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피앤케이코리아 정연집 박사

‘춘래불사춘’이라는 말이 있다. 봄이 왔으나 봄같지 않다는 날씨, 작금의 시장상황을 일컫는 말 같다. 바닥을 쳤다고 믿었는데 또 다시 바닥으로 내려가는 느낌이니 불안한 맘들이 오죽하겠는가! 건축경기와 부동산 경기하락은 실내 내장재인 목재 및 목재가공품의 수요 감소로 이어져 업계 전체가 어려움을 수반한다. 물론 음지가 있으면 양지가 있게 마련이니 이 와중에도 승승장구하는 기업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밖에서 만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려움을 호소한다. 제조업체는 이미 물량 감소를 체감하고 있다. 게다가 가격경쟁은 점점 더 심해져서 적정 이윤은 고사하고 생존에 필수적인 비용을 확보하는데도 어렵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장기적 안목의 신제품 개발은 엄두도 못내고 있고 하루하루 버티기도 어렵다고 하소연 하고 있다. 이런 어려움이 어디 우리 업계뿐 이냐고 하는 반론도 있겠지만 지금 남의 사정에 연연할 때가 아니지 않은가!
얼마전 중국 상해에서 개최된 ‘상해 국제 바닥 장식재 박람회’를 다녀왔다. 목질 바닥재에 비해 LVT를 위시한 PVC 바닥재가 더 활성화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동안 목질 바닥재에서 그렇게 민감하게 서로를 공격하던 내수성과 포름알데히드 방산 기준은 부메랑으로 되돌아 오는 느낌이다. 굳이 확대 해석할 필요가 없는 것들을 과잉경쟁 속으로 밀어 넣고 이전투구하여 얻은 게 과연 무엇인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인쇄 기술의 발달은 문양지의 섬세함이 비닐문양지로 대체될 수 있고, 클릭 조인트의 기술은 바탕재를 목질 재료에서 비닐이나 WPC로 대체될 수 있다는 사실에서 우리는 위기를 절감하고 있다. E1이냐, E0 또는 Super E0냐 하는 논쟁은 포름알데히드 프리라는 비닐에 밀리고 습기에 약하냐 아니면 덜 약하냐 하는 내수성은 방수성을 내세우는 비닐과 WPC에 대적할 대상이 되지 못한다. 이젠 목질 바닥재가 친환경성, 방수성, 실내공기질 면에서는 완전히 그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물론 목재는 천연재료라는 친미성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있지만 바닥재 특성상 기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가격이라는 선택적 요인을 고려한다면 이젠 더이상 녹록하지 않은 경쟁을 해야 한다는 현실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누가 그랬는가 위기가 기회라고! 이젠 좀 더 멀리 봐야 할 것 같다. 목재 및 목질 바닥재가 친환경이며, 실내공기질에서 우위가 있고 천연재료로써의 심미적 안정성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특성이라는 사실을 강조하는 것으로 안주해서는 안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목재의 한계를 정확히 전달하는 용기도 필요하다. 그런 한계점에도 불구하고 목재 및 목질 재료가 우수한 천연재료라고 강조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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