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들에게 오는 2015년까지 공산품에 대한 모든 관세를 철폐하자는 획기적인 제안을 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 저널(WSJ) 인터넷판이 26일 보도했다.

미 무역대표부 로버트 졸릭 대표와 도널드 에반스 상무장관이 26일(현지시간) 이같은 제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 신문은 2005년을 시한으로 현재 진행중인 WTO 도하라운드 무역협상이 최근 몇달간 지지부진한 상태를 면치못하자 부시 미 행정부가 이 협상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이같은 구상을 마련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넷판도 이날 이같은 소식을 전하면서 이 구상이 실현되면 선진국에 비해 평균 관세율이 훨씬 높은 개발도상국들은 상대적으로 더 큰폭으로 관세를 인하해야 하는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고 전했다.

미국의 계획은 오는 2010년까지 농산물을 제외한 모든 공산품의 관세율을 8% 이하로 낮추고 그후 5년간 점진적으로 0%까지 낮추자는 것이다. 또 현재 5%에 못미치는 품목의 관세는 2010년 이전에 완전 철폐하자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이 제안은 특히 화학과 제지, 목재, 건설장비 등과 같이 무역거래가 활발한 품목에 대해서는 보다 신속한 관세 인하를 촉구할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월 스트리트 저널은 그러나 이같은 미국의 구상은 인도와 브라질,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같은 개도국들의 거센 반발을 살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 국가는 무역전쟁으로부터 자국 산업의 많은 분야를 보호하기 위해 고관세장벽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미국은 자국의 높은 관세율을 인하하겠다는 점과 관세율 인하조처는 TO 회원국들의 의지에 따라 시행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개도국들을 설득할 계획이다.

미국은 이와 관련해 이번 제안에서 현재 평균 약 20%에 달하는 섬유와 의류 관세를 2010년까지 최소한 8%까지 낮추겠다는 뜻을 밝힐 계획이다.

최근 전미대외무역협회(NFTC)의 조사결과 선진국간 거래되는 공산품의 관세는 균 1% 미만인데 비해 개도국간 공산품 관세는 12%를 초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연합뉴스) 최재석기자 bond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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