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와건축사사무소 최삼영 대표

최근 나와 종씨인 최씨 한 분이 모든 언론을 장악하고 있다. 뉴스를 무심결에 스칠 때 세상 떠난 최진실씨가 왜 또 구설수인가 했다. 평소 국가적 혼돈이 나의 개인적 생활에 그다지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지는 않았는데 왠지 이번 일은 쉽게 평상심을 회복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온 나라가 불안에 빠진 것 같이 섣부른 걱정들이 맴돌아 일상생활마저 방해받을 정도다.
혹 내일 지구에 종말이 온다면 ‘나는 뭘 해야 하나’하는 공허한 생각에 우울함 마저 생겨 망상까지 불러온다.
철학자 스피노자는 내일 지구에 종말이 온다고 하면 한 그루 사과나무를 심는다고 했다. 그는 왜 수많은 일 중 하필 사과나무 한 그루 심는다고 이야기했을까. 아마도 남들에게는 하찮아 보일지라도 그것이 밑거름돼 상상할 수 없는 기적 같은 구원의 성과를 이룰지도 모른다는 기대가 그에게는 희망이 아니었을까 싶다.
이러한 사과나무 한그루의 희망을 한눈에 보여주는 애니메이션이 있다.
애니메이션작가 프리데릭 벡은 단색연필로 장 지오노의 동명 소설 원작 ‘나무를 심는 사람’을 애니메이션으로 탄생시켰다. 소설 속 주인공 ‘엘제아르 부피에’는 사람은 실존 인물로서 황량한 땅에 나무를 심으면서 절망적이었던 그의 삶을 꿈과 희망의 인생으로 전환시키는 일을 실천한 인물이다. 작가 프리데릭백은 엘제아르 부피에의 삶을 그의 손끝으로 그려내가며, 위대한 혼과 고결한 인격을 지닌 한 인간의 끈질긴 노력과 열정으로 한 톨의 도토리가 땅속에서 자라 숲이 되는 기적을 만들어가는 모습을 세상 어떤 감동의 다큐멘터리보다 사실적이며 극적인 모습으로 그려냈다.
땅의 보호, 바람의 교훈, 태양의 은혜로 나무는 자라서 숲이 되고, 황무지를 옥토로 변화시키는 기적이 일어나면서 숲은 사람들에게는 휴식과 보호와 쉼터를 제공해줬고, 더 나아가 자신을 자르고 쪼개서 집이 되고 의자가 되고 끝내 온기를 나눠주고 재가 되는 희생적 생애를 보여주면서 사람에게 교훈을 남겼다.
말 없는 나무의 삶도 하나부터 열까지 이로운데 악악거리며 삶을 소모해 나가는 나의 역할은 과연 무엇일까 하는 고민과 함께 우리는 제각각의 삶의 의미를 어떻게 채워 나가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온갖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있고 어떤 보상도 바라지 않고 뚜렷한 흔적을 남긴 ‘나무를 심은 사람’을 보며 각자의 역할을 나무처럼, 프리데릭 벡처럼 묵묵하게 해내주는 사회는 어찌 건강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말없이 살다간 이들을 통해 반성과 성찰의 기회를 가져보며 이 땅의 많은 지도자의 인생 또한 이러하길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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