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갑봉 소장은 한양대학교에서 건축학을 공부했고, 졸업 이후 7년 동안 공간건축사사무소의 건축설계팀에서 일했다. 현재 그는 스튜가목조건축연구소의 대표를 맡는 동시에 한국목조건축협회의 기술위원장직을 맡아 목조주택 시공, 그리고 목조건축의 기술적 연구와 자문을 담당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치밀한 계산 아래 정확하게 구상되는 주택의 설계, 건축주의 편안한 생활, 세련된 주택 디자인 등을 실현하기 위해 연구를 멈추지 않는 김갑봉 소장. 초여름의 햇살이 뜨거웠던 4월의 어느날, 그는 특유의 서글서글한 미소로 인터뷰를 하러온 기자를 반갑게 맞아줬다.   

기본에 충실한 5-STAR 품질인증 보급하고파
목재 활용한 다양한 시도로 목조주택의 가능성 확인
소비자 기대 이어지도록 목조주택의 기술 부분 연구해야

 

▲대전 주택

 

목조건축의 명장
김갑봉 소장의 소개에는 ‘목조건축의 명장’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혹자는 ‘나무의 심장을 가진 목조건축가’라는 시적인 표현으로 소개하기도 한다. 목조주택에 대한 김갑봉 소장의 남다른 애착과 열정은 여러 사람들에게 인정받아 지난 2011년에는 산림청으로부터 목조산업과 목재문화 활성화 공로상을 수상했고, 2012년에는 새건축사협의회가 추천하는 건축명장으로 선정됐으며, ‘대한민국목조건축대전’ 등 준공 건축물에 대한 여러 시상식에서 매년 대상과 본상을 수상하고 있다. 

 

▲동사섭 함양행복마을

 
스튜가, 통나무집, 그리고 목조주택

‘스튜가(Stuga)’는 ‘숲속에 지은 작은 통나무 집’을 뜻하는 스웨덴어에서 비롯된 말이다. 영어식 표현으로는 ‘Cabin house(작은 시골집)’ 정도로 설명할수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 설계업무로 야근과 철야작업에 여념이 없던 1994년 어느날 어릴적부터 집안 왕래가 잦았던 형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유럽 여행을 하던중 우연한 기회로 숲속에 지어진 통나무집(stuga)를 발견하고 영감을 얻어 1989년에 한국스튜가를 설립하고 통나무집을 개발해오고 있던 최원철 대표였다. 통나무집을 가공할수 있는 자재와 공장을 갖추고 1차 전시장인 ‘자연과우리’와 2차 전시장인 ‘딱따구리청소년수련원’ 등 대규모 통나무집 단지를 완성한 상태였다. 이때부터 건축설계에 대한 자문을 하다가 1년 후 ‘한국스튜가’의 설계부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본격적으로 목구조와 인연을 맺게 됐고, IMF 이후로는 스튜가의 공동대표로서 목구조로 지을수 있는 모든 형태의 집을 차례로 연구하고 시공해왔다. 현재는 목조건축의 다양한 가능성을 한차원 더 끌어올리기 위해 스튜가목조건축연구소의 대표로서 독자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즉, 초기에는 통나무집에 경골목구조가 결합돼 소음과 구조성능을 높인 가공방식의 통나무집에서 시작해, 북미식 경골목구조, 프리컷(Pre-cut)에 의한 중목구조, 그리고 프리컷으로 짓는 신한옥 주택과 장인과 함께하는 전통 한옥주택, 각각의 구조방식을 서로 혼합하는 하이브리드 구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도를 통해 목조주택의 여러가지 가능성을 확인해왔다. 또한 10여년전 유럽에서 시작돼 북미와 일본까지 보급되고 있는 또 하나의 목구조방식으로 공동주택과 고층 목구조빌딩 등 대형 목구조 건축물에 적합한 CLT 목구조공법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아산 동정리 주택

 

기본에 충실한 5-STAR 목구조 품질인증
한국목조건축협회는 목조주택을 설계·자재 유통·시공을 하고 있는 업체들이 모여 서로간의 정보를 공유하고 다양한 세미나를 통해 지금보다 더 발전적인 목조주택을 구현하기 위한 취지로 운영되고 있는 단체다. 개인적으로는 이 협회의 기술위원장으로 있으면서 냉정하게 우리나라 목조주택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기술적인 부분을 개선해 나가는 여러가지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한 맥락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인 ‘5-STAR 목구조품질인증’사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목구조 주택의 구조설계 및 구법, 건축물의 외피(외벽과 지붕)의 수분 관리, 단열 시공 등 3가지 측면에서 시공 과정을 현장검증을 통해 기본에 충실한 주택이 되도록 검사하고 이 기준을 통과한 건축물에 인증을 부여하는 제도이다. 품질인증 기준이 엄격해 현재까지 품질인증을 신청한 건축물 중에서 그 합격률은 75% 정도에 머무르고 있다. 단순히 인증의 여부를 떠나서 목조주택 건축의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면서 기능적으로 우수한 목조주택을 짓도록 독려하며 필요한 경우 협회 차원의 교육과 정보 공유를 통해 품질인증을 받을수 있도록 유도한다. 본 교육에는 협회의 회원사와 비회원사 또는 시공사와 건축주를 구분하지 않고 누구든지 신청이 가능하다.  

▲판교 주택


작은 차이가 모여서 큰 차이를 만든다
스튜가 목조주택의 건축 스타일을 한 문장으로 정리한다면 ‘디테일이 완벽을 만든다’라고 정도로 설명할수 있을 것이다. 앞에서 설명한 5-STAR 목구조 품질인증에서 설명하는 것처럼 철저하게 연구된 시공의 기준을 만족시키면서 결론적으로는 완벽에 가까운 목조주택을 추구한다. 그러한 노력들은 건축주의 눈에 당장 확연하게 드러나는 차이가 아닐지도 모르지만, 누군가의 표현처럼 ‘살다보면 알게 되는’ 주택의 품질을 통해 그 진가가 드러나게 되는 것이다. 그와 함께 고려하는 것이 있다면 바로 ‘건축주의 생활’이다.
주택에 직접 살아갈 대상이 편안함을 느낄수 없다면 진정한 의미의 주택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기술적인 완벽성과 주택의 디자인적인 부분, 거기에 건축주의 생활까지 모두 고려한 주택을 짓는 것은 말처럼 결코 쉬운 작업은 아니다. 거주하는 이에게 꼭 맞으면서 기술적 부분도 고려해 지어지는 주택. 그것을 위해 지금도 부단하게 연구하고 있다. 

▲포천 주택

 
목재는 여전히 어렵다
지난 20여년간 목재를 다루고 집을 지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재는 여전히 참 상대하기에 어려운 존재라고 생각한다. 많은 분들이 익히 알고 있는 것처럼 목재는 인간에게 한없이 유익한 소재인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일련의 장점들을 제대로 구현된 주택을 짓고자 하면 정말 여러가지 조건을 만족시켜야만 한다. 어쩌면 알면 알수록 어려워지는 목재의 매력에 푹 빠졌기 때문에 지난 세월들을 계속 함께 할수 있었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또한 단독주택의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에 있으면서, 자연스럽게 목조주택도 각광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목조건축의 수준도 그에 따라 점점 높아지는 것을 보면서 업계에 있는 사람으로서 굉장한 뿌듯함을 느낀다. 그러나 지금과 같이 많은 관심을 받는 때가 어떤 면에서는 위기가 될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소비자들의 기대치는 높아짐과 함께 기술적인 부분에서의 연구와 발전없이 현재에 안주한다면, 그로인해 이전에는 간과했던 문제들이 표면으로 떠오르게 돼 관심을 받았던 시간보다 짧은 순간에 외면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소비자들의 요구와 기대를 충족하도록 목조주택을 연구하는 기조가 이어진다면 지금은 그 어느때보다 좋은 기회다. 목조주택을 짓고 연구하고 있는 개인적인 입장에서는 기대감보다는 책임감이 더 앞서는 것 같다.  

 

▲한국목조건축협회 활동

스튜가, 그리고 한국목조건축협회에서의 목표
우리나라의 단열기준은 짧은 시간에 가파르게 높아져서 2017년에는 패시브하우스 수준의 단열기준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고돼 있다. 이에 따라 목조주택이 본격적으로 공급되던 1990년대 중반부터 최근까지는 따뜻한 집이었지만 앞으로는 단열기준과 기밀을 보강해야 한다.
스튜가는 다양한 주택의 연구와 더불어 경제적인 저에너지 목조주택의 모델을 여러가지 방법을 통해 실험하고 있다. 어쩌면 목조주택을 구현할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형태의 주택을 찾는 계기가 않을까 한다. 이 연구의 성과를 통해 목조주택 건축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것을 기대해본다.      
협회 차원에서는 지금의 5-STAR 목구조 품질인증을 시행함에 있어서 보완해야할 사항들을 개선해 정착시키고, 경제적이고 기능적인 저에너지하우스 기술은 물론 회원사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들을 공유함으로써 우리나라 목조주택의 발전적인 방향을 함께 모색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회사프로필>
회사명: (주)스튜가목조건축연구소
대표자: 김갑봉
분 야: 목조건축 연구 및 시공
주 소: 서울특별시 마포구 상암동 2-294 신풍빌딩 2층
문 의: 02-584-1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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