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학교 특임교수 윤영균


한번 감염되면 100% 고사하는 소나무재선충병이 최근 들어 충청·강원 등 중부지방까지 북상하여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산림청에서도 지난해 10월부터 금년 4월말까지 ‘전국 소나무류 이동 특별 단속’을 실시하고, 연일 산림청 간부들이 현장을 찾아 방제 작업자들을 격려하면서 주민들이 피해목을 땔감으로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를 당부하는 등 소나무재선충병 확산 저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소나무재선충병은 1988년 부산 금정산에서 처음 발견되었다. 당시 최초 발견된 피해목은 103 그루에 불과하였으나 2013년에는 연간 213만 그루가 피해를 입었다. 다행히 산림청을 중심으로 지자체, 지방산림청, 산림조합 등이 협력하여 현장에서 방제 작업에 총력을 기울인 결과 2015년 피해목은 105만 그루로 줄었다. 이에 산림청은 2017년까지 완전방제를 목표로 피해목을 관리 가능한 수준인 년 간 10만 그루 이하로 줄여 나갈 계획이다. 또한 임업진흥원에서도 지난 3월 초 전문 예찰과 모니터링을 전담하는 조직을 설치했고 국립산림과학원에서는 작년부터 재선충병 방제기술지원단을 구성하여 피해확산 저지와 핵심지역 보존을 위한 방제 전략과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 하나 더하여 피해고사목 활용 방안도 다양하게 강구되어야 한다. 
2015년 국내 원목이용량은 821만㎥이고 이중 국내 공급은 429만㎥로써 52.3%에 불과한 실정이다. 아직도 이용되지 못하고 있는 벌채부산물이 연간 약 157만㎥에 달할 뿐만 아니라 재선충병에 감염되어 벌채, 훈증 처리된 후 현장에 비닐로 쌓여 있는 고사목이 수십만 그루에 달한다. 
현재 이들 피해고사목은 분쇄기로 잘게 부수어 연료용 목재펠릿으로 활용되고, 산림청 바이오사업단에서 개발한 사례와 같이 피해목을 열처리 한 후 질소 등을 추가하여 목질계 유기질 토양개량제로도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이 방법은 열처리 과정을 거쳐 살충효과도 있어 솔수염하늘소와 같은 매개충의 재산란 우려도 없다. 또한 숲가꾸기 산물이 축산 사료로 변신하듯 재선충 피해목을 높은 온도와 압력에서 찐 뒤 기계로 으깨는 공정을 적용하면 사료로도 가능하다.
이와 함께 재선충을 옮기는 솔수염하늘소 유충은 주로 수피 밑이나 형성층 부위에서 월동하므로 감염목이라 할지라도 침수 처리, 열 처리, 훈증 처리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서 현장해서 제재하여 가공하면 충분히 바이오매스나 용재로도 사용이 가능하다. 이제 재선충병 방제는 철저한 현장작업과 함께 발생지 주변지역을 수종갱신 조림사업 차원에서 과감하게 벌채한다면 방제의 품질을 높일 수 있고 미래를 위한 산림자원 조성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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