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판산업야사 <6>

Image_View말레이시아의 사바 나무와 인도네시아 나무의 가격이 높아지고 생산량도 고갈되면서, 상대적으로 말레이시아 사라왁 나무가 생산이 시작됨과 동시에 값도 싸게 느껴질 때이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 처음 생산이 시작된 사라왁 나무의 평균재적은 3~3.5㎥으로 기존의 말레이시아 사바 나무, 인도네시아 나무의 평균재적인 4.5~5.5㎥ 보다는 싸게 마련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工場측에서 발생했다.
갑자기 평균재적이 작은 나무를 투입하면, 생산 부진의 원인이 될 것이며 공장측의 원망을 듣기가 쉽상이다. 그런 나무를 사다 주었으니 생산이 떨어지는 것을 당연시 여기고 생산증진의 노력은 하지 않을 것이었다. 더욱이 "이런 나무를 사다 준 사람이 누구냐"고 문책하라며 사장에게 보고라도 할 판이었다.

대성목재, 사라왁 원목 사용 시도하다
여기서 백영배 이사의 훌륭한 기지가 돋보인다.
당시 생산부장에 육사중퇴 출신인 최부장(작고)이라는 분이 있었는데, 술을 엄청 좋아하는 분이셨다.
백영배 이사는 최부장을 불렀다.

"지금 사바 원목과 인도네시아 원목이 질은 좋지만 가격이 높아 회사 수익이 나질 않으니, 사라왁 나무를 쓰는게 어떻겠느냐"고 의중을 떠보면서,"사라왁에 같이 가서 나무를 보고 오자"고 제의했다.

사라왁을 가기 위해 홍콩에 들린 백영배 이사는 최부장을 술독에 빠뜨렸다. 워낙 술을 좋아하는 분이라 해외에서의 술, 그것도 홍콩에서의 술맛은 그 기분이 보통이 아니었다.
더구나 윗사람에게서 접대를 받는 꼴이다.

다음날 사라왁에 도착한 최부장은 원목의 품질여하를 떠나서 OK라고 대답했던 것이다.
사실 사라왁 나무는 한국에 있는 합판회사로서는 군산에 있는 청구목재가 처음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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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구목재는 사라왁 나무를 구입하기 전에도, 사바 타와우에 김성윤씨(연세상대출신)가 청구목재 주재원으로 있을 때부터 사바에 있는 스몰 홀더(small holder)들에게서 나무를 구입했는데, 대부분 평균경이 가늘고 평균재적도 적었다. 평균재적이 3~4㎥ 였는데, 청구목재 공장에서는 그만하면 불만 없이 잘 쓰는 편이었다.

당시 동명목재, 대성목재, 성창기업 등은 합생(Hapseng)이니 야야산 사바(yayasan sabah)니 하는 큰 shipper들로부터 대량으로 좋은 나무를(평균재적이 4~6㎥) 구입할 때 이어서, 평균재적이 적은 나무를 구입해서 들여보내면 공장에서 불만이 대단할 때이었다.
시절이 이럴 때인데 대성목재에 사라왁(Sarawak) 나무가 들어갔으니 공장에서 난리가 난 것은 불문가지의 일이다. 생산량이 뚝 떨어지고, 수율이 떨어지고,불량율이 늘고…

당시 홍상무가 생산상무였는데, 자기 수하에 있는 생산부장이 직접 사라왁에서 나무를 보고 사온 것이라,어디에다 하소연도 못하고 쩔쩔매던 것이 기억난다.
그러나 공장이란 사람의 입맛과 같다고나 할까?
쌀밥을 먹다가 갑자기 보리밥을 먹으면 입이 껄끄러워 잘 못 먹지만, 계속 보리밥을 주면 그것에 익숙해지는 것과 같다.
이로 인해 그 후 평균재적이 적은 것을 쓰는데 숙달되는 계기가 됐으니 회사전체로 보면 원가절감을 하는데 도움이 됐던 것이다.

중국의 "고비"가 한국서는 "고수"
청구목재 주재원 김성윤씨의 후임으로 유찬혁씨(서울고 졸)가 타와우 주재원으로 나왔다. 어느 회사의 주재원이건 신임주재원이 나오면 타와우에 나와 있는 모든 회사의 주재원들이 모여 환영파티를 해 주는 것이 관례였다.

한국 사람들이 잘 가는 중국음식점(오리엔탈 호텔1층)에 모였다. 말레이지아에는 중국의 혹겐, 하이난 등에서 이민 온 1.5세대, 2세대들이 많이 살고 있었는지라, 남방식 중국음식에는 향료채소인 "고비"를 많이 사용한다.

처음 먹어보는 사람들한테는 꼭 빈대 냄새가 나는 것 같다고해서 "빈대풀"이라고도 했는데, 생선요리(steam fish)를 내 올때 주로 그 생선 위에 많이 얹어서 나온다. 그 외에도 중국음식에는 거의 이것을 넣지만, 필자도 처음 왔을 때 당해 본 경험이 있어서,

-필자가 처음 주재원으로 나왔을 때 전임 주재원 이상언씨가 환영파티하는 자리에서 생선 위에 있는 그"고비"를 정력에 좋으니 먹어 보라고 권하길래 한 젓가락 집어서 입에 넣었더니 그 향이 너무 짙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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