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을수록 매력~’ 고재 인기 상승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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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을수록 매력~’ 고재 인기 상승 중
  • 연보라 기자
  • 승인 2010.10.16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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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상업공간에 적용 확대
최근 고재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고재(古材)란 오래된 건축물에 사용된 목재를 철거 후 재활용한 것을 일컫는다.
닳고, 벗겨지고, 찍힌 자국들이 고풍스런 느낌을 주는 고재는 최근 자연스럽고 편안한 것을 추구하는 빈티지 감성과 맞물려 수요가 늘고 있다. 이미 유럽, 미국, 일본 등지에서는 매우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는 고재는 국내에서는 서울 강남이나 압구정, 홍대와 같은 번화가를 중심으로 고급 카페나 레스토랑, 의류 매장 등 상업공간에 가구나 소품, 인테리어 내외장재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과거에는 전통적인 가구나 한옥풍 인테리어로 많이 사용되던 고재가 최근에는 오히려 모던한 공간의 앤틱한 포인트로 쓰여 고급스럽고 개성 있는 공간을 연출하는 것이 요즘 트렌드이다.
또한 고재는 오랫동안 사용되면서 건조가 진행돼 수축 팽창의 편차가 극소화됐다는 것이 장점이다. 때문에 견고하고 뒤틀림 등의 변형이 거의 없어 가구재로 사용하기에 좋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고재를 이용한 카페 내외장 인테리어.(사진제공: 동신종합목재)

▲목재 사용이 많은 미국, 유럽, 일본 등지에서는 고재가 일상적이고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사진은 각각 미국의 사례

 

 

고재의 종류 및 유통망
국내에 유통되고 있는 고재는 크게 한옥고재와 수입고재 그리고 미군부대 고재로 나눌 수 있다.
한옥고재는 한옥이나 사찰 등 국내 고건축물에서 나온 고재로 주로 춘향목이나 금강송 등 소나무 계통이 많으며 가장 고가로 거래되고 있다.
수입고재로는 중국 고재가 가장 많은데 주로 느릅나무가 많이 수입되고 있다. 최근에는 태국,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에서 들여온 남양재 고재의 수입이 늘고 있으며 러시아나 미국 고재들도 일부 수입되고 있는 실정이다.
미군부대 고재는, 한국전쟁 이후 들어선 미군부대가 철수·이전하면서 나오는 고재들인데 연수가 불과 20~40여 년에 불과한 ‘나이 어린’ 고재라 할 수 있다. 특히 최근 평택 미군부대 이전과 관련, 많은 미군부대들이 철거되면서 막사에서 뜯어낸 마루나 트러스 등의 목재들이 다량 유통되고 있다.
그밖에 일제시대 이후 지어진 방앗간, 방직공장 등 트러스 구조의 건물들에서 나온 미송고재들도 있다.
이러한 고재들은 대부분 지방 소규모 목재상들이나 전문 고재 수집상 또는 고건물 철거를 전문으로 하는 사람들을 통해 유통되고 있다. 수입고재의 경우도 전문 수입상들이 따로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15년 전부터 평창동, 가희동, 정흥, 가평, 안동, 강릉 등 전국을 두루 다니며 고재를 수집해왔다는 동신종합목재 최두영 대표는 “고재는 알음알음으로 거래되는 경우가 많아 기존 거래선이 없으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품목”이라고 설명한다. 더군다나 규격화된 제품이 아니므로 넓은 보관면적을 필요로 하는 데다, 일일이 나무에 박힌 못을 뽑고 땟물을 빼는 등 가공을 하는 데 드는 인력 소모가 크므로, 취급하는 유통상들이 그리 많은 편은 아니라고.

▲일본의 사례

 

인위적 가공으로 고재 느낌 연출 ‘리프로덕션 고재’
3년 전부터 서울시를 비롯한 여러 지자체에서는 한옥보전정책을 시행, 한옥 철거를 규제하고 있다. 따라서 한옥고재의 공급은 점차 감소하고 가격은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구하기 쉽지 않고 가격이 높은 고재 대신 신재 즉, 새 나무를 적절한 가공을 통해 고재와 같은 느낌을 인위적으로 연출하는, 이른바 ‘리프로덕션 고재’(reproduction wood)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이들 리프로덕션 고재는 브러싱(brushing)이나 쏘잉(sawing)가공 등으로 표면을 갉아내고 얼룩덜룩한 페인트칠을 하거나 오일을 바르는 등 다양한 가공을 통해 생산된다.
최근 쉐르보네가 새롭게 출시한 ‘고스트우드’가 바로 리프로덕션 고재라 할 수 있다. 미국에서 수입된 이 제품은 특수처리와 도장을 통해 실제 반보드플랭크 고재와 동일한 느낌을 준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또한 규격화된 제품이므로 로스율이 낮고 사용이 편리하다고.
동신종합목재 최두영 대표는 “고재의 느낌은 선호하나 가격이 높아 적용하기를 주저하는 고객들에게 리프로덕션 제품을 권하는 편”이라면서 “고재 공급이 한정돼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리프로덕션 제품을 적절히 혼용하는 것은 오히려 문화유산 보존을 위해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최근 일부에서는 중국고재 혹은 중국 리프로덕션 고재들을 한옥고재로 둔갑시켜 웃돈에 판매하는 사례도 왕왕 있어 문제시되고 있다. 업계는 이러한 가짜 고재로 인해 명품 한옥고재들이 오히려 저평가되고 있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한옥보존정책에 따라 앞으로 고재의 수거는 더욱 힘들어질 것이며 고재의 희소가치 또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쉐르보네 박준용 대표이사는 “기존 고재는 보존가치가 있는 고건축물을 상업적 목적으로 훼손할 수도 있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리프로덕션 고재로 대체하는 쪽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동신종합목재의 최두영 대표는 “보다 많은 소비자들이 고재를 경험할 수 있도록 리프로덕션 고재 사용을 늘리는 한편 한옥고재의 희소성과 가치를 제대로 인정해주는 시장여건도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점차 고갈되고 있는 귀한 나무인 만큼 저평가되어선 안된다는 것.
당분간 고재의 인기는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수요가 높아지는 데 반해 충분한 공급이 이루어지기 어려운 시장인 만큼 리프로덕션 고재의 확대는 필연적이다. 다만 리프로덕션 고재를 한옥고재인양 둔갑시켜 판매하는 부정거래는 근절돼야 할 것이다. 소비자들이 믿고 불편함 없이 고재를 사용할 수 있는, 보다 체계적이고 투명한 유통망 정립이 절실하다.
 

 

▲쉐르보네가 미국으로부터 수입·공급하고 있는 리프로덕션 고재 ‘고스트우드’

 

▲한옥 철거 과정에서 나온 고재를 가공하는 모습.(사진제공: 동신종합목재)

 

연보라 기자   bora@wood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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