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적으로 섬유를 배향시키면 길이 방향의 수축이나 팽창은 더욱 작아져 소재와 비슷해 질 수 있지만 이러한 고의적인 배향이 없더라도 길이 방향의 치수 변화는 매우 작은 편이다.

시판되고 있는 비중 0.60~0.75g/㎤인 중밀도섬유판의 경우 상대습도가 30에서 90%로 높아지면 길이는 0.19~0.28% 그리고 두께는 4.3~15% 증가하는데 섬유판의 재건조에 의해서도 사라지지 않는 두께 방향의 영구적인 팽창 부분인 스프링백이 1.4~4.5%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

섬유판의 비중이 커질수록 그리고 수율이 높은 펄프를 사용할수록 치수안정성이 나빠지며 스프링백도 커지게 되며 이에 비해 펄프를 정쇄하게 되면, 함지율을 높이게 되면 그리고 높은 열압 온도와 압력을 용하게 되면 섬유판의 수축 및 팽창이 작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름을 함침시킨 다음 열처리하는 경우에도 섬유판의 두께 팽창이 줄어드는 효과를 얻을 수가 있다.
 

섬유판의 비중이 증가함에 따라 휨강도는 증가한다. 짧은 섬유나 섬유속(束)만을 사용하여 제조한 섬유판은 부서지기 쉬운데 짧은 섬유와 긴 섬유 또는 섬유속을 혼합하여 섬유판을 제조하게 되면 유연성이 개선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석탄산수지접착제를 첨가하면 습식 경질섬유판의 경우 강도가 개선되며 열압시 온도를 190℃까지 올리면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으나 220℃ 이상이 되면 오히려 좋지 않은 결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 이는 섬유가 고온 하에서 가소화됨으로써 섬유간 접촉이 더 긴밀해지고 130~190℃에서는 리그닌이 유동하여 접착제와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이며 220℃에 이르게 되면 섬유간 접착력보다는 섬유의 고유 강도 저하가 더 크게 일어나기 때문인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열압에 앞서 예비압체를 적용하게 되면 휨강도가 좋아지며 열판을 빨리 닫아 압력을 급하게 적용하게 되면 오히려 나쁜 효과가 얻어지는데 고온일수록 더욱 나빠지게 된다.

성숙재 섬유를 사용하여 제조한 섬유판은 미성숙재 섬유에 의한 것보다 대개 인성(靭性, toughness)이 더 크며 기름을 함침시킨 다음 열처리하는 경우에는 섬유판의 휨강도가 높아지나 대신 쉽게 부서지게 된다.
수피를 일정량 이상 혼입하게 되면 섬유판의 휨강도가 저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함수율의 증가에 따라 섬유판은 소재에 비해 더 큰 점탄성(creep)과 강도 감소를 나타내게 된다.
 

편평한 판상 경질섬유판은 수납 가구, 전자 제품 장식장, 서랍 바닥, 분진 차폐기, 미닫이 문, 일반 배판 및 탁자 상판 등에 이용된다. 또한 판벽 널, 장식장 문과 상판, 내장용 문의 표판, 차고 문 및 상점 시설물 등으로도 널리 이용된다. 마감재료로 마감 처리되지 않은 것은 천공 가공으로 구멍을 뚫어 작업실, 세탁실 및 차고의 걸개용 벽으로 이용된다. 또한 평활한 면을 지니는 경질섬유판은 페인트로 도장하거나 비닐 등으로 적층하여 외장용 비늘판 또는 실내 장식용 판벽 널로 이용한다.

외관 등급 제품은 내장용 판벽 널이나 차고 문짝 등으로 쓰기 위한 목적으로 열압시 금형 열판에 의해 윤곽 또는 조각 형상을 지니는 제품으로 제조될 수 있다. 이 기술을 통해 거칠게 제재된 재면, 모조 벽돌 또는 다른 질감을 재생할 수 있다.

경질섬유판을 증기로 처리하여 다양한 형상의 곡면으로 가공한 제품도 있다. 곡면 가공에 의한 경질섬유판 제품은 자동차 문이나 지붕 및 계기판 등처럼 자동차 산업에서 널리 이용되고 있다. 양각 세공된 문짝용 표면재 역시 이들의 중요한 용도가 되고 있다.
 

전통적으로 벽 피복재와 천장 타일은 연질섬유판에 의해 만들어지는 주요 제품들이다. 연질섬유판 피복재는 벽체 구성에 있어 열을 차단하고 외부 벽을 통해 전달되는 소음을 감소시키는 역할을 지니지만 현재 미국에서 이용되고 있는 벽 피복재 가운데 연질섬유판이 차지하는 비율은 미미한 편이다. 또한 내화 성능이 더욱 우수한 제품과의 경쟁에서 밀려 천장 타일로 이용되는 연질섬유판의 양도 매우 적은 편이다.

연질섬유판의 또 다른 용도로 알루미늄 비늘판이나 지붕널 지지체, 조립식 지붕용 판상재료, 흡음판과 같은 다양한 공업용 원료재를 들 수가 있다. 재활용 섬유로 생산된 연질섬유판 제품 하나가 상당한 재미를 보고 있는데 이 제품은 신문이나 쇄목펄프 폐지로부터 제조된 것이다. 경우에 따라 석탄산수지접착제를 첨가하여 제조한 다음 두께 12.7㎜인 것을 여러 개 적층하여 25~76㎜ 두께의 구조용 데크를 만들기도 한다. 또한 강도적인 성능 개선을 위해 유리섬유가 첨가되는 경우도 있다. 이런 부재들은 밀도 450~500㎏/㎥로 생산된다.

  
중밀도섬유판의 가장 큰 용도(미국의 경우 70% 정도 차지)로 가구와 부엌 가구를 들 수 있는데 삭편판이나 소재심판합판과 거의 동일한 방식으로 이용된다. 중밀도섬유판에 있어 가장 중요한 성질 가운데 하나가 두께 방향의 밀도경사인데 표층의 밀도가 심층의 밀도에 비해 상당히 높은 것은 적층, 접착 및 도장용으로 적당한 반면 표층과 심층 사이의 밀도 차이가 없는 것일수록 나무못(dowel) 등에 의한 결체성이 좋아지게 된다.
 

<다음호에 계속됩니다.>
국민대학교 임산생명공학과 엄영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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