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림목재(주) Ⅶ
● 음대를 중퇴한 신복산업 초대 사장
인천의 한 성당, 스테인드 글라스를 통해 들어오는 햇빛이 영롱하게 퍼지는 가운데 상투스(sanctus), 글로리아(gloria), 베네딕투스(benedictus) 등의 미사곡이 장엄하게 울려 퍼진다. 지휘자는 성열찬 씨(1961년생, 現영림목재 부사장, 이경호 사장의 매제)로 그는 음대를 중퇴했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이 남아있어 인천의 한 성당에서 음악 업무를 맡고 있다. 그는 목재가공업체 ‘신복산업’의 사장으로 있다. 얼핏 생각하면 전혀 무관한 분야에서 일한다고 생각되겠지만 그는 특유의 예술감각을 목재 제품 생산에 녹여내고 있다.

1990년 설립된 신복산업은 설립초기 오리나무 집성목을 주로 생산 했으며 악기재 몸체도 만들기도 했고, 1997년부터는 부엌가구용 목재도어를 만들었다. 비치, 메이플 등 값비싼 북미산 원목으로 만들어진 나뭇결이 살아있는 부엌가구용 목재도어(솔리드제품)는 국내 유명 가구회사에 납품됐다. 2000년 당시 한샘에 공급하는 물량만 월 3~4만짝이나 됐다. 2000년도 신복산업의 매출은 104억원 정도된다.

● 신복산업, 2001년 고급 서재가구 제조
2001년 신복산업은 고급 서재가구를 만들기 시작했다. 당시 서재가구는 불모지나 다름없는 분야였다. 일반 가구회사들은 혼례용 가구, 부엌용 가구, 침대, 소파, 장롱 등 일반적인 가구생산에 치우쳐 있고 서재가구는 MDF로 만든 책장 정도가 고작일 때였다. 성열찬 대표는 ‘e-라이브러리’라는 브랜드명을 정하고 고급 서재가구 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서재가구 전체를 미국산 자작나무(Birch)로 만들고 전면을 슬라이딩 구조로 된 유리문을 달았다. 웅장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이 드는 가구가 만들어진 것이다.

● 2002년, 자회사 ‘현경목재’ 설립
처음에는 충분할 것으로 생각됐던 남동공단 부지가 다양한 사업의 전개로 인해 여러 사업부가 혼재하면서 작업상 어려움이 따랐다. 특히 남양재 원목들은 보통 그 길이가 8~10m에 이르는데 이러한 원목들을 야적하고 제재하는 데는 상당한 공간을 필요로 했다.

이경호 사장(당시 53세)은 ‘제재소는 별도의 장소에서 운영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 영림목재 길 건너편에 있는 제재소를 인수해 원목 및 제재사업부를 그곳으로 가게 했다. 그리고는 원목 및 제재사업부를 ‘현경목재’라는 법인으로 등록했다.

● 이현의 전무를 현경목재 대표로 임명
이경호 사장은 신규 법인인 현경목재의 사장으로 영림목재에서 23년간 몸담았던 이현의 전무를 대표이사로 임명했다. 그리고 13년간 몸담았던 진영완 차장을 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이현의 전무를 현경목재의 대표이사로 임명한 것은 그동안의 경험을 살려 독자적으로 신속한 결론을 내리도록 배려한 것이었다. 상호를 현경목재로 변경한 것도 이현의 전무의 ‘현’자와 이경호 사장의 ‘경’자를 한자씩 따 지은 것이었다.

● 현경목재, 이현의 대표는?
현경목재 이현의 대표(1954년생, 현 59세)는 영림목재에 입사한지 35년이 됐다(1978년 8월 1일 입사). 1978년 이현의 씨가 군 제대 후 한 수출기업에 취직해 오리엔테이션을 받다가 잠시 집에 들렸을 때 마침 영림목재 이경호 사장(당시 차장, 이현의 씨 형님과 친구관계)이 이현의 씨 형님을 만나러 와있었다. 이경호 차장은 친구의 동생인 이현의 씨를 보자마자 대뜸 자기공장에 한번 가보자고 해서 따라간 것이 영림목재에 입사하게 된 계기가 됐다. 이현의 씨는 영림목재에 입사해 처음에는 잡무도 보고, 장부정리도 하고 현장에 나가서 목재도 배웠다. 물어가면서 목재를 배웠다. 이현의 사장은 영림목재 입사 당시의 상황을 다음과 같이 회상했다.

‘저는 1978년 회사에 첫 출근해 한 일이 화물차 운전기사를 모셔오는 것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운전기사가 월남에 가면 많은 월급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국내에는 운전기사가 귀했고 기세가 등등했습니다. 제가 입사하기 전날 화물차 운전기사가 나오지 않겠다고 했고 지금은 고인이 된 이영복 사장님은 제가 출근하자마자 그 운전기사를 무조건 데려오라고 했습니다. 결국 당시 돈으로 월급을 5000원 더 올려주고서 그 기사를 데려왔습니다.’

참고자료 : <영림목재, 마흔 나이테>
다음호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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