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재업계와 WPC(Wood Polymer Composite)업계의 갈등에 불이 붙었다.
대한목재협회(회장 양종광)가 지난 1월 조선일보에 ‘합성목재(재활용 복합체 바닥판)의 실체를 고발합니다’라는 주제로 광고를 내면서 WPC업계가 지난달 이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함으로써 양 측의 갈등이 점차 심화되고 있음을 알렸다.

대한목재협회의 광고와 WPC업계의 제소가 시장 상황에 어떤 영향을 줄 지는 더 지켜봐야 하지만, 이번 사건을 통해 양 측이 서로에게 직접적으로 발톱을 드러냈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WPC가 국내에서 시장점유율을 높인 것이 겨우 2~3년 정도 됐는데, 친환경자재라는 타이틀을 얻어 방부목이 친환경적이지 못하다는 식으로 홍보를 했던 것이 갈등의 발단이라고 봐야 한다”며 “시장 점유율을 많이 빼앗긴 목재업계로서는 여태 잠잠했다는 것이 이상할 정도”라고 목재업계의 대응이 오히려 늦었음을 지적했다.

대한목재협회의 강력한 대응은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협회는 국내 WPC의 품질검사 방법이 잘못됐음을 주장하며, 국내에서 유통중인 WPC 12개의 샘플을 채취해 스위스 인증시험기관인 SGS에 테스트를 의뢰했다. 협회 정명호 전무는 “우리나라 기관에서는 WPC 품질검사를 폐기물공정법에 의해 진행하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다. 인체에 맞닿는 제품을 폐기물로 취급해 검사해서는 안 된다”며 “SGS에서 검사한 결과 국내 유통 WPC에서 철, 망간, 코발트, 구리, 아연, 티타늄 등 중금속과 납, 카드뮴, 크롬 등 발암물질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 같은 내용을 지난해 SBS 뉴스를 통해 보도했음에도, WPC가 아직도 친환경제품으로 판매되는 것은 소비자를 기만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WPC 업계는 목재협회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몇몇 제품에 대해서는 그럴 수 있다”며 일부 시인하면서도 “그러나 이번 광고와 같이 모든 WPC 제품이 환경파괴의 주범인양 소개된 것은 지나쳤다”고 반박했다. LG하우시스 홍보팀 관계자는 “대한목재협회가 조선일보에 게재한 광고 내용 중 ‘환경을 파괴하고 인체에 해롭습니다’와 같은 문구는 극히 저급한 일부 합성목재의 경우를 가지고 일반화했고, 전체적으로도 너무 공격적”이라며 “지난달 LG와 이건 등 4개 WPC 업체가 의견을 일치해 내용 정정요청 수준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 협회를 제소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한목재협회 정명호 전무는 “일부 저급한 제품을 가지고 일반화시켰다고 하지만, 국내에서 테스트에 합격한 제품 12개 샘플을 가지고 테스트 한 결과인데, 일부라고 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ㄱ 목재업체 관계자는 “다 같이 기준에 미흡한 제품이라고 결과가 나왔는데, 자신들은 괜찮고 일부는 잘 못 만들고 있다고 주장하는 건 무슨 경우인가”라며 “협회를 제소할 만큼 품질에 자신이 있다면, 국제적 기준으로 테스트한 결과를 내보여야 할 것”이라고 의견을 더했다. 또 ㄴ 목재업체 관계자는 “WPC가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수단으로 삼은 것이 방부목에 대한 무분별한 비난 홍보물이었다”며 “먼저 목재에 대한 공격적 마케팅을 시작한 것도 WPC업계고, 또 목재협회의 경우 객관적인 결과물을 가지고 언급한 것인데 공정위에 제소를 한 것은 지나쳤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번 목재협회와 WPC업계의 갈등에 대해 국립산림과학원 이선영 박사는 “궁극적으로 품질관리 문제가 원인”이라며 “WPC가 시장점유를 한 것도 목제품의 품질관리 허점을 이용한 것이고, WPC업계 역시 품질관리가 제대로 되지 못해 전체적인 피해를 입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WPC에서 중금속이 검출될 가능성은 원료인 폐목재 중 방부목이 섞여있을 경우인데, 제대로 된 제조공정에 따르면 이런 일은 발생하기 어렵다”며 “WPC도 곧 KS에 등재될 것이어서 품질관리가 좀 더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목재업체 ㄷ 관계자는 “목재업계와 WPC업계의 갈등은 양 측 모두 4대강 개발에 대한 기대가 크기 때문”이라며 “경쟁관계에 놓여있는 만큼, 목재업계도 품질관리에 대한 경계를 단단히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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