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민산업 Ⅳ

2005년, 구조용 집성재 내화성능 인정
경민산업이 구조용 집성재를 제조한지도 10년이 흘렀다. 경민산업(회장 이경호)은 2005년 건설기술연구원으로부터 국내 최초로 구조용 집성재의 내화성능 인정서를 받았다.
이 인정서를 받기까지의 1년간은 이경호 회장으로서는 전쟁같은 한 해였다. 5,000여만원의 경비가 들어가기도 했고, 국내에는 갖춰지지도 않은 관련 시험 기기들을 이 회장이 직접 나서서 챙겨야 했다.
이경호 회장이 내화성능을 받기위한 1년간의 노력은 지난 10여년간 구조용 집성재에 대한 열의에 비하면 작은 에피소드에 지나지 않는지도 모른다.
이경호 회장이 내화성능을 받은 그해는 건교부의 내화법규가 개정되는 해 이기도 했다.
주위에서는 “건교부의 내화법규가 곧 개정 될텐데 굳이 건설기술연구원으로부터 인정시험을 거쳐 내화성능 인정을 받아야 하느냐”고 핀잔하는 사람도 있었고, 어떤 사람은 “경민산업은 이미 구조용 집성재 KS인증을 받고 있는데 내화성능 인정서가 꼭 필요하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경호 회장(당시 75세)의 생각은 달랐다.
당시 이경호 회장은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내화법규의 개정으로 구조용 집성재가 구조재로 쓰일 수 있게 되는 것과 구조용 집성재가 내화성능이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라고 말했다.

구조용 집성재의 발전 방향 제시
이경호 회장의 생각은 결코 여기에 머물지 않았다.
구조용 집성재의 올바른 발전없이는 호텔이나 병원의 식당, 학교강당 같은 대형 목조건축물에 구조용 집성재가 안정적으로 사용될 수 없다고 생각했다.
뿐만 아니라 한국형 목조주택에 국산재 구조용 집성재를 사용하게 하고, 목구조의 신소재로써 하이브리드화된 구조용 집성재를 만드는 것이 우리나라 목조건축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말했다.
“구조용 집성재는 제조뿐 아니라 설계, 시공이 중요합니다. 크고 길게만 만든다고 구조용 집성재가 아니고 강도와 성능이 좋아야 합니다. 경민산업은 구조용 집성재 제조와 시공에 있어서 100% 노하우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많겠지만 설계분야에서는 아직도 건축디자인 컨셉이 약해서 보완해야 할 것이 많습니다. 디자인 인력확보가 문제입니다. 또한 구조용 집성재는 접합부 한 곳에만 문제가 있어도 큰 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에 기술력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1세기는 기능성 소재 시대입니다. 앞으로는 탄소섬유, 철 등을 이용한 하이브리드 구조용 집성재의 사용도 많이 늘어날 것으로 생각합니다. 경기장, 원자로 등에도 특수 용도의 하이브리드화 된 구조용 집성재가 사용될 것으로 믿습니다”

2006년 정림사지 박물관 시공
2006년 9월, 충남 부여군 부여읍 동남리에 위치한 정림사지 내에 박물관이 개관됐는데 경민산업(회장 이경호)은 이 박물관을 지을 때 구조용 집성재를 제작 납품했다. 납품뿐 아니라 구조용 집성재가 사용되는 부분은 직접 시공까지 했다.
정림사지 박물관은 철근 콘크리트와 목구조를 혼합해서 만든 건물인데 목구조부분에서 국산 낙엽송 구조재로 역아치 구조로 만들어 시공한 국내 최초의 건물이다. 지붕 면적만해도 1200평에 이르러 국내 최대면적으로 기록되고 있다. 건축면적은 774평으로 전통 목구조기법에 하이브리드 첨단 구조기법을 적용했다.
이한식 대표(당시 경민산업 이사, 현재 경민산업 대표, 이경호 회장의 첫째 아들)는 “종도리에서 치마방향으로 역아치형 형태인데 정림사지탑의 지붕물매와 박물관 지붕물매를 맞춰 작업했습니다. 국내 처음으로 리버스아치를 만들었기 때문에 작업에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설계를 여러번 검토했습니다. 낙엽송 구조용 집성재를 사용하는 전통 목구조건축에 신소재와 최첨단기법을 적용한 사례여서 감회가 깊었습니다. 경민산업이 단일 구조물에 가장 많은 구조용 집성재를 납품한 공사였습니다”며 당시를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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