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Y기계ㆍ공구 마케팅 “기술영업 하세요”

DIY공방 운영자 A씨는 근래 기계 한대를 새롭게 구입했다. 사용 중 이상이 있어 본사에 전화했지만, 판매자의 반응은 예상 외였다. “아! 그 기계에 그런 문제점도 있어요?” 라며 도리어 산 사람에게 되물었다. “최소한 판매하는 사람이라면 그 제품에 대한 특징과 사용법 정도는 알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그는 지적했다.

최근 DIY시장의 활성화로 사업내용을 다각화시키는 업체가 늘고 있다. 기계공구 업체가 목재를 판매하기도 하고, 국산만을 취급하던 곳이 다양한 수입 기계류를 판매하며, 도료전문 업체가 기계공구 시장에 진입하는 등 시장은 성장과 동시에 다변화되고 있다. 공급자의 영역파괴 마케팅은 해외전시 관람이나 귀동냥을 통해 알고 있던 세계 유수의 제품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반갑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전국적으로 DIY가구공방 수가 증가함에 따라 차별화를 모색해야 하는 지금과 같은 시점에서 이 같은 소재의 다양성은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넓게는 높아져가는 목재수요에 발맞춰 목공작업에 적합한 다양한 목재 및 도료, 기계공구류의 공급은 목공 산업발전의 기틀을 마련하는데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기도 한다.

그러나 사후관리는 고민하지 않은 채 ‘상품판매’에만 급급하다는 지적이다. 즉 상품만 있고 후속조치를 고려하지 않는 업체에 DIY공방업계는 달갑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A 관계자는 “DIY 가구공방에서 가장 회피하는 유형 중 하나가 상품만 가져다 놓는 회사”라며 “특히 장비류는 가격대가 고가기 때문에 사후 서비스가 안 되는 상품의 경우는 여간 실망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B 관계자는 “한 회사에서 여러 아이템을 구입할 수 있는 원스톱 쇼핑은 매우 이상적이다. 문제는 전문성 결여”라며 “모 기계공구업체가 단시간 내에 국내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것은 A/S가 빨랐기 때문이었다. 또 1년에 한 번씩은 교육을 위해 본국에 파견을 보내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역시 책임성 있는 판매에 표를 던졌다. C 관계자는 “많은 산업재 업계가 기술영업이 아닌 단순영업을 하고 있다. 목재나 도료, 기계공구 등의 업계가 정석대로 직원교육을 시키고 관리하는 데 구조적으로 어려운 시스템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본사가 제대로 공방을 가르쳐줄 수 있을 때 정상적인 영업이 이뤄지지 않겠냐”고 제안했다.

A 관계자는 “DIY가구공방을 운영하는 사업자는 프로라 볼 수 있다. 경험 많은 프로에게 정확한 지식을 갖지 않고 제품을 공급한다면, 사업 파트너로서의 신뢰감이 실추되는 데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로 간 정보공유가 어려운 점 조직 형태여서 검증된 데이터만을 신뢰하는 국내 DIY공방업계의 특성상, 절대적으로 갖춰야할 기술영업에 대한 중요성이 다시 한번 강조되고 있다.

장영남 기자 chang@wood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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