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문화재 복원과정과 관련된 잡음이 연이어 매스컴을 타고 있다. 복원과정 그리고 복원 이후, 가장 대두되는 문제는 바로 목재의 균열이다. 가장 최근 발생한 울산 태화루에는 거의 모든 기둥에 세로로 0.7㎜폭의 할렬이 길게는 2m까지 발견됐다고 한다. 또한 일전의 광화문 현판은 光글자 아래로 목재에 할렬이 크게 발생하면서 역시 매스컴에서 이슈가 된 바 있다. 또 근래에 전통방식을 재현한 남대문의 보와 기둥에서도 단청박락이나 할렬이 문제가 됐다.

문화재는 전통방식에 따라 복원하고 있기 때문에 집성재나 인공건조재가 아닌 천연건조한 통원목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원목에 대해 철저하게 건조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공개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채 시공돼 할렬발생이 문제가 된다는 것이다. 문화재 복원공사에 참여했던 담당자들은 “문제가 없다”며 급하게 무마하려는 모습만 보이고 있다.

전통방식을 고수하며 천연건조를 한 목재이기 때문에 균열(할렬)은 일어날 수 있는 현상이고, 이것은 문화재의 구조에는 이상이 없다는 것이 이들의 해명이다. 상당수의 문화재 복원에는 현대 과학을 근거로 한 연구자들의 견해는 받아들여지지 않은 채 소위 명장(名匠)으로 알려진 장인들과 담당 공무원들만이 참여를 하고 하자에 대한 진단도 대책도 제대로 설 리가 만무하다.

목재 할렬에 대해 실무자들은 ‘구조적인 문제가 없으니 틈 메꿈제로 가리면 된다’는 식의 해결책을 내놓고 있다. 그렇다면 진정성있는 해결책을 논하기 어렵다는 얘기인데 과학적 입장에서 보면 무지의 소치인 셈이다. 재현은 몰라도 복원은 지금의 기술을 이용해 형식과 형태가 완벽하면 된다. 따라서 문화재에 사용된 보나 기둥은 현대 건조기술을 적용해서 할렬 하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건조하면 된다. 이를 굳이 천연건조해서 공사에 사용할 필요성이 없다. 천연건조를 하고 최종적으로 인공건조를 해서 함수율을 하자없는 범위로 맞춰 사용해야 한다.

전통기술자들은 인공건조재가 천연건조재보다 못하다고 하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천연건조를 해도 함수율의 차이가 많은 재료는 비틀림과 수축으로 더 많은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천연건조 자체는 10년을 말려도 할렬의 위험성은 없어지지 않는다. 직경이 큰 원목을 천연건조해서 낮출 수 있는 함수율 범위가 한계를 지니기 때문이다. 이를 간과하고 가공해서 건축물에 사용하면 계절에 따라 급격한 수축으로 할렬이 발생하기 때문에 막을 수가 없다. 우리가 재현한 남대문의 경우는 옛 방식대로 가공해 복원하는 것이므로 소재 역시 옛 방식대로 천연건조해야 하지만 모든 목재들이 오랜 건조기간을 거쳤다 볼 수 없고 문제가 없는 수준의 함수율에 도달했는지 의문이다. 단청의 박락현상도 단청과 목재사이의 수축률의 차이가 원인이 된 듯하다. 결국 목재가 건조되면서 건조수축률이 단청과 달라 떨어진 것이라 봐야 한다.

따라서 문화재의 재현과 복원과정에서 사용되는 목재는 엄격한 함수율 기준을 적용하되, 과학적 기술로 건조 가능한 부분은 반드시 건조해서 사용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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