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우드 김상혁 컨설팅 고문
작년 한글날, 한글학회에서는 ‘자장면’을 ‘짜장면’으로 사용해도 된다는 발표를 했다. 둘 다 표준어로 인정하겠다는 것이다. 7~8년 전, 한글학회는 ‘짜장면’은 표준어가 아니라며 ‘자장면’이 올바른 표현이라고 대대적인 홍보를 벌여왔다. 방송의 아나운서들은 열심히 ‘자장면’이라고 발음을 했지만 어딘지 익숙치 않은 느낌이 들었다.

시민들은 중국집에 들어가자마자 “짜장면 주세요”라고 말하지 “자장면 주세요”라고 말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시민들의 호흥은 저조했고, 결국 한글학회는 시민들의 손을 들어줬다.

표준어란 ‘한 나라가 법으로 정해 놓은 언어, 규범에 맞는 말로 국민간의 의사소통을 분명히 하고, 한 국가로서의 통일성을 유지하기 위해 모든 국민이 지키고 따르도록 정한 말’이라고 국어사전에 정의돼 있다.
소갈머리, 대가리, 주둥이와 같은 비속어도 적절한 상황에서는 누구나 쓸 수 있는 말이므로 표준어에 포함되고 있다.

얼마 전 ‘합성목재’의 명칭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모 협회에서 합성목재는 목재가 아닌데 왜 목재라는 용어를 사용하느냐고 이의를 제기했기 때문이다. 지식경제부 산하 기술표준원은 목재업체와 WPC생산업체간의 갈등을 잠재우기 위해 업계관계자들과 몇 차례 간담회를 갖고 의견을 수렴해 지난 10월 WPC(Wood Plastic Composite)의 영어표기를 직역한 ‘목재 플라스틱 복합재’로 변경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협회에서는 목재라는 단어를 빼고 싶었지만 결국 목재라는 단어는 들어갔고, 플라스틱이라는 용어만 추가된 것이다. 하지만 목재시장에서는 ‘합성목재’라는 용어가 아직도 그대로 사용되고 있다. “합성목재 사러왔습니다”라고 말하지 “목재 플라스틱 복합재 사러왔습니다”라고 말하지 않는다. 짜장면과 자장면의 꼴이 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한다. ‘섬유판’이라는 단어도 그렇다.

산림청이 통계발표를 통해 ‘MDF 수입량’을 ‘섬유판 수입량’으로 표기하고 있는데 이는 시장에서 상당한 혼란을 유발한다. 실제로 시장이나 언론에서는 MDF라는 용어가 자연스럽게 사용되고 있는데 굳이 섬유판이라고 표기해야만 했을까?

‘섬유판’은 화이버보드(Fiberboard), 하드보드(Hard board), MDF(Middle Density Fiberboard), HDF(High Density Fiberboard)를 포함하고 있어 MDF를 섬유판으로 표기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반면 파티클보드(Particle Board)는 원어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삭편판이라고 하지 않는 이유는 삭편판에도 여러가지 종류가 있기 때문이다. OSB도 자연스럽게 사용되고 있는 목제품 용어이다. 합성목재도 언론에서는 WPC라는 용어가 더 자연스럽게 쓰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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