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수입이 자유화 되면 몇 배나 비싼 우리의 쌀을 사먹을 이유가 없다. 마치 우리의 산림에서 자란 나무를 우리 스스로 외면하는 것과 같은 이유일 것이다. 쌀 수입이 자유화되기까지 수년이 걸릴 터인데 쌀농사를 짓는 분들에게는 그래도 일말의 선택시간이라도 있다. 그러나 우리의 임업은 포기하고 싶어도 쉽게 할 수 없는 특성을 갖고 있다. 

농업에 비할 바가 아니다.

임업의 현실은 어떠한가? 산에 나무를 심으면 최소 30년 이상을 돌보아야 경제성 있는 산림이 된다. 육림의 정도에 따라서 임목축적량과 품질에서 오는 차이는 수배 이상 차이가 날 수 있다. 동일한 산림면적에서 조림하고 방치한 산림과 잘 관리 육성된 산림에서 목재생산의 가치는 상상을 초월하게 된다. 이 차이가 시장에서 수용되지 않고 소비자도 인지하지 못한다면 전 세계 어느 나라도 육림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정확성이 결여될 소지는 있으나 여기에 대한 자료가 미비한 관계로 가정을 도입 최대한 접근해 우리 산림의 육림 가치를 계산해 보자.

30년 된 임지 10평방미터를 예를 들자. 육림하지 않은 경우 직경 18cm, 수고 12m에 해당하는 낙엽송 20그루가 있다고 가정하자. 육림 된 경우 직경36cm, 수고15m에 해당하는 2그루 낙엽송이 있다고 가정하여 그 가치를 계산해 보자. 전자의 경우 한그루 당 0.117입방미터로 총 1.17입방미터에 해당한다. 후자는 한 그루당 0.536입방미터로 총 1.072입방미터에 해당한다. 

 전자는 옹이도 많고 직경도 작아 3등급 이하에 해당하고 후자는 1등급에 해당한다. 이때의 가격차이는 전자는 재당 200원 이하, 후자는 재당 500원 이상 벌채후 출하될 것으로 보고 계산하면 전자는 70,200원, 후자는 160,800원이 된다. 

총 재적 차이는 전자가 0.9배 적으나 용재가치의 반대로 2.3배 차이가 난다. 이것이 조림을 하고 가꾸어야만 하는 이유다. 30년의 예를 들었지만 40년의 예를 들면 더욱 차이는 커진다. 꼼꼼히 따지자면 육림비와 간벌수확에서 얻어진 용재의 가치를 서로 계산해야 하고, 조재부위마다의 품질과 가격차이도 논외로 하였다.

정부가 농업보다 더 많은 관심과 배려를 해야 하는 이유는 임업인은 적어도 30년 이상 산을 가꾸어야 하고 가꾸어진 산림만이 부가가치가 있기 때문에 그러하다. 그것도 병, 충해, 산불을 견디어 내고서 말이다.

근 20년간 환경론자의 입김에 밀려 실효성 있는 간벌정책이 시행되지 못한 우리의 임업을 이제라도 다시 세워서 백년 뒤에라도 한국산 목재로 우리의 집을 지을 수 있기를 바란다.

바다에서 물고기를 잡을 수 없고, 대지에서 곡식을 키울 수 없고, 산에서 베어 쓸 나무가 없다면 어찌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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