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_View목재에 대한 친근감을 넘어서 목재에 대한 과학을 이해하고 목재와의 타협을 통하여 기술을 개발해야만 제대로 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제재산업은 목재산업의 원재료를 공급하는 기초산업이다. 저가의 뉴질랜드산 라디아타 소나무가 본격적으로 도입되면서 국내 제재소는 활기를 띄었고 역시 전국 방방곳곳에 영세한 제재소가 난립하였다.

그러나 그 제재소에서 생산되는 목제품의 대부분은 건축물속에 숨어 보이지도 않는 frame이나 가설재 또는 저가의 포장재가 대부분이었다. 그나마 수년전 불었던 목조주택의 열기도 제재업과는 다른 세상 이야기였다. 미국이나 캐나다에서 모든 부재가 직수입되니 톱을 댈 이유가 없는 것이다. 적절히 건조되고 가공되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고부가가치의 내장재 생산은 생각할 수도 없었던 것이다.

합판을 대체할 수 있는 MDF나 PB의 출현도 목마른 우리에게는 샘물과 같았다. 엄청난 자금이 투입되어 외국에서 생산설비를 turn-key로 도입하고 신나게 생산하였다. 그나마 가구의 일부를 구성하고 있던 원목(solid wood) 마저도 MDF나 PB로 완전 대체되었고 이제 원목가구란 무늬목 가구를 의미하는 수준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결국 싸구려 가구는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제품에 밀리고 고급가구는 유럽산이 독점하는 아수라장이 되고 말았다. 원목을 이용하는 고급가구를 생산하려면 고비중 활엽수 귀중재의 건조로부터 절삭가공 및 접착과 도장, 그리고 품위 있는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고도의 기술과 경험이 요구되며,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다.

목재산업 전반에 걸쳐 문제점을 이야기 하려면 며칠 밤을 새워야 할 것이다. 업체 난립과 기술력 부족, 산학연의 협력부족, 정부의 무관심 등등 위기의 원인을 성토하자면 끝이 없고 모두 짐작하는 사항들이다. 문제는 지금부터이다. 과연 우리는 어떻게 해야만 생존할 수 있을 것인 가에 대하여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

여러 가지 대책이 있을 수 있으나 필자의 연륜으로는 정확히 단언할 수는 없고 다만 한 가지 이제는 더 이상 목재를 싸구려 재료로 인식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노동집약적인 산업은 높은 인건비로 물 건너 갔고, 자본집약적인 산업은 이제 더 이상 대규모 자본을 투입할 기업과 item이 없으니 이 역시 남의 집 일이다. 결국 제품 하나를 생산하더라도 부가가치가 높은 기술집약적 산업으로 매진하는 것이 유일한 선택이다. 세계 최고의 목제품을 생산하고, 그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개발하여 제품과 기술을 함께 팔 수 있어야만 생존할 수 있다.

남들이 해왔고 지금도 하고 있는 분야에서는 백전백패가 자명하다. 지금이야말로 기술개발과 축적이 절실한 시기이다. 새로운 제품과 기술에 도전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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