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번호 86번 원소인 라돈이 최근 대중매체에서 폐암을 유발한다고 온통 난리다. 그야말로 라돈의 공포에 휩싸였다. 우리 주변의 건축물에 흔히 쓰이는 석고보드에서도 라돈 물질이 나온다고 알려져 더 충격이다. 외국의 경우 건물 또는 주택공사를 할 때 라돈가스가 실내로 유입되지 못하도록 건축 설계단계부터 저감을 위한 노력을 한다. 라돈 유입차단 설계가 된 주택은 부동산 매매시 매뉴얼로도 작성돼 소비자들에게 정보로 제공된다.

라돈 뿐만 아니라 폼알데하이드, 휘발성유기화합물 등도 주거환경에서 문제가 된다. 정부는 실내공기질 관리법을 만들어 규제하고 청정주택건설 관리법을 만들어서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한다. 그러나 이런 유해물질을 포함하지 않으면서도 인체에 친숙한 재료인 목재가 각광받지 못하고 있다.

아직도 건축법이나 소방법에 묶여서 목재의 실내 사용에 제약이 많다. 화재로부터 인명피해보다 훨씬 더 큰 피해를 초래하는 문제들은 구렁이 담 넘듯 넘어가고 있는데도 말이다.

목재이용에 제한을 주는 제도나 규제는 과감히 손톱 밑 가시로 여기고 뽑아내어야 하겠지만 우리 목재산업이 간과해서는 안되는 일이 있다. 그것은 생산된 후 시공된 목재 제품의 유지관리다. 요즘은 목재 제품을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보게 된다. 건축물의 기둥이나 보 말고도 목재 마루바닥재, 데크, 외장재, 내장용 벽판재 등 어렵지 않게 목재 제품들을 보게 된다. 그러나 시공된 목재 제품이 그 형태나 색상을 유지하지 못하고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를 수도 없이 많이 본다. 특히 조경공사에 사용된 목재제품이나 건물의 외장재의 경우 유지관리가 불량한 경우 목재 제품의 장점을 알려 주기는 커녕 다신 쓰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목재 제품을 한번 사용하면 더 많이 사용하는 게 관례인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건축설계에서 문제가 많은 목재를 덜 사용하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석재나 철재를 더 신뢰하기까지 한다.

대부분의 목제 제품을 사용하는 공사는 하청에 하청을 받아 납품되거나 시공되는 현장이 비일비재하므로 납품가격이 형편없이 낮아져 품질의 신뢰를 얻기 어려운 제품이 납품되곤 한다. 이런 공사관행이 바뀌지 않고서는 품질을 높이기란 쉽지 않다. 또 목재 제품은 유지관리가 생명인데 유지관리 예산이 아예 없거나 있더라도 충분치 않아 더 문제다. 목재 제품의 시공 후 유지관리에 대한 부분을 더이상 방치할 경우 목재산업은 더 큰 위기에 봉착할 것이다. 소비자의 불신의 벽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협단체와 산림청은 이 문제를 본질적으로 다루어 대책을 내 놓아야 한다. 입찰이나 시공관행을 개선하고 유지 관리 예산을 충분히 확보하도록 하는 협조와 홍보가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아무리 훌륭한 목조건물도 목재 예술품도 우리 생활주변의 목재 제품도 유지관리 없이는 그 가치를 발현하지 못하고 흉물이 된다. 철근콘크리트 사고를 벗어나 목재 사고를 가져야 한다. 목재는 반드시 유지관리를 체계적으로 해 주어야 함을 잊어서는 안된다. 목재사용문화에서 가장 중요한 사안이다.

저작권자 © 한국목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