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 국내 DIY시장의 흐름과 동향

DIY란?

DIY는 ‘Do It Yourself’의 약자로 ‘디 아이 와이’라고 불리며 ‘네 스스로 만들어라’라는 뜻을 담고 있다.
제2차세계대전(1939~1945) 이후 영국에서는 물자부족, 인력부족으로 인해 자신의 일은 자신이 해야 된다는 사회운동이 시작돼 미국으로 퍼져나갔다. 전문가의 도움 없이도 자신의 생활공간을 수리·공사하며 1950년대에 들어 ‘Do It Yourself’라는 문구가 일상에서 쓰이게 됐다.
DIY는 목공, 도예, 자수, 집수리, 정원관리 등 스스로 제품을 만들거나 수리하는 넓은 의미를 포함하고 있지만 본 기사는 목공DIY만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국내 DIY시장은 주5일제 도입으로 인한 여가시간 증대와 생활패턴의 변화로 2005년 이후부터 점차 시장규모를 늘려나가고 있다.
치열한 경쟁구도와 삭막한 도시생활에 메마른 현대인들 사이에서 핸드메이드의 따스한 감성이 묻어나는 수제공작 개념의 취미문화가 자리잡혀나가며 특히 나무를 소재로 한 DIY가구 시장은 연령대, 성별에 관계없이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DIY가구제작은 목공이라는 범주 속에서 ‘몸을 써서 작업해야한다’, ‘노동이 많이 소모된다’라는 인식으로 남자들만의 취미활동으로 2000년대 초 알려져 왔지만, 2007년 이후에 들어서는 활동적인 여성 및 주부들이 동참하게 되면서 더 이상 남자들만의 취미활동이 아닌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취미생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DIY라는 문화의 특성상 최근에는 무점포 창업이나 소자본 창업이 가능해져 취미로 시작한 중년층, 주부층의 마니아들이 직접 사장님으로 변신해 창업시장에 뛰어드는 경우도 늘고 있다.

이직은 과도기 단계의 시장

다양하게 세분화된 국내 DIY시장은 기성제품에서 벗어난 자신의 개성을 표현 하는 도구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사)한국DIY가구공방협회 오진경 회장은 “국내에서는 완벽하게 자리 잡히지 않은, 과도기적 면모를 보인다”라고  설명한다.
이어 “최근 4~5년 사이에 공방수가 크게 증가했고, 현재는 DIY를 하려는 사람보다 공방수가 더 많아졌다”고 꼬집었다.
국내 DIY시장의 움직임은 90년대 중반경부터 포착됐다. 현재 DIY시장과 비교해보자면 선택의 폭이 좁은 소재, 재단의 공간부족과 재단기의 위험성 등 매우 제한적인 시장이었다고 설명할 수 있다. 또한 디자인개념이 포함되지 않은 구조와 형태, 기본적인 수납성만이 강조된 가구들이 주를 이뤘다.
2000년 중반에 들어서 부분적으로 소재가 다양해지기 시작했다. 소재 선택의 폭이 넓어짐은 물론, 해외에서 다양한 페인트들이 국내로 유입되기 시작하면서 DIY시장은 탄력을 받았다. 다양한 페인트의 등장은 국내 소비자들에게 도장과 마감의 개념을 인식시켜줬고, 도료와 마감재의 소비가 활발히 이뤄지기 시작했다.
더불어 인터넷 커뮤니티의 성장은 가구제작의 스킬 및 기법, 디자인 공유가 이뤄지며 서서히 매니아층이 생겨나게 됐고, 하나의 취미문화로 자리 잡았다.
2011년 올해는 지난해보다 다소 위축된 시장규모가 엿보이지만 하드웨어나 기계, 공구 등의 장비가 다양해짐에 따라 가구제작의 완성도가 급격하게 상승했고, 내구성 또한 좋아졌다.
게다가 다양한 디자인적 시도와 스페셜 페인팅과의 접목, 특수목 제품의 확대, 소재의 가공성 향상 등으로 소재, 디자인, 마감, 가공 등 종합적인 면에서 10년 전과 비교해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여준다.

‘친환경’이 가장 큰 메리트
DIY의 가장 큰 매력은 ‘눈에 보이는 친환경’이다.
실생활 속 위해요소의 공포 속에 똑똑한 소비자들은 친환경 제품에 찾게 되면서 DIY시장의 성장곡선에 활력을 불어넣어 줬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원목가구로 생활환경을 꾸며왔고, 보여지는 것을 중요시 여기는 우리나라의 정서상 아직도 가구시장에서 원목가구는 품격을 드러내기에 더할 나위 없는 소재로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원가절감을 위해 MDF나 PB에 무늬목·시트지를 붙인 가구가 소비자 시장으로 흘러들어왔고, MDF·PB제작에 사용되는 저급 접착제는 새집증후군이라는 어두운 그림자로 도시인들에게 다가왔다.
알 수 없는 구토와 가려움, 현기증 등의 원인으로 저급 MDF제작에 사용된 접착제가 주범으로 꼽히면서 환경부의 규제로 최근 저급 MDF는 가구시장에서 배척됐지만 불안감은 불식되지 않고 있다.
이에 친환경 원목·집성목, VOC 제로 성분의 도료를 사용한 수제가구가 인터넷 육아커뮤니티나 방송매체를 통해 입소문을 타며 DIY가구는 친환경의 상징물이 됐다.

Chapter 2 국내 공방의 현실

공방의 각양각색
우리나라 공방의 가장 큰 특징은 다양화돼 있다는 점이다.
공방마다 특유의 개성이 있고 각자의 성격이 다르다. 주로 다루는 나무나 디자인적인 스타일에 따라 차별성을 두고 있지만 운영방식에 따라 공방을 구분해 보자면 크게 교육공방, 취미공방, 주문제작공방으로 구분된다.
형태적인 틀로는 체인점, 개인운영, 동호회운영공방으로 구분될 수 있겠다.
현재 국내에는 헤펠레, 내가 만들고 내가 디자인하는 가구(이하 내디내만), 반쪽이, 쟁이 등이 체인점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헤펠레공방은 국내에 63개의 공방이 운영 중이며, 반쪽이는 16개, 내디내만은 15개, 쟁이는 9개의 체인을 보유하고 있다. 체인점으로 운영되고 있는 공방들은 주로 대도시를 거점으로 분포하고 있는 상업공방의 구조로 주문제작과 동호회원 모집을 통해 공방이 운영되고 있다.
(사)한국DIY가구공방협회의 오진경 회장은 “현재 국내에 공방은 어림잡아 1500여 개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며 “최근 4~5년 사이에 공방이 급증하면서 기존 가구제작 공방의 틀에 인테리어를 접목시킨 공방, 가구공장에서 공방으로 소형화, 인테리어 업자의 공방 전향, 대량 제작하는 수제공방 등 다양한 면모로 공방의 규모와 형태가 확장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의 경우 차고(garage)를 활용한 개인공방(개인작업장)이 많지만 국내의 경우 아파트나 연립주택 형태의 주거공간이 많다보니 별도로 개인공방을 마련하기 어렵다.
오로지 개인의 취미활동만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는 취미인도 있지만 금전적으로 여유롭지 않다면 쉽지 않은 선택이 될 것이다. 이에 최소 2명에서 5~6명이 함께 모여 공방임대료, 공구 구입료, 전기세, 관리비 등을 분담해 공방의 공동 주인이 되는 열쇠공방의 운영도 대도시 주변으로 몇몇 곳 분포하고 있다. 열쇠공방의 회원모집은 주로 온라인상의 커뮤니티 카페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무료공방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공방에서 가구 제작 시 사용할 나무를 주문하면 기초 교육과 함께 공방의 공구와 작업장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 주문제작 가구와 인테리어 시공을 겸하는 'THE DIY의 내츄럴 홈' 매장 전경

특성화 쇼핑몰, 소비자는 즐겁다
기본적으로 공방에서 안내하는 공구의 사용법과 안전수칙, 나무의 구조 정도만 익혀도 DIY반제품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제품은 혼자서도 제작이 가능하다.
본인이 만들고자 하는 제품이 있다면 온라인쇼핑몰을 통해 손쉽게 주문 할 수 있다.
DIY 쇼핑몰 1세대인 ‘손잡이닷컴’과 ‘문고리닷컴’의 경우 DIY계의 종합백화점이라 할 수 있다. 반제품부터 DIY 작업에 필요한 페인트, 부자재, 전동공구, 수공구, 장식품 등 전반에 걸쳐 구매가 가능하다. 손잡이닷컴은 한 달에 한번 진행되는 오픈강좌를 통해 DIY 교육을 실시해 주부들과 블로거 사이에서 호평 받고 있다.

▲ 젊은 주부들에게 큰 인기를 끈 '다이야 놀자'의 어린이용 주방기구 반제품
반제품 전문 쇼핑몰인 다이야놀자, THE DIY, 만들고 등은 조립 전 재단이 완료된 상태로 구매가 가능해 직접 만들고 꾸미는 재미를 즐길 수 있다.
아일랜드 식탁과 주방가구 반제품으로 신혼부부나 싱글족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반제품 전문 쇼핑몰인 ‘다이야놀자’의 신상득 대표는 “DIY가 활성화됐지만 그래도 제품 판매분의 20~30%는 완제품으로 주문제작 되고 있다”며 “다이야놀자에서는 경제적이면서도 견고한스프루스를 주로 사용하는데 조립 시 작업효율성이 좋고, 무엇보다 쇼핑몰의 형태로 여성층을 겨냥하다보니 디자인과 소재가 좋다고 입소문이 나 덕을 많이 봤다”고 설명한다.
특정 카테고리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쇼핑몰로는 툴스토리와 철물마트를 꼽을 수 있다.
툴스토리는 수공구와 전동공구를, 철물마트는 철물 소품과 그 외 바퀴, 레일 등을 포함한 부자재를 전문적으로 취급하고 있다.

▲ 코스타우드는 넉다운 개념의 반제품을 취급하며 조립가구 문화에 앞장서고 있다.

공방창업하기 전에 잠깐
스스로 눈썰미와 손재주가 있다고 자신하는 일반인들이 기초 목공기술만 손에 익히고 공방창업에 손을 뻗으려는 경우가 왕왕 있다.
물론 공방창업이란 것이 공방 임대료에 대한 부담감만 던다면 소자본으로 충분히 창업을 할 수 있는 분야다. 하지만 취미는 취미일 뿐 업이 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헤펠레코리아의 공방사업부 박영규 이사는 “큰 돈을 벌기위해 공방을 하는 것이라면 말리겠다”고 조언한다. 그는 “가장 중요한 건 마음가짐이다. 본인이 이 일을 꾸준히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본 뒤 창업을 시작해도 늦지않다”면서 “단순히 재미만을 쫓는 취미와 공방운영은 천지차이다. 노동으로 일궈내는 사업인 만큼 체력적인 요소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박 이사는 “3년은 고생할 각오를 하고 공방창업에 임하라”고 덧붙이며 “대다수의 공방 창업자들이 초기 대박을 노리고 공방을 오픈하는 경우가 많은데 목공방은 초기 대박이 아닌, 경험이 쌓일수록 수익을 내는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세간에는 공방사업은 창업하기도 쉽고, 폐업률도 높다는 오해가 있긴 하지만 어떤 사업분야든 발생하는 사업장이 있으면 소멸하는 사업장이 있는 게 시장구도의 원리일 뿐, 공방사업도 다른 사업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Chapter 3 DIY시장에 발담구기

DIY를 시작하고 싶다면
DIY를 시작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고 무턱대고 드릴부터 잡겠다는 건 세 살배기 아이가 칼을 들고 요리를 하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전동공구가 나날이 발전하면서 가볍고, 성능 좋은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지만 모터가 돌아가고, 칼날이 움직이는 전동공구들을 다루기에 앞서 안전교육이 가장 중요하다.
DIY를 시작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면 동네 주변에 공방에 찾아가 기초 교육을 배울 것을 권한다.
간혹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반제품을 무턱대고 주문했다가 실패를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안전하고,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더 나아가 꾸준한 취미생활로의 발전을 원한다면 공방을 찾아가 Step by step으로 배우는 게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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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Y작업의 기본적인 교육은 동네 공방에서도 충분히 이수할 수 있다. 최근에는 블로그나 커뮤니티를 통해서도 다양한 기술과 지식이 공개돼 온라인을 통해서도 실력을 쌓아나갈 수 있다. 실력이 향상돼 더 심층적으로 DIY를 접하고자 한다면 발품을 팔아 전문가들에게 직접 배울 것을 추천한다.
DIY 공구사용이 능숙해진 취미인들은 어느 단계부터 도료의 선택에 고민에 빠진다.
국내에서 페인트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업체들을 직접 방문해 다양한 페인트를 실물로 보고 체험해 보는 것도 권할 만하다.
그렇다면 페인팅 교육은 어디에서 가능할까?
일반적으로 동네 공방에서 제공하는 기본적인 페인팅 교육이면 가구제작에는 큰 무리가 없다.
하지만 전문적으로 페인팅 교육을 받아보고 싶다면 국내에서 친환경 페인트를 취급하는 ‘펀앤하비’, ‘브리스톨’ 등에서 페인팅 교육을 이수할 수도 있다.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펀앤하비’는 밀크페인트로 유명한 제너럴피니쉬 외에도 밀러, 톰슨 제품을 취급하며 가구페인팅 교육과 벽 페인팅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일주일에 하루씩 4회 한 달 코스로 진행되는 교육에는 매달  약 10여 명 내외의 회원이 꾸준히 신청하고 있다.
헤펠레의 ‘아우로페인트’와 ‘벤자민무어’의 경우 최근 부산과 서울 논현동에 쇼룸을 오픈해 방문객들에게 원하는 질감의 제품과 색을 코디해주는 서비스를 도입해 색상 선택 후 만족도를 높여주고 있다.

공방을 운영을 마음먹었다면
집근처 체인점 공방의 본사나 창업교육이 가능한 공방을 수소문해 최소 2~3달간 도제교육을 받아보는 것도 현명한 선택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공방운영 시 놓치지 말아야 점은 무엇일까?
사실 가구만 잘 만든다고 공방의 운영이 순탄히 돌아가지는 않는다.
가구제작 실력 못지않게 손님응대, 디자인 제안, 사교성, 말솜씨 등도 중요하다. 서비스적인 요소에서 만족도가 떨어진다면 공방에 이어지는 발길은 뚝 끊기고 말 것이다.
중요한 점은 본인이 만들고 싶은 가구를 만들어 손님에게 파는 것이 아닌, 손님이 맘에드는 가구를 제작해 판매하는 것이다. 동호회원이나 주문자의 취향을 빠르게 간파하는 눈썰미도 놓쳐서는 안되는 부분이다. 가구라는 아이템 자체가 워낙 계절적 비수기를 피하기 어려운 건 사실이다. 그럼에도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공방점주들에게 공방의 성공 요인을 물어보면 ‘입소문’을 꼽아낸다.
돈을 투자해 진행하는 마케팅과 달리 처음에 방문한 손님이 다른 손님을 데려오고, 그 손님이 또 다른 손님으로 이어지는 것이 입소문의 기본이다.
최근에는 커뮤니티의 발전으로 블로그나 홈페이지, 방송협찬 등 다양한 시도로 소비자들에게 공방의 브랜드 네임을 알려나가는 젊은 사장님들의 시도도 눈에 띈다.
블로그를 통한 마케팅은 가구제작과정을 소개하며 소재와 가구제작의 투명성을 높여 소비자에게 믿음을 주고, 커뮤니티가 형성돼 잠재고객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또한 최근에는 드라마나 영화의 협찬을 통해 눈도장을 찍는 경우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 유아가구 전문 공방인 '요술나무'는 영화에 제품을 협찬한 사례.차승원,송윤아 주연의 영화 '시크릿'의 한 장면.

Chapter 4 DIY 자재시장 현황

집성목 vs 특수목
본지가 올해 초 실시한 설문조사(2011년 2월1일자 265호 참고)에 의하면 목공 DIY용으로 선호하는 목재로는 원목(특수목)이 44%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집성목이 40%로 근소한 차이로 뒤를 이었다. 반면 PB 및 MDF와 합판은 각각 9%와 8%로 미미한 비중을 보였다.
설문결과에서 확인할 수 있듯, PB나 MDF, 합판 등이 주로 사용되는 기성가구와 달리 목공DIY로 주로 사용되는 자재는 집성목과 원목이다. 집성목도 엄밀히 말하면 원목의 일종인데 여러 개의 원목 조각을 이어 붙여 만든 것을 가리키며 원목은 말 그대로 순수 원목을 제재한 것으로 업계에서는 특수목이라고 통칭한다.
집성목은 판재 또는 각재 형태로 1차 가공이 되어 나오기 때문에 작업이 편해 공방 혹은 DIY족들 사이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된다. 가격 또한 특수목에 비해 훨씬 저렴하다. 반면 특수목은 가격도 높을뿐더러 가공이 어려워 DIY족들이 쉽게 접근하기는 힘든 소재이긴 하나 원목 고유의 무늬결을 제대로 살릴 수 있고 정밀한 작업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어 고급가구용으로는 특수목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취미로 목공을 즐긴다는 직장인 김모 씨(26세, 여)는 “아무래도 가공이 용이한 집성목을 선호하게 된다”면서 “특수목은 수압대패, 자동대패 등 기계가 있어야 하고 짜맞춤 기술도 배워야 하는 등 쉽게 사용하기가 어렵지만 집성목은 작업성도 좋고 도장에 제한이 없다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설명한다. 반면 일산에서 목공방을 운영하고 있는 문모 씨(45세, 남)는 “집성목은 가격적인 메리트는 있지만 공장에서 대량으로 만들기 때문에 치수나 직각도의 정밀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또한 기계대패를 쓸 수가 없다는 점이 최대 아쉬운 점”이라면서 “정밀한 작업을 요하는 주문가구의 경우 특수목을 써야 한다”며 의견을 달리했다.

DIY 목재의 시장 규모
해마다 20~30%의 큰 성장폭을 보이고 있는 DIY 목재 시장은 시장규모를 정확히 집계한 데이터는 없으나 약 500억 원대 시장이라고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DIY 문화가 확산됨에 따라 DIY 목재로 가장 많이 쓰이는 집성재 유통업체들도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과거에는 3~4개 업체만이 시장을 쥐고 있었는데 현재는 인천에만 10개 이상의 업체들이 성행할 정도다. 유통경로도 다양화돼 목재 수입상뿐 아니라 지역 건자재상, 공방, 인터넷 쇼핑몰 등에서도 DIY용 목재를 구할 수 있다.

▲ 나무친구들은 에이전시를 통하지 않은 직수입을 통해 저렴한 가격으로 다양한 수종의 집성목을 공급하고 있다.(좌) 북미산 하드우드 집성목을 국내 최초로 수입해 판매하고 있는 다우통상은 에쉬,레드오크,화이트오크,월넛 등 넓은 집성폭과 길이로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우)

수종 다양해지고 가공 서비스 확대돼
최근 DIY용 목재업계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경향은 ‘수종의 다양화’이다. 스프루스, 미송, 레드파인 등 서너 가지 수종에 치중했던 수요가 최근 들어 애쉬, 버치, 히노끼 등 새로운 수종을 계속 찾게 된 것이다. DIY 집성목 전문업체 나무친구들의 박승익 대표는 “스프루스를 꾸준히 구매해오던 공방 거래처들이 다른 수종을 찾아달라는 요구를 많이 해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계속해서 수종 개발을 하고 있다”면서 “베스트셀러 수종을 사갈 때 다른 수종들도 여럿 섞어서 사가기 때문에 구색을 갖추는 것이 그만큼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특수목 매출이 늘어난 것도 또 하나의 경향이다. 국내 DIY가 도입된 지 10여 년 이상이 흘러 특수목을 다룰 만큼 높은 수준에 도달한 DIY 고수들의 인구도 그만큼 증가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특수목도 사면대패 가공을 하거나, 집성을 해 사용편의성을 높인 제품이 나오면서 더욱 사용이 늘어나고 있다. 다우통상의 허종필 차장은 “과거 10% 정도에도 못 미쳤던 특수목 매출 비중이 현재 30%까지 치고 올라왔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소잉 가공, 엠보 가공 등의 표면가공까지 해서 공급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요즘 목공방들이 기계를 최소화하고 대신 전시·교육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이 트렌드라, 자재업체가 대신 가공해서 공급해주는 것이다.

DIY 문화 확산이 시장 확대의 관건
중국의 목재수입량 증가, 일본 지진여파 등의 요인으로 한동안 자재수급에 애를 먹었던 DIY목재 수입업체들은 최근에서야 수급난이 조금씩 풀리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단가 상승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게다가 국내 집성목 업체가 증가하면서 가격경쟁까지 되다보니 이러한 단가 인상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업계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는 현실이다.
그럼에도 업체들은 DIY 자재시장에 대해 대체적으로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나무친구들 박 대표는 “친환경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시장 전망은 밝다”면서 “원목의 중요성에 대해 업체들이 열심히 홍보함으로써 전체적인 볼륨을 키워가야 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 다양한 수종의 특수목을 원하는 제품으로 고를 수 있는 것이 강점인 분당 와이엘 매장
특수목 전문업체 와이엘 성열찬 대표는 “DIY 자재시장이 확대되기 위해서는 우선 DIY 문화가 대중화가 우선돼야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배우고자 하는 사람은 많지만, 아파트 문화인 우리나라에서는 공간적인 문제로 확산에 한계가 있다”면서 “공방과 자재업계가 함께 노력해서 소비자들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가 DIY를 확대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Chapter 5 발전방향

국내에 DIY문화가 유입된 지 약 10여 년이 지났다. 전체적인 시장의 규모는 성장곡선을 그려나가고 있지만 형식을 간소화하길 원하는 세대와 시간의 자연스러운 멋을 추구하는 세대 공존이 여과 없이 반영된 국내 DIY 시장의 현재 모습은 정형적인 틀에 갇히지 않은 자유분방함을 담고 있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이케아(IKEA)의 국내시장 진출은 기존 기성가구가 주를 이루던 국내 가구시장에 새바람을 더해줄 예정이다. 넉다운(조립식) 형태의 가구의 국내 가구시장 진출선언은 부지런한 소비자들이 늘어났고, 만드는 재미를 찾는 소비자층이 확대되고 있음을 반영한다.
DIY산업의 관계자들은 “아직은 과도기적 단계”라고 설명하지만 최근 10년간의 공방수 증가, 인터넷·동호회 증가, 소재시장의 확대, 소재 선택의 다양화 등은 DIY가 현대인의 취미생활로 자리잡아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이다.
국내DIY 시장이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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