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장판, 여름이면 끈적거리며 피부에 달라붙고, 의자에 달린 바퀴가 수없이 밀어붙이는 곳이면 늘어나다 못해 붕 떠 있는 못난 모습을 쉬이 발견할 수 있는 장판은 내가 아주 어렸을 적, 기억도 나지 않는시절부터 성인이 됐을 무렵까지 나에게, 우리 가족에게 매우 친숙한 바닥재였다.
보일러를 틀면 금세 뜨끈한 열기가 바닥을 데우는 장판은 한국의 온돌문화와 더불어 적당히 보기 좋은 외관과 값싼 가격으로 서민들에게 매우 친숙한 존재다. 80년대 때만 해도 어느 집을 가든 바닥재 십중팔구 PVC로 만든 장판이었으며 원목마루는 드라마 속 부잣집에서나 볼 수 있는그런 존재였다.
그러나 일반 유선전화에서 폴더식 핸드폰으로, 터치폰에서 스마트폰을 거치며 인류의 기술 눈부신 발전을 이루는 세월동안 뭣하나 발전하지 않은 게 있기나 싶으면서도 바닥재의 종류 발전, 유행에대해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놀랍게도 여전히, 장판은 우리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바닥재 중 하나다. 다세대주택 혹은 건설된 지 족히 3,40년은 넘은 아파트, 고시촌 등지에서 우리는 장판과 마주할 확률이 매우 높다.
물론 그만큼 새로 지어진 아파트, 오피스텔, 단독주택에는 원목마루, 강화마루 등이 즐비하지만 말이다. 목질바닥재가 걸어온 길을 뒤돌아보면 상처 나기 쉽고 관리가 어려웠던 시대를 지나 점점 단점을 개선해나가며 내구성을 챙기고, 겨울이면 뜨뜻한 구들장에 앉아 몸을 지지 했던 기억을 더하고 웰빙과 더불어 건강까지 생각하는 다양한 마루들의 출현은 실로 반가운 일이 아닐수 없다.
또한 5,000만 국민의 취향만큼이나 풍부해진 디자인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빈티지한 멋을 살린 고재, 바다와 하늘을 담은새파란 색의 마루, 단순하게 일직선으로뻗은 디자인 대신 사각형으로, 헤링본으로 적용된 여러 가지 패턴들 또한 지극히 예술적이며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치열한 시장 경쟁에서 태어났으리라, 최근 마루 시장에 등장한 제품 중 가장 놀란 제
품은 시대 흐름을 빠르게 반영한 커스터마이징 마루다. 개인의 취향과 개성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싶은 신세대들의 욕망을 정확하게 캐치한 제품이 아닐 수 없다. 다만 아쉬운 것 그 중 꽤 많은 이들이 쉽게 마루 구매를 결정할 만큼 자금적으로 여유있는 연령층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어찌됐든 스스로 원하는 패턴과 색상같이 디자인을 직접 정하는 마루 위까지 우리는 계속해서 전진해왔다. 앞으로의 길에 또 어떤, 상식을 초월한 어마어마한 마루재가 나올지 꽤나 흥미진진하지 않을 수없다. 앞으로 목질바닥재가 한 단계 더 높은 진화를 위해 걸어 나갈 길과 넘어설 숱한 장애물에 응원과 박수를 보내며 또 어떤 새로운 제품들이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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