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목재신문 조서현 기자

목재의 두터운 껍질을 벗겨내면 새하얀 속살이 드러난다. 목재 속살 안에는 엄지손가락 만한 반점이 보이기도 하고, 물결과 같은 켜켜이 쌓인 나이테들이 눈에 들어오기도 한다.

특유의 편안하고 따뜻한 감성을 가지고 있는 목재는 친환경 자재답게 있는 그대로를 자연스럽게 살렸을때 가장 돋보이는 소재가 되는 것 같다. 위에서 말한 엄지 손가락만한 반점은 옹이를 말하는 것이고, 구불구불 물결과 같은 선들은 목재가 저마다 가지고 있는 특유의 무늬결을 말하는 것이다.

이런 모습들이 자칫 깔끔해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흉이라 여겨졌던 이들이 최근에는 ‘내추럴 디자인’, ‘빈티지 디자인’이라는 새로운 열풍에 힘입어 또다른 디자인 소재로 떠오르고 있다.

기자가 처음에 ‘디자인’이라는 단어를 떠올렸을때 무언가 아름답게 꾸며진 것, 예쁜 것이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고, 이를 위해선 여러차례 손이 많이 가는 가공과정을 거쳐야지만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얼마전 취재차 방문했던 빈티지 목재 전문업체 대표님의 이야기를 듣고, 그 생각은 반대로 바뀌었다. 인테리어 디자이너 출신인 그는 가장 좋은 디자인이란 실용적이며, 오래봐도 절대 질리지 않는 멋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고재가 유행하고 있는 이유도 어찌보면 여기에 답이 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변해온 고재의 느낌이 새것과는 다른 오래전부터 이 자리에서 계속 사용돼 온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며 제품을 싫증없이 오래도록 사용할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는 요즘 인테리어나 디자인 시장에서 가장 트렌드라 여겨지는 내추럴·빈티지와도 연결되며 또 이것은 인테리어의 소재로 활용되는 목재에도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우리가 일주일에 세번쯤은 가는 커피전문점만 봐도 그안에는 테이블, 의자 등의 가구는 물론이고 벽과 바닥, 심지어 메뉴판 등의 작은 소품들까지 목재를 자재로 활용한 수많은 인테리어가 눈에 띄고, 요즘에는 매장안 뿐만 아니라 간판, 테라스 등 밖을 장식하는 익스테리어의 소재로도 목재가 사용되는 일이 흔해지고 있다.
인·익스테리어 디자인들을 눈여겨보면 현재 가장 사랑받고 있는 스타일이 무엇인지 잘 알수 있는데, 대표적인 커피전문점 C의 경우를 살펴보면 매장의 외벽까지 결이 살아있는 목재로 장식한 것이 눈에 띄고, 이는 안락하고 편안한 느낌을 제공해야 하는 카페의 이미지와도 잘 어울린다.   

몇해가 지나고 나면 인테리어 시장에는 또 다른 유행이 찾아오고, 목재시장에는 새로운 디자인의 제품들이 등장하겠지만, 오래봐도 싫증나지 않을 자연스러운 느낌 그대로를 살린 제품들을 뛰어넘을 만한 트렌드가 등장해 롱런할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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