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목의 무늬는 시간과 개성을 품고 있다. 그 자연스러운, 완벽하게 재단되지 않은 각각의 패턴들은 마치 다양한 인간의 개성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따뜻한 마음을 가진 두명의 남자들은 생각했다. 조금은 건조할 수 있는 사무실 책상 위에 인공적인 재료 말고 ‘나무’를 놓는 것은 어떨까. 오늘도 그 연구를 멈추지 않는 그들의 연구실을 찾았다. 

IT+Wood+Lab
우리가 일하는 책상 위에 놓여있는 것들은 무엇일까. 모니터와 키보드, 전화기와 서류함, 텀블러와 액자 몇 개, 대부분 플라스틱 재료로 만들어진 것들이다. 물론 액자에 담긴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습과 모니터 배경화면의 멋진 풍경들이 있지만, 그마저도 인공적인 재료 위에 담겨 있는 것들이다. 전재영 대표는 말한다. “IT업계에 오랫동안 몸담아 오면서 우리가 일하는 책상의 풍경이 다소 삭막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책상위에 따뜻한 나무의 기운을 불어 넣고 싶었습니다”. 아이우드랩은 그렇게 탄생됐다. ‘인포메이션 테크놀로지(IT)’에 ‘나무(Wood)’를 결합시키는 작업을 시도(Lab)하기 위해서.

두 남자가 걸어온 길
전재영 대표는 오래 동안 IT업계에서 일했다. 그랬던 그가 ‘목공’을 처음 접한 것은 친한 동료 때문이었다. 취미로 목공교육을 받고 있던 동료의 모습에 흥미를 느껴서 같이 배우기 시작한 것이다. 처음엔 그저 새로운 활력소 정도로 여겼는데, 나중엔 1년 정도 공방을 운영할 정도로 깊이 빠지게 됐다. 전 대표가 처음 교육을 받았던 곳은 ‘유니크마이스터’라는 교육전문 공방이었는데, 그곳에서 현재 아이우드랩 제품의 모든 제작을 맡고 있는 이준의 실장을 그곳에서 만나게 된다. 이준의 실장도 제법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원래 호텔 요리사로 일하고 있던 그가 목공의 세계를 처음 접했던 것은 이사를 간 직후였다.
주문 가구가 필요해서 직접 찾아간 공방에서 교육을 좀 받다보니, 직접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직접 가구를 만들면서 말 그대로 이 작업에 확 꽂히게 된 그는 후에 유니크마이스터 1기 졸업생이 된다. 5년 전쯤 근무하던 호텔에 명예퇴직 바람이 불면서, 그는 결국 퇴직을 선택하고 유니크마이스터에 강사로 재취업을 하게 됐다. 3년 정도 강사로 일한 후 2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현재 일하고 있는 공방을 운영 중이다.

    

동행하며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서다
같은 교육공방 선후배 사이였던 이 두 사람이 어떻게 같이 일을 시작할 수 있었을까. 전 대표에게 이 실장에 대해서 물었다. “보시다시피, 사람이 일단 좋잖아요. 그리고 제품의 질이 확실하니까”.
긴 설명이 필요 없는 눈치다. ‘좋은 사람이고 실력이 있다’라고 하면 누구나 손을 잡고 싶을 것이다. 전 대표는 이 실장의 목공기술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 가구를 잘 만들기 때문에 소품은 더 잘 만들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들이 주목하고 집중했던 것은 키보드 원목 손목 받침대, 즉 ‘팜레스트’였다. 직장인들이 책상 중간에 놓고 하루 종일 가장 많이 터치하는 키보드, 바로 그 당연한 일상의 한 부분을 주목한 것이다.
그 손목 아래 나무를 두어 편안함과 온기를 전하자.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보자는 마음으로, 그들이 처음 두드린 문은 미국시장이었다. 핸드메이드 제품만 취급하는 거대한 플랫폼 etsy.com을 통해서 먼저 판매를 시작했다. 이곳에서 먼저 이 제품의 시장 가능성을 살펴 본 후에 국내시장을 노리기로 한 것이다. 제품이 팔리기 시작하고, 사용자들의 반응은 대부분 좋았다.

 

시행착오 끝에 얻어진 노하우
처음에는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등의 거치대도 만들었지만, 시장반응이 썩 좋지 않았다고 한다. 그들은 긴 고민 끝에 팜레스트에 더 집중했다. 현재는 키보드 동호회를 중심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팜레스트가 주력제품이 됐다.
원목 소품으로는 드물게 1년 무료 A/S를 실시하면서, 최근 1년 동안 계속해서 기술력을 업그레이드 했다. 일반 가구와는 달리 일과시간 내내 손목과 맞닿아 있다 보니, 체온과 땀 등 다양한 원인들로 인해 나무가 뒤틀리거나 도장이 벗겨지는 부분을 극복해야만 했다. 국내 판매 후에 듣게 된 이러한 다양한 요구사항들을 개선하면서 점점 노하우는 쌓여갔다. 보통 주문이 들어오면 적어도 2주정도의 제작 과정이 필요하다.
여러 번 목재에 칠한 도료를 건조하면서 뒤틀리는지 확인하고 난 후에, 3~4번 정도 마감처리를 한다. 주로 특수목, 특히 흑단으로 제작하다보니 일반 마감재는 좋지 않아서, 고민 끝에 기업제품이 아닌 개인이 만든 고가의 특수 마감재를 쓴다. 특수목은 수입 규제가 있어서, 고객들이 선호하는 질 좋은 흑단을 찾기 위해 발품을 많이 팔아야 한다. 특히 제품의 특성상 흠집이 하나도 없는 나무를 켜내야 하기에, 이 실장은 인천과 경기도 일대의 특수목 회사들을 다 뒤지며 겨우 재료를 구한다고 한다. 이런 노력이 있기에, 중국 저가 제품들과는 비교 할 수 없는 제품의 질을 보여준다 하겠다.

 
 확실한 분업, 효과적인 협업
아무리 좋은 제품도 팔리지 않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그래서 그들은 확실한 분업을 선택했다. 그래서 전 대표는 마케팅 전반을 담당하고, 이 실장은 제작을 한다. 보통 공방에서 동업을 하며 같이 제작할 경우, 서로의 영역이 겹치면서 문제가 많이 생긴다고 한다.
창업을 했던 친구들이 제작기술이나 마케팅 방식 등에 이견이 생기면서 서로 갈라서게 되는 것이다. 서로의 믿음 위에 서로의 영역을 존중하는 마음을 더했기 때문에, 그들의 고민과 연구는 계속될 수 있는 것이다. 그들은 현재 커스텀 메이드 제품에 한정돼 있는 시장을 더 확장해보고자 한다. 좀 더 기성화된 제품을 만들어서 중간 정도의 마켓을 개척하려 하는 것이다. 표준화된 사이즈를 만들 수 있다면 수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에는 기존 제품 외에 ‘스탠딩 데스크’를 포함한 다양한 사무 관련 아이템을 연구 중이다.

나무공학연구소(iwoodlab)

대  표  자: 전재영
제  작  자: 이준의
품        목: 원목 소재 소품
창  립  일: 2016년 1월 4일
주        소: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벌말로 40번길 4-1 B1 CUBO
홈페이지: http://storefarm.naver.com/iwoodl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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