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환율 ‘비상시국’

6개월만에 달러 930→1010 유로 1300→1600

원자재 수입업체 자금 유동성 위기감 팽배해

열흘 남짓 동안 목재업계 종사자들의 입은 바싹 타들어갔다. 2월 말부터 달러, 유로 모두 강세로 돌아서 연일 고공행진을 지속했다. 3월19일 기준 US달러 매매기줄율은 약 1010원, 유로는 1600원대를 달렸다. 6개월 전인 9월19일 US달러가 약 930원, 유로가 1300원 대였던 것에 비하면 각각 80원(약 8.6%), 300원(23%) 상승했다.

근대사회 이후 최악의 시절이다. 통상 3~4개월 유산스를 쓰고, 건설현장 본납까지 1~6개월간의 시간차가 있는 목재업종에게는 일촉즉발의 위기다. 업계 관계자들은 “IMF 이후 이처럼 큰 폭으로 오른 적은 없었다. 환율 10%선 상승은 수입의존도가 높은 목재업계에 치명적인 것”이라고 전언했다.

 고급 원목마루는 특히 단가가 높은데다 10%의 관세까지 더해져 울기 일보직전이다. 유로가 23% 오를 때 2000세대 물량정도의 규모인 15만㎡를 수입하는 데 있어 22억5000만 원 가량의 환차손이 발생된다. A업체 관계자는 “비상사태다. 대책마련 중에 고심하고 있지만, 아직 뾰족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며 “IMF이후 환율은 통상 ±5원대 수준을 보였다. 급작스레 290원 가량 올라 무척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B업체 관계자는 “원목마루는 잘 받아야 15%정도의 마진이 있다. 보통 10% 정도 마진을 남기는데, 마이너스 13%를 앉아서 까먹고 있는 것”이라며 긴 한숨을 쉬었다. 소송, 뉴송, 합판도 환차손이 크다. 가뜩이나 내수시장이 얼어붙어 그간 큰 폭으로 상승했던 운임 및 유가상승분도 판매가에 제대로 적용시키지 못하고 있었던 터에 며칠사이 환율마저 급상승하자 아연실색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뉴송 제재소가 한번 L/C를 열 때 적게는 500㎥, 많게는 2만㎥정도를 거래한다. 환율이 930원일 때와 1010원일 때 각각 약 540만 원, 2억1600만 원의 환차손이 발생된다. 정기적으로 수입을 하는 비교적 규모가 있는 소송업체나 건축자재유통업체도 한 번 L/C를 열 때마다 1억에서 5억 정도를 거래하고 있다. 역시 약 860만 원에서 4300만 원 정도의 손실을 입게 된다. 업계 C관계자는 “미국 경기침체로 세계경기가 둔화됐다. 특히 뉴송원목 최대 수입국인 한국도 경기가 좋지 않아 산지가격은 ㎥당 125달러로 약 10%가량 떨어졌다. 하지만 국내에서 판매될 때는 경기침체에 공급과잉, 까지 겹쳐 오히려 약 20%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비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금융권에서도 목재업체의 위기는 여신, 이자, 상환 등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 C관계자는 “1970년대를 정점으로 목재산업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며 “목재업종의 매출실적이 점차 낮아져감에 따라 신용등급은 하향 조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소비자를 대상으로 판매하는 업체는 오르는 환율을 탄력적으로 적용시킬 수 있어 그나마 상황이 나은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의 모 보드유통업체는 “3월 셋째 주 전 합판제품에 10% 인상을 적용시켰다. 환율이나 원자재값이 이렇게 오르는데 회사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어쩔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 D 원목마루 유통업체도 “건당 판매량이 많지는 않지만 최종 소비자 중심으로 영업하고 있다. 이에 원가상승분 적용이 특판보다 용이한 점이 있다”고 말했다.

장영남 기자 chang@wood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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