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흐를수록 목재 가공 기술은 높은 수준을 요구한다. 그렇기에 국내 목재 회사들은 가공 설비와 직원들의 업무 능력을 높여 고객들이 요청하는 다양한 니즈에 즉시 응대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나가는 중이다. 인천시 서구 북항로에 위치한 가가담 목재 역시 마찬가지다. 국내 목재 가공을 대표하는 회사 중 한 곳인 가가담 목재는 가공하기 어려운 목재들을 섬세하게 가공해 공급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더욱 많은 사람들이 함께 일할 수 있도록 목재 시장을 넓히고 싶다는 이경석 대표를 만나 가가담 목재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1999년에 설립된 가가담 목재는 조경, 철강, 산업재 등을 전문으로 가공하는 회사다. 다품목을 소량 생산하는데, 덕분에 제품의 질이 좋고 만족도도 높다. “고객이 주문하는 것들을 바로 해낼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고 있어요. 주문이 들어오면 제작하는 시스템이죠. 덕분에 리스크는 별로 없는데, 일을 아주 많이 하진 못해요. 시장 흐름에 따라 맞는 방법을 찾아가고 있는 거죠. 워낙 종류가 많다 보니, 소비자가 원하는 바를 잘 읽어야 해요.  ”
회사 이름에는 더할 가(加)와 물 담(澸)의 의미를 담았다. “사업 초기 직원들에게 크고 작은 사고가 계속 이어졌고 저도 기계를 만지다 손을 다쳤어요. 그래서 작명소를 찾아갔는데, 이렇게 지어주더라고요. 이름 덕분인지 지금까지 순탄하게 잘 풀린 느낌입니다. 품목도 다양해지며 사람들이 많이 모여들었고 직원들도 열심히 일해 줬죠.”

그는 제제 가공을 하기 전까지 목재 운송 사업을 했다. “1986년에 원목을 실어 나르는 차의 조수부터 시작했어요. 잡부 역할이었죠. 군대를 제대한 직후였는데, 당시 월급이 4만원이었어요. 1989년에 그 동안의 경험을 살려 차 한 대를 직접 사서 본격적으로 운송업을 시작했죠. 올림픽이 개최되고 신도시가 들어서며 아파트가 끊임없이 지어지던 시기라 목재를 찾는 곳은 너무 많았어요. 일이 넘쳐나니 새끼로 까마득하게 나무를 실어 올려 아슬아슬하게 공사 현장을 오가곤 했죠. 지금은 상상할 수도 없는 풍경이에요. 15년 동안 그렇게 일하다 1999년 인천 남동공단에서 처음으로 목재 가공업을 시작했어요.” 

이런 이력 때문일까. 동종업계에 있는 사람들 중에서 그처럼 오랜 시간 목재에 대한 노하우를 쌓아온 이는 많지 않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이 자리까지 온 그는 사업 초반 노하우도 부족하고 기술력이 없어, 갖고 있던 자본을 다 쏟아 부었다. 운송업을 하며 인천에서 꽤 이름을 알렸던 그는 아마 그쪽으로 갔어야 더 부자가 됐을 것 같다며 웃는다. 운송업을 할 때부터 직접 기계를 제작하곤 했던 그는 아직도 회사에서 쓰이는 기계를 공장장과 직접 제작한다. “기계를 만드는 목재 회사는 우리 회사 뿐이에요. 당연히 시행착오도 많죠. 일을 하다 보면 성공할 확률이 많지 않아요. 열 개를 시도해야 겨우 한 개를 성공하고, 그걸로 나머지 아홉 개의 실패를 만회하는 거죠. 저는 계속 시도하는 편이에요. 이것저것 다 해 보죠. 나무를 어느 정도 건조해야 하는지, 나무에서 어떤 냄새가 나는지 등을 꼼꼼하게 확인했죠. 언젠가는 공장에 큰 솥을 설치하고 다양한 종류의 나무들을 기름에 튀겨도 봤어요. 제가 해볼 수 있는 시도는 거의 다 해 본거죠. 덕분에 각 나무의 특징이나 장단점도 파악하고 특수목도 많이 알게 됐어요.”

인천 남동공단에 오래 있다 2016년 현재 사옥으로 이전한 가가담 목재는 이곳으로 옮겨오면서 약 4,584㎡(1,415평)의 넓은 부지에 제재 시설, 대차, 트윈오토테이블, 오리젠탈 밴드쏘, 갱립쏘, 집성기계, 브러싱 기계, 원형 로꾸로 등 각종 시설을 추가로 배치했다. 현장 건물도 2층으로 설계해 각 층에서 작업을 동시에 진행하며 생산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몰더기, 다축보링기, NC밀링기, 4축 브러싱 기계 등을 가동하며 집성용 대형 프레스 기계도 보유하고 있는데, 길이와 넓이 모두 4m 이상 집성이 가능한 프레스 설비를 갖춰 보다 다양한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최근에는 목재의 길이가 6m인 원목을 상시적으로 길게 켜서 자를 수 있도록 기존의 시설을 업그레이드했다. 그동안 크기가 길고 큰 수입 원목은 한 번에 제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곳이 드물었는데, 가가담 목재의 경우 한번에 작업할 수 있어 시간과 비용을 줄였다.
“기본적으로 산업 현장에 필요한 목재는 다 만들 수 있다고 보면 되요. 보통 결합해서 상품을 만들죠. 예를 들어 목재를 가공하면서 조경 펜스를 한번에 만드는 시스템이죠. 고객 입장에서는 원스톱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좋아해요. 실린더 제작이나 용접도 직접 하니, 비용도 적게 들고 경쟁력도 생겨요.” 

그는 최근 고령화되고 있는 목재 시장에 대한 걱정도 내비친다. “일하시는 분들 중에 60대 이상의 분들이 많아요. 앞으로 세대 교체가 10년 안에 돼야 할 텐데 가능할지 모르겠어요. 다들 오랜 시간 일해 왔기에 노하우가 깊은 기술자들인데 은퇴하고 나면 그것들이 다 사장되는 거니까 안타깝고 걱정되는 부분은 있어요. 작년에도 수많은 제재소가 사라졌어요. 아마 점차 시장이 점점 좁아지면서 더 많이 줄어들겠죠. 살아남으려면 노력을 많이 하고, 설비에 대한 투자도 많이 해야 해요. 시간이 흐를수록 많은 고민을 하게 되네요.” 
장기적으로는 목재 시장을 더욱 넓히는 것이 목표라고 말하는 이경석 대표. 도전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그의 열정이 앞으로도 더욱 빛을 발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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