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은 동화상협의 자회사로 1981년 일본에 제재목을 수출하는 기업으로 중동목재란 상호로 시작했다. 이후 자동차 데크재 생산, 목침목 생산 및 조경용 방부처리목 생산 등을 해오다 실내건축과 조경식재공사업을 등록했고 건설업 등록도 해 제주도를 위시한 전국에 수 십 여개의 기념비적인 조경 목공사를 이끌어 왔다. 대한민국 대표 조경시설물 제조와 방부가공 기업이었다. 이런 대표기업이 역사속으로 사라진다. 최근 동화상협은 중동의 시설물을 부분적으로 매각하는 방식으로 중동을 공중분해한다는 방침을 세웠고 상당히 깊숙이 진행되고 있다 한다.

동화상협은 목재회사로 출발했으나 중도에 알루미늄휠 공장을 세워 그 생산매출이 수천 억에 달할 만큼 비중이 커졌고 상대적으로 목재기업 중동의 매출은 미약했다. 매출 상승폭도 크지 않아 수 년 동안 목재업을 포기할까 말까 하는 게 고민거리였다고 전해진다. 그러던 중 2009년에 김태인 사장이 취임하면서 변화를 시도했다. 그는 시중에서 방부목을 생산판매하면서 방부약제와 약제처리가 적법하지 못해 피해가 발생한다는 사실은 여러 기관을 통해 알리고 관리감독 강화를 요구했다.

하지만 업계도 시장도 그의 노력을 외면했다. 오히려 상대적으로 원가가 높은 중동의 방부매출이 추락해 내적 외적 어려움에 직면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동화상협은 휠 주문량이 많아 지금의 화성 마도의 중동 공장부지마져 휠 공장으로 쓰기 위해 중동 공장을 부천으로 옮겨 ‘공중분해’를 피해가는 듯 했으나 결국 사업 포기로 결론냈다. 목재업에 손을 떼겠다는 결정을 내린 것이다.

기업의 운명은 기업에 의해 결정해야 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중동의 사업포기는 충격이다. 하지만 중동의 오랜 역사를 돌이켜 보건데 연구개발을 통한 신제품 또는 시장 개척 면에서 투자와 의지가 매우 부족한 상태로 열정없이 경영됐던 것만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기업의 운명은 이미 오래전부터 결정된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동의 사업포기는 원칙대로 했던 몇 안 되는 기업의 퇴장이라는 측면에서 우리 목재기업이 극복해야 할 산이 매우 험난함을 보여준다.

다행히 ‘목재법’이 마련돼 좀 더 강력한 법질서 속에서 공정경쟁의 토대가 마련됐으니 그나마 위안이다. 그럼에도 우리 시장에서는 아직도 양심을 속여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공공의 적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런 비양심 경쟁은 결국 산업의 체질을 약화시키고 궁극적으로 이익을 감소시켜 기업의 수명을 짧게 만든다. 업계는 질시와 반목의 목소리를 높이고 결국 파탄으로 간다. 이렇게 해서 대체재에 시장을 내주게 된다.

다시는 원칙을 지키는 기업이 좌절해 꿈을 포기하게 해서는 안 된다. 제 2의 중동이 나오지 않길 바란다.

저작권자 © 한국목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