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에서만 볼 수 있는 목어가 인사동에 나타났 다. 지난 7월9일부터 15일까지 한국공예문화 진흥원에서 열린 ‘임승택 목공예전’에서는 절이 아닌 생활 속에서의 목어를 만날 수 있었다. 임승택 교수가 목어를 작품소재로 택한 것은 1995년 친구와 화문산에서 캠핑을 하던 때가 계기가 됐다. 화문산의 한 절에서 목어를 보고 그 친숙하면서도 익숙한 한국적인 색채에 반해 그 해 가을부터 목어를 만들기 시작했다. 절에 있는 목어가 지나치게 장식적이고 화려한 색채를 가졌다면 임 교수의 목어는 그 특징을 살리면서도 간결한 느낌을 갖는다. 때문에 임 교수의 손을 거친 목어는 종교적 의미는 배제된 채 실제 생활공간에서 그 빛을 발한다. 임 교수는 “절에 있는 목어를 현대인의 생활에 잘 접목시키기 위해 생략과 변화의 과정을 거쳤다. 불교의 목어는 너무 사실적이다보니 미학적인 면이 다소 떨어지는 감이 있는데, 이것을 친근감 있는 형상과 표정으로, 또한 생각된 색채를 통해 재해석 했다”고 말했다. 더불어 목재의 미를 살리기 위한 부분색채는 한결 자연스러움을 갖는다. 임 교수의 가구는 형태나 기능적인 면에서 분명 현대가구다. 하지만 짜임과 접합에 있어 전통의 방식을 가져와 새로운 형태의 전통가구를 탄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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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일정-목어3 _ 실내 장식물인 이 작품은 한옥의 창살에 목어를 올렸다. 목어의 날개는 자유의 의미를 나타내고 있으며, 자유롭게 헤엄치는 형상이다. 도면 없이 만들어진 모든 작품들은 임 교수의 감각으로 탄생한 작품들이다. 소나무로 제작된 작품들은 두툼하고 투박하게 만들어 목재의 맛을 살리면서도 표면색을 다르게 함으로써 단조로움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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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일정-목어1 _ 물고기는 강을 거슬러 올라가다 등용문을 만난다. 힘든 시련을 이겨내면 용이되는 관문을 통과할 수 있다는 등용문은 현대인들의 생활에도 좋은 의미로서 남는다. 독특한 조형물로서 역동성을 부여해 약동하는 모습을 잘 표현했다.

가구재로 주로 느티나무를 사용한다는 임 교수는 그것이 단단하면서도 결과 색이 아름다워 기품이 있다고 전한다. 그러면서도 느티나무만을 고집했을 시에는 자칫 단조로울 수 있다고 느껴 ‘세목적층기법’을 적용시켰다. 임 교수만 의 기법인 ‘세목적층기법’은 색상의 대비가 뚜렷한 흑단과 은행나무를 얇게 켜 쌓는 기법으로 마치 바람 이 지나가는 것 같은 느낌을 표현해 낸다. 서랍은 홍송을 사용했다. 약간 부드러운 소재인 홍송은 완충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서랍을 여닫을 때 좋은 느낌을 갖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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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일정-콘솔장 _ 콘솔장의 중앙은 세목적층기법의 뚜렷한 특징을 잘 보여준다. 또한 양쪽 문의 목리는 대칭을 이뤄 목재의 아름다움을 잘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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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일정-와인장 _ 심플하고 모던해 현대인의 취향을 고려하면서도 안정적이고 비레미가 뛰어난 전통가구의 특성을 잘 반영했다. 임 교수의 가구들은 현대 생활공간에서의 쓰임새를 고려해 불특정다수가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다. 과거와 현대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가구들은 현대 한국인의 새로운 전통미를 표현하고 있다.

이처럼 임승택 교수가 목재의 성질까지 고려해 가구를 디자인할 수 있는 것은 그가 단지 미술을 전공했을 뿐 아니라 임산공학 박사이기 때문이다. “목재를 공부한 이유는 재료의 이용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목재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재료의 특성을 이해해야 그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말하는 그는 가구에서도 목재의 미를 충분히 드러내기 위해 노력했다. 장식을 배재해 단순하면서도 나무 자체의 물성 및 특성을 한껏 살린 일련의 가구들은 그가 목재의 아름다움을 얼마만큼 알고 있는지 나타내 준다. “주인이 바뀌어도 오래갈 수 있는 가구를 만들려고 노력한다. 그만큼 변형이 오지 않는 가구를 위해 최선을 다해 만든다”는 임승택 교수는 목재가 가진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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