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아파트 분양가 자율화 조치가 내려지면서 평당 1,500만원 넘는 아파트가 앞 다퉈 지어지고 있다. 도곡동 타워펠리스 분양가는 평당 2,400만원이나 된다. 42평이면 10억원인 셈이다. 분양가 자율화 이후 불과 4년 만에 서울지역 분양가가 평균 81%, 강남지역이 131%나 올랐다.

분양가 상승은 땅값이 오른 측면도 있지만 건설사가 고급건축자재와 편리한 시설 등을 내세워 분양가 상승을 유도하고 있고 어떤 면에서 폭리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치솟는 높은 분양가의 폐해를 인정하고 분양가를 낮추도록 권고하고 있다.

고급건축재의 사용에는 반드시 목자재가 들어가기 마련이고 납품을 하는 목자재생산회사는 더 많은 이익이 발생하는 방향으로 가야 하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오히려 마진이 점점 줄어드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진다. 

특히 마루판의 경우 처음 생산당시 아파트 특판시장에서 평당 10만원이 넘는 가격을 받았으나 지금은 7만원  이하까지 납품되고 있다. 분양가가 자율화된 이후 분양가 상승에 맞추어 더 받아야 하는데 정반대의 결과를 낳고 있다. 

그 이유는 건설업자의 책략과 생산회사의 대응전략에서 찾을 수 있다. 이 결과는 모든 마루생산회사의 경영부실을 초래한다. 성장 5년 만에 5,000억 시장규모에 육박해 유래 없는 성장을 해온 마루산업의 작금의 현실 앞에 목재산업 미래의 한 장을 보는 섬짓한 느낌이다.

건설사는 마루생산회사에게 입찰정보를 흘리면서 입찰경쟁을 유도하고 품질을 지키려는 노력보다는 원가이하의 입찰가격이라도 우선 따고 보자는 심리가 강하다. 또한 그렇게 입찰한 경우 무늬목 수종 속이기, 무늬목 두께 줄이기, 대판품질 낮추기 등을 통해 저질의 품질로 마진을 확보하는 행위를 공공연한 비밀로 행하고 있다. 

물론 과거와 다르게 원자재가격인하, 생산성향상, 노동력절감 등의 가격인하요인이 있긴 하지만 품질저하를 유발하는 저가입찰경쟁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기업은 여러 식구의 생사가 걸린 삶의 터전이다. 자멸에 가까운 한 산업의 현실을 보면서 기업의 생존과 발전에는 반드시 품질향상을 통해서 상호공생할 수 있는 적극적 협력과 정보교환이 필수라는 것을 다시 느끼게 한다. 품질개선과 고가품목개발을 당연시 했더라면 달라졌을 것이다.

고가, 고품질에는 다가서지도 못하고 접어야 하는 맹목적 경쟁을 타파하는 노력이 어느 시기보다 요구된다. 마루재뿐만 아니라 가구, 내장자재 등에서도 마찬가지의 결과를 흔히 보게 된다. 현시점에서 여러 가지 타계방안을 모색할 수 있으나 협회결성을 통해 대화해서 건전하고 지속적인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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