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호류사 5층 목탑은 670년경 백제의 목수들이 건축기술을 전수해 지었다고 한다. 애석하게도 화마에 사라졌지만 645년 신라는 80m가 넘는 거대하고 세련된 황룡사 9층 목탑을 지었다. 지금의 30층 빌딩에 해당하는 건축물이다. 분명 세계 최고의 목조건축기술이다. 이는 400년후에 지어진 1056년 현존 세계 최고층의 중국의 응현목탑(67m)보다 13m가 더 높다. 이렇듯 우리는 세계적 최고의 목조건축기술을 보유한 나라였다. 1400년이 영국의 KLH사가 머레이그로브시에 9층 목조빌딩을 지어서 화제였다. 또 이 회사가 30층 목조빌딩을 짓겠다 해 화제가 된 현실에 비춰보면 우리의 목조건축기술이 얼마나 뛰어났는지 가늠하게 한다.

우리는 지금 우리의 뛰어난 목조건축기술을 세계만방에 알릴 기회가 왔다. 바로 평창동계올림픽 사이언스 오벌 주경기장이 그 대상이다. 이 경기장을 반드시 목조로 지어야 한다. 나가노 오벌도 리치먼드 오벌도 목조 지붕을 기본으로 하는 경기장을 건설해 세계인들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캐나다의 리치먼드 오벌 경기장은 모태범, 이상화, 이승훈 선수의 금메달 질주로 낯 익은 경기장이다. 이 경기장은 친환경, 에너지저감 기술이 적용된 매우 뛰어난 경기장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올림픽 경기이후 주민들에게 헬스와 생활스포츠 경기장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수영장, 배드민턴장, 헬스클럽 등이 각종 시설이 갖추어져 있어 밴치마킹 대상 경기장이다.

본지는 두말 할 것도 없이 평창 올림픽 주경기장은 목조를 핵심으로 한 설계가 되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한다. 목조경기장으로 지어도 비용, 안전, 소재공급 및 기술 모든 면에서 문제되지 않는 다는 검증이 이미 끝났다. 에너지 위기, 환경 위기에 대처 할 수 있는 친환경, 저에너지 경기장 건설에 목조만한 게 없다. 게다가 우리산림은 벌기령에 도달했지만 부가가치 있는 목재자원개발이 되지 못한 시점에서 건축소재로 그것도 대형건축물의 소재로 이용가능하게 길을 열어야 한다. 캐나다는 리치먼드 오벌 주경기장을 지을 때 자국 산림의 목재를 사용했고 그것도 마운틴비틀 침해를 받은 목재를 적극 이용했다는 점을 알 필요가 있다.

이제 건축문화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할 때다. 육중하고 차가운 콘크리트 덩어리 경기장이 아닌 아름답고 친근하면서도 따뜻한 경기장을 지을 때가 됐다. 한국의 건축기술과 문화도 이제 선진국으로 진입해야 한다. 올림픽 유치위원회는 이점을 잘 헤아렸으면 한다. 이번 하반기에 국제설계공모가 진행된다고 한다. 목조에 기반하는 경기장 설계공모가 많았으면 한다. 주경기장을 모두 목조로만 한다는 것은 아니다. 목조지붕과 철골구조물의 하이브리드가 돼도 좋다.

평창에서 우리 선조의 자랑스런 목조건축기술이 다시 깨어나길 강하게 열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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