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한국목재공학회가 학술대회를 개최한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에 비해 올해의 목재공학회는 오히려 산업과 한걸음 더 물러선 모양이다. 우리 목재산업계의 입장에서는 목재공학도들이 연구해내 얻은 연구결과를 통해 더 나은 산업화를 기대하고 싶지만 그러기에 우리 현실에서 느끼는 온도차는 컸다.

괄목할만한 연구성과를 통해 국외에서 인정받아 국가적 위상을 한단계 높이는 부분도 중요하지만 오롯이 실적만을 위한 연구에만 파고들어 개인의 연구성과만을 위한 연구는 독이 되리라 본다. 이런 연구가 반복적으로 지속된다면 학계는 산업계와 더 멀어질 수밖에 없다. 학술대회는 단순히 연구실적 보고를 위한 행정적인 행사로만 그칠 것이고, 산업계는 더욱더 돈의 바다에 휩쓸려 가격 경쟁력은 더 치열해 지면서 수입의존도만이 더 높아질 것이다. 현정부가 추진하는 국산재 증대 정책과는 전혀 반대의 길을 걷게 될지도 모른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기대와는 달리 산업과의 연계를 통해 산업화된 연구에 대해서는 주목받지 못했던 부분이 아쉬울 수 밖에 없다. 최근 2~3년간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주목으로 급부상한 펠릿이나 신기술이 접목된 기능성 목재 등 산업과 관련된 연구나 향후 전망에 대해 더 많은 정보가 오가고, 다가올 미래엔 어떤 연구가 필요할 것인지 구상하기엔 다소 제한적이었다.

학술대회 이후 개최되는 저녁행사를 통해 친목도모도 중요하지만, 학술대회의 가장 큰 목적은 연구자들이 닦아온 다양한 연구를 공유함에 있어야 할 것이다.

학계에선 간혹 산업계는 “폐쇄적이다”, “시장 자본주의적이다”라는 말을 하고, 산업계에선 “학계는 너무 문턱이 높다”며 서로를 멀리한다. 마치 자석의 N극과 S극처럼. 하지만 산업계도 연구계가 필요하고, 연구계도 산업계가 필요하다.

현재 우리나라의 목재시장은 수입의존도가 상당히 높기 때문에 가격 최우선의 시장이 형성된지 오래이다. 그 내면엔 신기술과의 접목을 통한 새로운 시장 창출에 대한 의지가 우리 목재산업과 연구계에 부족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물론 산업계가 원하는 연구에만 매진하는 연구자들도 없지는 않다. 오히려 이런 학술대회에서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더 넓은 곳에서 그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고, 새로운 목재시장 창출에 기여하는 분들도 있다.

산업체들이 생산해내는 목재제품의 수율을 높이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선 목재산업체들의 자발적인 연구개발도 필요하지만 우리 대한민국이 목재 선진국으로 성장할만한 발판을 다지기 위해서는 목재산업의 발전을 위한 조금 더 현실적인 연구들이 거론되고 진행돼 이제는 실속있는 연구가 더 주목받고 공유될 필요성이 있는 시기이지 않을까? 누가 먼저 서로에게 손을 내밀어야 될지에 대한 답은 없지만 이럴 때 일수록 양측이 서로의 움직임에 관심을 갖고 정보공유를 통해 시장이 더 커질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한시대의 호황을 누리는 산업이 평탄하게 10년 뒤도 예측할 수 없는 게 지금의 시대이다. 내년 학회에서는 조금 더 서로가 자극받고, 괄목할만한 연구가 주목받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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