에서 나왔다. 그러나 자연 재료를 사용한다고 해서 바로 자연스러움이 얻어지는 것은 아니다. 자연 상태의 나무와 돌과 흙의 성질을 사용자가 함께 공감할 수 있어야만 자연스럽다고 할 수 있다. 자연에 있는 것은 서로 의존하고 함께 변해간다. 그것은 홀로 완벽하지 못하고 독립적이지 않으며, 세월이 지나면 색이 바라고 탄력을 잃는다. 나무와 흙은 그래서 자연스러운 건축 재료였다.자연스러운 집은 자연스러운 사람과 짝
지난 6월과 7월 국립산림과학원에서는 영주(산림약용자원연구소)와 수원(산림유전자원부 종합연구동)에 각각 3층과 4층의 목조건축물을 완공하였다. 특히 수원에 건축한 종합연구동은 대한민국 공공건축대상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였다.두 공공건축물은 목구조가 더욱 활성화되기를 바라며 국내 대형목조건축물의 가능성을 입증하기 위한 프로젝트였다. 두 건축물은 전문지는 물론 SNS를 통해서 널리 알려졌다. 독자의 댓글이 가능한 SNS에서의 반응은 기대 이상으로 뜨거웠으나, 그중 가장 많은 의견은 “불나면?” 이었다. 제대로 설계된 목조건축은 화재에 결코 취약하지 않다는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21세기가 시작되는 때에 전 세계를 뒤흔든 사건이 있었다. 바로 ‘911 테러’라 불리는 미국 대폭발 테러
최근 나와 종씨인 최씨 한 분이 모든 언론을 장악하고 있다. 뉴스를 무심결에 스칠 때 세상 떠난 최진실씨가 왜 또 구설수인가 했다. 평소 국가적 혼돈이 나의 개인적 생활에 그다지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지는 않았는데 왠지 이번 일은 쉽게 평상심을 회복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온 나라가 불안에 빠진 것 같이 섣부른 걱정들이 맴돌아 일상생활마저 방해받을 정도다.혹 내일 지구에 종말이 온다면 ‘나는 뭘 해야 하나’하는 공허한 생각에 우울함 마저 생겨 망상까지 불러온다.철학자 스피노자는 내일 지구에 종말이 온다고 하면 한 그루 사과나무를 심는다고 했다. 그는 왜 수많은 일 중 하필 사과나무 한 그루 심는다고 이야기했을까. 아마도 남들에게는 하찮아 보일지라도 그것이 밑거름돼 상상할 수 없는 기적 같은 구원의 성과
목조건축물을 생각하는 느낌이 전 세계 모든 사람에게 동일할까? 서양사회는 매우 오래전에 건축문화에서 석조건축과 목조건축을 서로 분리했다. 신전, 성당, 왕궁, 대저택에서는 석조의 복잡한 구조와 정밀한 조각을 발전시켰고, 서민들의 주택들이 주변의 나무와 흙을 이용한 지역기술로 지어졌다. 그래서 목조건축물은 토속적인 느낌이 강하다. 또 열대 식민지의 경영은 목조건축에 이국적인 이미지를 덧씌우는 계기가 되었다.19세기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발달한 경량목구조는 폭발적인 주택 수요를 산업혁명의 대량생산 시스템으로 해결한 사례이다. 이어서 합판이 대량생산되면서 경량목구조 주택은 교외 주택단지를 구성하는 필수적인 요소가 되었는데, 저렴하고 유지관리가 편리했기 때문이다.이러한 과정에서 목조건축은 지역성을 드러내는
어린 시절을 작은 시골 마을에서 나고 자랐다. 초등학교 시절인 1970년대는 한참 새마을 운동을 전 국민적인 운동으로 전개하고 있을 때라서 아침부터 ‘새벽종이 울렸네~’로 시작하는 새마을 노래가 마을 맨 높은 곳에 자리 잡은 커다란 확성기에서 울려 퍼졌다.어린 마음에는 그 노래가 활기찬 멜로디로 희망가처럼 들렸다. 어린 시절부터 아침 일찍부터 강제적으로 들려져 왔던 노래의 영향인지 그 시대에 자라온 세대는 이 나라 산업의 역군이 됐고 민주화의 주역이 됐다.시골에서 자란 탓에 밥을 짓거나 겨울철 난방은 오로지 나무에 의지해야 했다. 불을 만드는 재료는 다양했다. 타는 재료는 모두 하나도 버리지 않고 아궁이로 들어가 추운 겨울을 나는 귀중한 재산이 됐다.타작하고 남은 곡식의 줄기는 버리지 않고 아궁이
올해 10월 19일 ‘제19회 농림축산식품과학기술대상’ 시상식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유해물질 저감 성능이 뛰어난 탄화보드와 고품질 대나무숯을 개발, 산업체 기술이전을 통해 산업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은 덕분이었다.소각·폐기되는 목재제품을 활용하여 실내공기오염물질을 저감하는 기능을 가진 친환경 건축자재인 ‘탄화보드’를 개발했고, 대나무를 활용하여 고품질 대나무숯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특허기술의 중소기업 이전을 통해 탄화보드 벽판재 ‘차콜우드보드’와 대나무숯 온열침대 ‘신비로숯침대’를 제품화하여 목질자원의 친환경 소재화와 새집증후군 제거에 크게 기여했다. 폼알데하이드와 라돈을 제거하는 탄화보드, 고품질 은빛 대나무숯과 대나무숯 성형판 제조기술, 탄화보드와 대나무숯 대량제조기술 개발 등 관련 논문
한때 가난의 상징 같았던 면 옷이 합성수지 옷에 밀려 천대받던 시기가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에 들어서 건강에 좋은 친환경 소재인 면으로 만든 옷이 고급 옷이 아니던가?아마도 나무집은 마치 면으로 지은 옷처럼 인간의 삶을 자연에 가깝게 품어 줄 것이며 행복하고 자연스러운 상태로 돌려줄 것이다. 그렇다면 나무야말로 초과학적 건축자재라는 역설이 나올 법도 하다. 이제 나무로 짓는 집에 대한 오해는 하나씩 벗자.과거 물이 보이는 산속의 연수원 설계 공모안을 목구조로 제안했다가, 나무는 물에 약하고 잘 썩는다는 주최 측의 오해로 낙선한 적이 있었다. 물론 대책 없이 나무를 물에 노출시키면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나무는 불에 잘 붙으니 화재 시 아이들이 불길에 타서 생명을 잃을 수 있을 거라는 끔찍한 상상력
지난 9월 12일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5.8의 지진으로 건축물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국립산림과학원과 충남대에서 지진이나 태풍 등 자연재해에 대비하기 위한 목조건축의 격막 성능을 평가하는 방법으로 공동 개발한 국제표준 ‘ISO 19049 목조 수평격막 시험방법’이 세계 최초로 제정되었다. 이 국제표준은 목조건축의 안전성을 평가하고 법제화에 필요한 성능을 확보하는데 필수적인 표준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국제표준화기구(ISO)는 글로벌 전문가들의 지식을 공유하면서 자발적 컨센서스를 이루어가며 시장에 연계한 국제표준을 개발하여 혁신을 지원하고 국제적 이슈에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ISO는 언어권에 따라 첫 글자를 딴 약어가 다름을 인식하여 창립 당시부터 ISO로 표기
지난 9월, 경주 부근에서는 우리나라에서 지진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강력한 리히터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로써 한반도는 더는 지진 안전지대가 아닌 것이다. 이에 따라 국민의 안전을 위해 건축물의 내진설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국토교통부에서는 내진설계 의무대상을 기존 3층 이상의 건축물에서 2층 이상의 건축물로 확대하고자 건축법 시행령을 개정하고 있다. 또한, 건축물의 구조기준 등에 관한 규칙을 개정하여 소규모건축 구조기준에 따라 2층 이하의 건축물의 내진설계를 하도록 추진하고 있다.소규모건축 구조기준(안)에는 소규모 건축의 안정성, 사용성 및 내구성을 확보하기 위해 구조형식, 구조 상세, 구조설계방법, 설계하중 등의 기술적 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지진에 대비해 국민의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