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사람이면 대부분 한옥에 살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 한옥에 살고자 하는 이유는 오랜 전통 속에서 유전자가 돼 이어 내려오는 진한 정서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민족에겐 가장 편안하고 스트레스가 적은 집이 바로 한옥이다. 한국인이라면 한옥을 짓고 거기서 살고 싶지만 현실은 한옥에 살지 못하고 있다.

한옥은 근대에 들어서면서 콘크리트 건축에 자리를 내어주고 시대적 흐름과 변화에 단절된 상태로 60년 이상을 보냈다. 3~4년 전부터 전라남도의 지자체가 한옥마을을 지으면서 금융혜택을 주어 단지형태의 한옥마을이 하나 둘씩 지어졌다. 또 여러 지자체로 확산되고 있다. 또한 국가는 700억 원의 예산을 들여 한옥주거와 관련된 총체적 연구를 실시하고 있다. 이런 시도와 연구는 한옥을 현대에 맞게 변화시켜 국민이 선호하는 주거로 보급하고자 하는 정부의 의지가 담겨 있다.

어떤 사람들은 한옥은 전통기법으로 지어야 하고 현대식 공법자체를 도입하는 것을 거부하기도 한다. 전통적인 소재, 전통적인 가공, 전통적인 공법으로 지어야 한옥이라 한다. 하지만 이는 전통한옥을 재현하는 것이지 한옥의 현대화와는 거리가 먼 발상이다. 어떻게 보면 한옥의 현대화보다 한옥의 시대적응 또는 변화로 보아야 한다. 어떤 건축이던 시대의 흐름에 따라 달라져 왔고 달라질 수 밖에 없다. 그것 자체가 건축이기 때문이다.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는 주택이 바로 우리의 한옥인 것이다. 단지 그 시대적 흐름에 맡겨야 할 변화를 앞당기고자 해서 발생하는 불균형은 있지만 이것도 변화욕구의 한 흐름이다. 거셀 수 밖에 없다.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어떤 건축이 됐던 에너지와 환경 그리고 건강 측면과 건축비용 측면이 중요할 것이다. 짓는 비용과 유지하는 비용 그리고 부가적인 혜택이 한옥에 있어야 한옥을 짓기 시작한다. 짓는 비용은 표준품셈 즉 일위대가가 있어야 한다. 일한 내용과 품으로 인건비가 공식화 돼야 한다는 것이다. 수작업이 됐든 공업화 공구작업이 됐든 정확한 품셈이 만들어져야 공사금액이 합리적으로 수용될 것이다. 그렇지만 한옥 관련 품셈이 아직도 허술하기 때문에 시공업체에서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모두가 수용할 수 있는 한옥시공 표준품셈이 마련되길 바란다. 짓는 비용이 가장 많이 드는 지붕부분의 경량화에도 큰 관심이 필요하다. 한옥부재를 완전히 건조해서 적용하면 큰 비용이 들기 때문에 집성구조부재의 이용에도 확대된 관심이 필요하다.

유지관리 부분은 목재소재의 건조도와 창문과 기와부분의 단열이 중요한데 전통적으로는 강력한 온돌이 있어 추운 겨울을 날수 있었지만 현대주택에서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기밀성이 높은 특별한 창과 문을 설치하는 한옥에 적합한 단열재를 사용해서 열이 밖으로 새어나가지 못하게 해야 한다.

서양주택은 패시브하우스와 제로하우스를 넘어서 플러스하우스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한다. 우리 한옥도 선진화된 자재와 공법을 우리 실정에 맞게 적용한다면 세계적으로 사랑 받는 주거형식으로 인정받게 될 것이다.

우리 한옥만큼 환경친화적이고 자연친화적인 건축은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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